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오는 7월 16일과 19일, 노조법 즉각개정과 윤석열 반노동정책 폐기를 위해 총파업 총궐기 투쟁을 합니다. 윤석열 파면 투쟁광장에서 손맞잡고 같이 싸웠던 농민, 청년, 대학생의 지지응원 메시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윤석열 파면을 외치며 대형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는 이가 필자 최다인님 ⓒ 민주노총
중간 저는 인천에서 공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 최다인입니다. 그리고 윤석열 퇴진 광장에서 민주노총을 만나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저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그중에서도 고체역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청년으로서 가장 큰 고민
청년으로서, 그리고 이공계 대학원생으로서 요즘 가장 큰 현실적 고민은 연구개발(R&D) 예산의 불안정성입니다. R&D 예산이 삭감됐다가 일부 회복되긴 했지만, 연구는 일단 한 번 멈추면 되돌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처음 예산을 따낼 때 수년간의 계획을 세우는데, 그 흐름이 끊기면 연구도, 인건비도, 미래의 취업 전망도 함께 흔들립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다시 R&D 예산이 살아난 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한 번 끊긴 연구 흐름을 다시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은데, 기초과학 연구는 특히 그렇습니다. 기업 과제, 국정과제에 밀려, 언제나 후순위입니다. 졸업 후 진로도 불투명합니다. TO는 줄었고, 기업도 기초연구자보다는 응용연구 인력을 선호합니다.
윤석열 퇴진 광장으로 나서게 된 계기
사실 저는 이전에도 여성 의제와 관련된 시위에 관심이 있었고,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당시 여건이 되지 않아 함께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여하게 되면서 처음 거리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국회 앞에서 있었던 첫 번째 집회에는 주말 실험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고, 두 번째 집회부터 나가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는 주말마다 집회에 나갔고, 평일에는 가끔 시간을 낼 수 있을 때만 참여했어요. 연구실은 매일 출근해야 하는 곳이라 사실상 주말이 유일한 여유 시간이었거든요. 하지만 그 주말마다 저는 거리로 향했습니다. 실험 데이터를 정리하는 손을 잠시 멈추고, 구호를 외치며 함께 걷는 사람들 사이에 서 있었습니다.
한남동의 밤, 은박 담요, 키세스

▲올해 1월 한남동 관저 앞에서 눈을 맞으며 "윤석열 구속"을 외치는 모습. 민주노총이 불러서 왔다는 청년들은, 키세스전사가 되어 노동자와 하나가 됐다. ⓒ 민주노총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한남동 투쟁에서 민주노총이 진행한 농성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때 독감에 걸려 있었어요. 그래서 오래 함께하진 못했고, 두세 시간 정도만 현장에 머무르다 나왔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던 중, 자원봉사자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서 "은박 담요가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보게 됐어요. 당일에 비와 눈이 예보되어 있었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물품이었죠.
현장에 직접 가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은박 담요를 주문했고, 저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현장으로 어떻게 전달하느냐였죠. 민주노총 청년위원회 측에 연락을 드렸더니, 흔쾌히 "오케이" 해 주셨어요. 결국 은박 담요가 무사히 현장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카톡방에 있던 사람들 모두 안도의 마음으로 흩어졌던 기억이 지금도 뚜렷합니다. 그때 느꼈어요. 거리에서든, 온라인에서든,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요.
민주노총은 멀지 않은 존재였어요
사실 제게 민주노총은 전혀 낯선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어릴 적,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친하게 지냈던 선생님들이 대부분 전교조 조합원이셨어요. 당시에는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어떤 관계인지 몰랐지만, 선생님들을 통해 '노동운동'이라는 것에 대한 막연한 존경심이 자리 잡았던 것 같아요. 나중에 보니, 그 선생님들 또한 민주노총 조합원이셨다는 걸 알게 됐고요.
그래서인지 민주노총에 대한 저의 인식은 "가깝다"는 느낌이었어요. 어떤 이들처럼 '무섭다', '강성이다'라는 선입견이 덜했습니다. 오히려 "멋있다, 대단하다, 존경스럽다"는 감정이 컸어요. 화면 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외친 "민주노총이 길을 열겠습니다"라는 말이 유독 마음에 깊게 남았던 것도 그래서였을 겁니다. 저는 그 길을 혼자 걷게 하고 싶지 않았고, 함께 가고 싶었습니다.
이번 총파업을 응원하게 된 이유도 그런 마음에서 비롯됐습니다. 저는 그날, 거리에서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싸우고 있는 조합원들이 누구보다 멋지고 존경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함께 투쟁하고, 함께 이기자"는 구호는 저에게 일종의 다짐처럼 남아 있어요. 단 한 명도 무너지지 않고, 더위 속에서도 안전하게 투쟁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요.
민주노총에게 바라는 마음
제가 직접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그 결심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큰 용기이고, 존경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어요. 조합원분들이 결코 혼자 싸우고 계신 게 아니라는 걸, 저 같은 이들도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다는 걸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민주노총이 하고자 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진실을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든 싫어할 것이니까요. 그 시선에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가 주셨으면 합니다. 그 길이 옳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민주노총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대학원생으로서, 연구자라는 진로를 향해 가는 입장에서 민주노총과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노조 활동을 활발히 하지는 못하지만,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계속 연결되어 있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투쟁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일상이라 말하겠죠. 저에게는 그 두 가지가 다르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민주노총과 함께하는 길은, 저의 삶을 바꾸는 길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