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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06 17:48최종 업데이트 25.07.06 17:48

할머니, 왜 지구가 아플까요?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은 '온실가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후위기
기후위기 ⓒ davelowephoto on Unsplash

지구는 왜 아프다고 할까?

텃밭에 물을 주고 있는데 로리가 물었다.

"할머니, 너무 더워요~ 지구가 또 아픈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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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뿌리개를 잠시 내려놓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햇빛은 보이지 않았지만 습도가 높아 공기는 무겁고 답답했다.

"음, 지구가 지금 열이 나고 있단다. 마치 감기에 걸린 것처럼."

"감기요? 정말 지구가 감기도 걸려요?"

"맞아. 우리 사람들 때문에 지구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

나는 며칠 전에 보았던 다큐멘터리 <카우스피라시>를 떠올렸다. 영화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은 '온실가스'이며, 이는 특히 소 사육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기업형 축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의 심각성을 알리는 이 영화는 어떤 환경 단체의 활동보다도 더 큰 울림을 주었다.

가축의 방목지와 사료재배를 위해 1초마다 축구장 1개 크기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를 알면서도 한동안 환경단체들은 공장식 축산경영으로 인한 지구의 훼손에 대해 제대로 쓴소리를 하지 못하고 외면해 왔다. 기업형 축산업은 권력형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이 함께 소리 내어 미래를 위한 플랜을 제시하게 된 것도 이 영화와 같은 메시지가 세상에 나온 후부터였다.

"소를 많이 기르면 온실가스가 많이 발생해. 그게 지구를 뜨겁게 만들어. 이런 현상을 우리는 '기후 위기'라고 부른단다."

로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온실가스? 기후 위기요? 소가 어떻게 지구를 아프게 해요?"

나는 동화를 들려주듯 이야기했다.

"소가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뀌면 '메탄가스' 라는것이 나와. 이 가스가 하늘로 올라가서 쌓이면 마치 이불처럼 지구를 덮어버려. 그러면 지구는 땀을 흘리고 숨쉬기 힘들어져. 결국 열이 나는 거야. 그래서 날씨가 변해서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세게 불기도 해. 마치 로리가 감기 걸렸을 때처럼."

"그럼 로리 방귀도 지구를 아프게 해요?"

"아니야, 로리 방귀는 너무 작아서 괜찮아. 하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로리가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럼 지구를 어떻게 도와줘야 해요? 약을 줘야 하나요?"

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구에게 필요한 건 약이 아니라 우리의 좋은 습관이야. 예를 들어, 고기를 조금 덜 먹는 거. 특히 소고기는 지구에게 상처를 주게 돼.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고기 없는 날'을 만들어보는 건 어때?"

"그러면 지구가 안 아파요? 로리는 고기 좋아하는데 조금만 먹을게요~"

"그래,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여야 해. 밥을 남기지 말아야 한단다."

"알겠어요, 할머니! 밥 다 먹을게요~"

"전기와 물도 아껴 쓰고, 가능하면 자동차 대신 걷거나 자전거 타는 게 좋대."

"할머니, 로리는 원래 킥보드랑 자전거 잘 타잖아요!"

지구는 거창한 일을 해야만 나아지는 게 아니다. 아니, 나아지는 건 기대도 못 할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나빠지는 건 할 수 있는 한 막아야 할 일이다.

우리 식탁 위에서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생활습관까지 생각해야 할 일은 많다. 온실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는 일은 지구의 색깔을 찾아주는 일이다. 가능할까?

그렇다고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일, 이제 사람들은 기후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되니 기후위기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졌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은 나의 체온이 올라가는 것이고 내 몸에 열이 나는 것이다. 내가 아픈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말귀를 모두 알아듣는 아이에게 지금부터 알려줘야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일 것이다.

어린이들은 어떤 일을 할까?

로리는 점점 호기심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할머니, 우리 지구 이야기해요, 로리가 기저귀 안 하니까 지구가 안 아플 수도 있어요?"

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우리 로리 많이 컸네, 음식도 안 남길 거고, 쓰레기도 잘 주울 거고, 그리고 약속은 더 잘 지킬 거고 그렇지? "

음식은 남기지 않기!
물을 아껴 쓰고, 필요 없는 전기불은 끄기!
친구들에게 지구 이야기 들려주기!
휴지 잘 줍기!
건전지 넣는 장난감 사지 않기!

"이런 걸 지키면 지구가 웃을 수도 있어. 지구는 어린이들이 도와주는 걸 제일 좋아한단다."

내 말에 로리는 손을 번쩍 들며 "내가 지구를 도와줄게요!" 하고 외쳤다.

그 말 한마디에 '뭐지? 왜 이렇게 든든하지?' 하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그 마음이 지구를 구할 작은 시작이라는 것을.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
지구를 위한 하루 한 끼,
지구를 위한 한 가지 약속.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다정하고, 가장 강력한 행동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


#기후위기#온실가스#대기오염#기업형#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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