지난 7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담은 방송 3법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아래 과방위)를 통과했다. 방송 3법은 방송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하지만 법이 상임위를 통과하자 방송계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특히 보도국장 임명 동의제가 KBS와 서울 MBC, 보도전문 채널에만 적용되면서 지역 MBC 노조, SBS 노조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방송 3법 통과를 위해 노력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구을) 의원을 지난 16일 서울 용산역에서 만나 현안과 향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방송 3법 통과했지만, 여전히 다듬어야 할 부분 많아"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훈기 의원실 제공
- 방송 3법이 과방위를 통과했는데, 소회가 궁금합니다.
"방송 3법은 오랜 방송계의 숙원이자 방송 개혁의 핵심 과제였습니다. 이제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만 남았는데, 무난히 통과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 방송 3법이 최종 통과된다면, 방송 개혁의 큰 산을 넘는 셈입니다. 방송계도 환영하고 있고요.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게 방송 3법의 핵심 취지인데,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잡으면 주변 방송까지 안정되어 국민에게도 좋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여야 합의가 안 됐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합의와 협치를 얘기하는데 물론 그게 중요하지만, 지금 국민의힘 수준에서는 쉽지 않아요. 민주당은 13명의 의원이 방송 3법을 발의해 단일안을 만들고 상임위 통과시켰어요. 근데 국민의힘은 단 한 차례도 자체 안을 낸 적이 없어요. 반대를 위한 반대에 몰두했죠. 이런 상황에서 협치와 합의는 불가능해 보여요. 빨리 법을 통과시켜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게 더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은 방송 3법을 민주당의 언론 장악 시도라고 주장해요.
"그 주장은 생각할 가치도 없습니다. 방송 3법에 따라 공영방송 사장을 뽑으면 누가 사장이 될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공정합니다. 그렇게 뽑힌 사장은 정치권이나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공영방송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 국회 추천 이사가 40%인데, 정치적 후견주의를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에 비해 높은 수치 아닌가요?
"방송법을 발의한 민주당 의원 13명 사이에서도 정치권 참여 비율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100% 정치권에서 해야 한다는 의원도 있었고, 저는 3분의 1 정도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는데, 최종 합의는 약 40%였습니다.
합의 과정에서 공청회를 거쳐 의견을 모았고,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 등을 경험하며 '국회만큼 안정적인 주체도 많지 않다'는 인식이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회 추천 비율을 좀 더 낮추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정도면 상당히 진일보한 결과입니다. 앞으로 점차 비율을 더 줄여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방송법 개정이 끝이 아니라고 보세요?
"그럼요. 이번 방송법도 완벽하지 않아 여전히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일부 시민사회에서는 과거 문재인 정부 때 방송법이 통과되지 않은 전례를 들어, 이번에도 추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속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분들도 있었죠. 미흡한 부분은 이후 개정을 통해 충분히 보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보도국장 임명 동의제가 KBS와 서울 MBC에만 적용된 점에 대해 논란이 큽니다. SBS를 비롯한 민영방송이나 지역 방송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 문제 제기를 많이 해요. 저 개인적으로는 보도국장 임명 동의제가 지상파 방송과 종편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이번 방송 3법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중심으로 이뤄졌어요.
그러다 보니 민영 방송이나 지역 지상파는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죠. 그래서 제가 상임위 통과 다음 날 원내 대책회의에서 '민영 방송과 지역 MBC에도 보도 책임자 임명 동의제를 조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 EBS 같은 경우, 현재 방송통신위원장(아래 방통위원장)이 임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시절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에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으로 바뀌었었죠. 그런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다시 방통위원장이 임명하도록 되돌렸는데, 왜 이렇게 했나요?
"원래 EBS 사장은 방통위원장이 임명했습니다. 제가 발의한 안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안이었지만, 다른 의원들은 기존대로 방통위원장이 임명하는 방안을 발의했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여러 사항을 한꺼번에 바꾸면 개정이 늦어지므로 기존 방식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있어 조정됐습니다. 이 부분도 추가 입법이 필요합니다."
- 사장 국민 추천제도 의미가 크다고 보시나요?
"국민 추천제는 국민이 직접 공영방송 사장 선출 과정에 참여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100명 이상의 국민이 참여해 사장 후보를 검증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2배수 이상의 후보를 추천하면, 이후 이사회가 5분의 3 특별다수제로 사장을 선출하게 됩니다.
만약 2주 이내에 특별다수로 결정을 못 하면 다수 득표자 간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사장을 선출하게 됩니다. 2중, 3중의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사장이 선출되는 셈이죠. 이 과정에서 여론조사 기관이 연령, 지역 등을 고려해 무작위로 국민을 선정하므로, 정치권이나 자본의 눈치를 볼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정치적 편향성 드러낸 이진숙, 국무회의 참석 부적절"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훈기 의원실 제공
- 이진숙 방통위원장 국무회의 참석 배제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방통위원장은 그 어떤 공직보다 방송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지켜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도 이진숙 위원장은 정치적 발언을 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정치적 의도를 드러냈어요. 이는 매우 부적절하며 용납될 수 없습니다. 또한 방통위원장은 국무회의 정식 참석자가 아닌 배석자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회의에 참석해 반복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고, 이를 향후 개인 정치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국무회의에 계속 배석시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이진숙 위원장은 국회에 출석해 '대통령이 자신에게 방송 3법 개정안을 지시했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어요. 그런 인사를 국무회의에 참석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며,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지난해 청문회에서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이 제기되었고, 최근에는 방송통신위원회 내 130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파쇄했습니다. 그건 명백한 증거 인멸 행위로, 공공기관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안이에요. 현재까지 드러난 혐의만으로도 조만간 기소되어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그럼 해임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본인은 내년 8월까지인 임기를 채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안 좋은 선례지만,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이 TV조선 재허가 문제로 기소돼 면직된 선례가 있습니다. 이진숙 위원장 역시 중범죄 혐의가 있어 법적 처벌을 받으면 임기 완료가 어려울 것입니다."
- 언론 관련 부처장은 임기를 보장해 줘야 하지 않냐는 의견도 있어요.
"임기 보장은 당연히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다만 이진숙 위원장으로 인해 방통위가 '식물 위원회' 상태가 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부로 분산된 정책 기능을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 중입니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안을 방송 콘텐츠 특위에서 마련해 국정기획위에 제출했어요. 이 문제는 위원장 개인 문제와 별개입니다."
- 이재명 정부에서 언론 정책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방송 3법을 기반으로 한 변화는 다른 방송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방송은 자율성과 독립성이 핵심입니다. 현재 방송에는 '비대칭 규제' 같은 게 꽤 있어요. 이러한 규제를 풀어서 방송이 건강한 생태계를 갖추고, 경영 안정성을 확보해야 공공성도 유지될 수 있습니다. 경영이 어려우면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거든요."
"강선우-이진숙 임명, 대통령이 신중하게 판단할 것"

▲이재명 정부의 첫 내각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데 어떻게 보세요? 강선우,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내내 청문회가 이어지고 있는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5일 여야 합의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어요. 제가 보기에는 무난히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론에 거론되는 몇몇 인사들도 대통령께서 신중하게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선우 후보자) 청문회에 참여했던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통과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입니다. 의도적인 공격이 많지만, 사실 관계만 놓고 보면 큰 사안은 아니라는 의견입니다. 추이를 지켜봐야 겠죠. (이진숙 후보와 관련) 일부 건축 학계에서는 해당 논문 수준이 관행이라는 의견도 있어요. 그것도 명확히 검토 해봐야겠죠. 대통령께서 실용주의자로 잘 판단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 현재 3개 특검이 진행 중인데 어떻게 보세요?
"저는 특검이 많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해요. 그리고 국민의힘은 특검 결과가 나오면 정당으로서 존속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당시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체포를 방해하는 모습이 있었고, 일부에서는 비상계엄 논의나 내란 상황에 당 지도부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위헌 정당 해산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최근 국민의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데 현재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저는 국민의힘이 100석 넘는 제1야당이지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요. 내부 의견도 분열돼 있고, 특검 결과에 따라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 내란 특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소환을 요구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거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그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저는 강제 구인해서라도 빨리 데려와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윤석열 측근들도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윤 전 대통령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지금의 모습은)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