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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뇌부가 격앙, 당분간 조심해라"... 그 경고, 무시한 이유 https://omn.kr/2efqg

'법화(法禍)… 그 깊은 상처'라는 제하의 검찰 비판기사는 결국 '검풍'의 단초가 됐다. 심상치않은 청주지검 내부의 분위기가 전달됐고 보도 10일 만인 10월 2일 검찰은 윤석위 대표 개인 회사와 주주 회사에 대한 실적 자료 제출을 세무서 등에 요구하며 '수사'라는 무기로 압박했다. <충청리뷰>의 비판 보도에 대한 위력 시위였다. 어찌 보면 당시 청주검찰은 이같은 은근한 압박을 통해 <충청리뷰> 측의 사과를 기대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충청리뷰>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막강 검찰 권력으로 언론을 탄압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압살하려는 검찰의 의도에 순순히 무릎 꿇을 수 없었다. '감히 검찰을 건드려!'라는 오만함에다 지방 또는 마이너 언론을 우습게 보는 검찰의 태도와 습성이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태생적으로 특권 의식과 엘리트 주의에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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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2021년 9월 '윤석열의 검찰 고발사주 의혹'을 단독 보도한 인터넷 매체에 대해 "메이저 언론이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며 인터넷 매체를 대 놓고 무시, 논란을 빚었던 것도 검찰 조직의 뿌리 깊은 특권 의식에 의한 것이다.

당시 경쟁후보였던 홍준표는 "메이저 언론도 아닌 허접한 인터넷 언론이 정치공작 한다고 언론과 국민 앞에 호통 치는 것은 든든한 검찰 조직을 믿고 큰소리 치던 검찰총장 할 때의 버릇"이라며 "검찰 특권의식"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지방에서 검찰은 성역으로 여겨져 온 터라 주간신문 <충청리뷰>의 비판은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충청리뷰>, '검찰의 언론 길들이기'로 규정 사운 건 투쟁 선언

 <충청리뷰> 창간호와 초창기 멤버들
<충청리뷰> 창간호와 초창기 멤버들 ⓒ 충청리뷰

<충청리뷰>는 이런 검찰의 수사 압박을 '검찰의 언론 길들이기'로 규정하고 정면 대응했다. 이를 표지 기사로 총 40면 중 9면에 걸쳐 검찰의 부당한 보복 수사 상황을 보도했다. '보복 수사' 부른 본보 보도 어떤 내용인지 해당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 당당함을 드러냈다. 그리고 "검찰의 <충청리뷰>에 대한 수사는 비판 기사에 대한 보복성 표적 수사"라고 규정하며 당당하게 검찰에 대응할 것임을 천명했다.

검찰에 대한 비판 기사가 나간 지 불과 며칠 만에 대표적인 2개 주주회사에 대한 추적이 동시에 이뤄진 것은 분명한 표적 보복 수사였고, 명백한 언론탄압이었다.

한덕현 편집인은 '검찰에 말한다'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검찰의 보복 수사를 규탄하며 '사운을 건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충청리뷰>의 공식적인 첫 대응이었다.

그러면서 "<충청리뷰> 주주들의 곤혹스러움을 굳이 외면한 채 검찰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주주들에 대한 압박으로 <충청리뷰>를 굴복시킬 수 없다는 결연한 표명이었다. 편집권이 보장된 독립 언론으로서 보인 당당함이었다.

"법을 집행하는 최고 기관인 검찰이 언론의 비판 보도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것은 권력기관으로서 스스로 오만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자진하는 심정으로 검찰에 맞서겠다.

엄연한 사실 보도로 검찰을 한번 비판했다고 해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언론보고 어쩌란 말이냐. 청주지검에 묻겠다. 주주를 위협할 게 아니라 차라리 리뷰에 직접 칼을 대라. 그게 최고 권력기관다운 당당함이 아닌가."

편집인의 공개적인 '검찰에 대한 대응 선포'는 언론사의 투쟁 방향이고 결의였다.

이렇듯 <충청리뷰>가 검찰의 폭압적인 탄압에 굴하지 않고 이에 맞서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해 싸울 수 있었던 데에는 주주들의 곤혹스러움을 굳이 외면할 수 있었던 '편집권 독립'과 그 결과로 얻어진 시민 사회의 굳건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이사(윤석위) 및 주주가 있었지만 편집 간섭은커녕 관리·인사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회사에 책상도 없는 대표였다. 편집인이 대표 권한을 위임받아 모든 것을 운영했다. 처음 출발부터 굳어진 언론 운영 체제였다. <충청리뷰>는 할 말하는 신문,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휘둘리지 않는 신문사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 동감한 인사들의 자본 참여와 도민주 공모로 확대되어 탄생했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전투력(?)도 탄탄했다. 창간부터 함께 한 권혁상, 홍강희 기자에 이어 임철의, 한덕현 등이 합류하며 막강 취재력을 보여줬다. 기자 경력 10년차를 막 넘긴 이들은 전 직장에서 언론 노조 활동 또는 편집 방향과의 갈등 등으로 뛰쳐나온 때깔을 갖고 있었다.

당시 <충청리뷰> 검찰 보복 사태를 취재 보도한 <신동아> 황일도 기자는 청주지역의 정보기관 관계자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충청)리뷰에는 적이 많다. 검찰과만 사이가 안 좋은 것이 아니다. 지방지에서도 근성이 있기로 소문난 기자들이 모여있다 보니, 한번 사안이 포착되면 끝까지 추적하고 '네고'도 통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한편으로는 무서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괘씸하게 생각하는 기관이나 인사들이 꽤 있었다." (<신동아> 2002년12월호, '청주는 지금 충청리뷰 전쟁 중' 기사 내용)

나 또한 전 직장에서 편집권 훼손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여 퇴직해야 했던 입장에 비춰 간섭 없이 쓸 수 있는 환경에 신바람 나는 기자 생활이었다. 철도청 입찰비리, 충북도 교육감 각종 의혹 취재, 지역 언론사와 연계된 사건 및 미디어 비평, 검찰 관련 취재 등등 예전 일간지에서 제한적이었던 내용들을 취재 보도할 수 있었다.

이렇듯 <충청리뷰> 언론 구조와 조직 역량은 무도한 검찰에 맞서 오랜 기간 흔들림 없이 싸워올 수 있었던 큰 힘이었다.

<충청리뷰> 대응 확인, 그날부터 '융단 폭격식' 보복 수사 개시

대검찰청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대검찰청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 연합뉴스

아무튼 검찰은 '주주를 압박할 게 아니라 차라리 <충청리뷰>에 직접 칼을 대라'는 <충청리뷰>의 보도를 확인한 이날 오후부터 청주지검 인력 대부분을 <충청리뷰> 수사에 동원하는 보복 수사에 나섰다.

언론사에 약한 고리라고 여겨지는 광고 수사를 파고 들었다. 이날 청주지검은 주주 압박 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충북도내 7개 자치단체 공보실 직원들을 불러 광고 경위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자치단체 공보실 직원들에게는 "사람들이 잘 보지도 않는 주간신문에 왜 광고를 했느냐, 무슨 약점을 잡혀서 낸 것 아니냐, 압력 받은 사실이 있으면 솔직히 얘기하라"는 유도성 조사가 진행됐다. 또한 광고 게재 경위에 대해 자술서를 쓰도록 요구했다.

이날 시·군 계장급 공보담당들은 새벽 1시 30분까지 지루한 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다음날에는 기획실장·공보실장들도 함께 불렀다.

10월 13일 일요일에도 검찰의 '<충청리뷰> 죽이기'는 멈추지 않았다. 아침 8시께 (주)이건종합건설 박아무개씨가 청주지검 직원에 의해 전격 연행됐다. 박씨는 <충청리뷰> 윤석위 대표의 개인회사인 (주)이건종합건설의 전무로 근무했던 사람이었다. 이어 밤 10시 산행을 마치고 귀가하던 윤 대표는 잠복 중이던 검찰 직원에 연행됐다.

이어 <충청리뷰>에 광고를 게재했다는 이유 하나로 사업주들이 줄줄이 소환됐다. 특히 지역 건설업체들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진행됐다. 부영, 대원, 삼화토건, 주은, 덕일건설, 흥업백화점, 한국도자기 등 지역업체의 대표·직원들이 전훈일 검사실에서 줄지어 기다리며 조사를 받았다.

덕일건설의 경우 청주지검 직원이 수원으로 직접 찾아가 수원교도소에 수감 중인 정홍희 대표를 수원지검으로 불러내 조사했다. 아무런 단서도 없이 '훑어내리기'식의 무모한 수사가 벌어진 것이다. 털어서 있으면 다행이고 없으면 그만이라는 무지막지한 수사 방식이었다. 더구나 몇몇 업체는 4차례 이상 소환당하는 끔찍한 경험을 해야만 했다.

결국 10월 15일 윤 대표는 17개월 전 사건으로 구속수감됐다. 혐의는 서원대 공사 과정에서 철거업체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았다는 것. 서원대 공사사건은 그 전 해 5월 불거져 청주지검이 사실상 내사종결했던 사안이다.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의혹을 제기했던 서원대 이아무개 교수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벌금형을 받은 상황이었다.

청주지역 14개 시민사회단체는 아침 일찍 성명을 발표해 검찰의 보복수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수사개시 시점' '광고주에 대한 집중수사' ' 지역언론에 대한 수사전례' 등을 내세워 이번 검찰수사를 언론탄압으로 규정했다.

청주지검은 윤석위 사장을 구속한 후 이를 계기로 <충청리뷰>를 아예 고사시키겠다는 의지로 융단 폭격식 수사를 계속했다. 언론 길들이기 차원의 수사를 넘어 아예 '<충청리뷰> 죽이기 수사'로 접어들었다는 감이 들었다.

'비리 언론사'로 옭아맬 단서 못 찾자 '조바심', 융단 폭격식 수사

청주지검은 10월 15일 윤석위 사장을 구속한 날 건설·제조업체 광고주에 대한 대대적인 소환조사를 벌인데 이어 20만 원∼30만 원 수준의 음식점·주점 광고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광고주에 대한 수사는 역설적으로 검찰이 얘기하는 대로 진정·제보에 의한 윤석위 사장 개인 비리 차원 수사가 아니라 비판 기사에 대한 보복 수사임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청주지검은 관공서 광고 수사에서 '<충청리뷰>는 비리 언론사'라고 옭아 넣을 혐의 및 단서를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보복 수사라는 비난을 그나마 피할 방법은 "이것 봐라. 소문대로 이렇게 비리 언론사이지 않냐"라고 들이댈 혐의를 찾아내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조바심이 났을 법하다.

청주지검이 이날 하루 동안 불러 조사한 제조업체 대표와 개인 업주들도 50여 명에 이르렀다. 검찰은 2∼3년 전에 게재된 광고까지 조사대상에 포함하여 수사했다.

당시 검찰이 <충청리뷰> 수사에 투입한 수사 인력만 보더라도 '언론 길들이기' 차원을 넘어 '<충청리뷰> 죽이기'에 나선 것이 분명해 보였다. 광고주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면서 3개 검사실과 수사과 직원까지 총동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산학연 코리아에도 실립니다.


#검찰개혁#검찰보복수사#충청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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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002년 검찰을 소환한다

00일보에서 경영권에 의한 편집권 훼손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다가 쫒겨나와 충청리뷰에서 거침없이 기사를 썼다. 그러나 검찰 비판 기사에 검찰이 보복 수사를 벌여 발행인과 현직 대학총장까지 구속되는 '충청리뷰 검찰 사태'를 빚었다. 늘 무소불위 검찰 권력의 힘을 빼는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로 당시를 회상하며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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