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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혜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양혜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 양혜림 교수 제공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가장 먼저 반대 목소리를 낸 사람이 있다. 양혜림 충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다.

양 교수는 이 후보자 총장의 재임 기간 드러난 '불통 행정'과 '민주적 리더십 부재'를 핵심 이유로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글을 실명으로 공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 과정에서 충남대 구성원과의 소통 실패로 글로컬 대학 사업 예선 탈락 초래 ▲위안부 소녀상 설치 논란 당시 학생 및 시민사회의 요구에 대한 소극적 태도 ▲2023년 충남대 서문 고유림 소나무 숲에 반도체 연구소 건립 강행 등을 문제 삼았다.

양 교수는 3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낸 이유에 대해 "민주적 교육 행정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고 지역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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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공개적인 반대 의견 표명 후 오히려 많은 교수들이 자신의 의견에 동조했다"라면서 민주당을 향해 "장관 지명을 철회하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물로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충남대 인문대학 철학과 교수로 충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장,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공동의장, 한국환경철학회 회장, 대전광역시 인권위원회 인권위원장, 한국해석학회장, 대전시민사회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양심과인권나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아래는 양 교수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

"'불통형 인사'를 누가 추천했는지 궁금"

- 이 후보자가 교육부장관으로 지명되자 마자 제일 먼저 반대 목소리를 냈는데?

"대전에 사는 국립대 교수로서 충청지역에 총장한 인물이 교육부 장관 내정에 지명된 것을 환영하고 기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깊이 숙고한 결과 민주적 교육 행정을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큰 실망감을 주고 지역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죽하면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냈겠나."

-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글을 통해서도 밝혔지만 총장의 재임 기간 동안 드러난 불통과 민주적 리더십 부재가 핵심 이유다. 한밭대와 통합 논의 과정에서 충남대 구성원과의 소통에 실패했는데도 일방적으로 추진해 내부 반발을 초래하고 결국 교육부의 글로컬 대학 사업 예선 탈락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설치 논란과정에서 학생들과 지역 시민사회의 오랜 요구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 민주주의와 인권 교육의 상징이어야 할 대학에서 정권과 외부 권력에 눈치를 봤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충남대 서문 고유림 소나무 숲에 반도체 연구소를 짓는 개발 계획을 강행해 환경 파괴 논란을 자초한 일도 있다. 공청회 한번 없이 밀어붙였다. '개발 독재형' 사고다. 학문과 공동체, 자연을 존중해야 할 총장이 오히려 자본 논리에 휘둘렸다고 본다."

-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낸 후 주변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항의 전화를 받진 않았나?

"오히려 그 반대다. 많은 교수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제 의견에 동조했다. 학내 구성원 대부분은 이 후보자의 총장재임시절 불통행정을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어제 대학 정문에 총동창회 이름으로 장관 내정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는데 이건 단순히 모교 총장 출신이 장관 후보자로 올라 축하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 민주당은 이 후보자 내정은 '국민 추천제'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 후보자 같은 '불통형 인사'를 교육부 장관으로 누가 추천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 후보자는 충남대 구성원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윤석열 정권의 친위적 건축개발·통제형 교육정책에 기꺼이 협력했던 인물이다. 민주당이 다수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절대 이 후보자가 추천받지 못했을 것이다."

-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이재명 정부는 국민과 소통하고 교육의 공공성과 다양성 회복, 고등교육 강화, 지역 균형발전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자의 장관 지명을 철회하고 시대정신에 부합한 인물로 임명해야 한다."

#양혜림#이진숙#교육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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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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