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의 114차 부산수요시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김보성
"지난 윤석열 정부 임기 3년간 자행된 수많은 실정 중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인권을 땅에 떨어뜨리고 역사 정의를 실종시킨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대일 굴종 외교로 국익을 훼손했고, 피해자들이 30여 년 넘게 투쟁해 쟁취한 일본국 상대 손해배상 청구 승소 판결을 노골적으로 무시했다."
12.3 내란사태로 인한 조기 대선이 끝나고 들어선 새로운 정부를 향해 여러 여성단체는 무너진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파면으로 물러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일본 정부와의 관계회복에 매몰돼 '굴종외교' 비판을 자초한 만큼 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한다는 요구다.
대선 이후 노란나비 단 여성들이 친일청산 외친 까닭
114차 부산수요시위 기자회견이 열린 25일 낮 11시 50분. 노란색 나비 배지를 가슴에 단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이자 오랜만에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앞이 들썩였다. 이들은 '일본은 사죄하라' 등 규탄 손팻말을 당연한 듯 준비해 나왔다. 그 사이론 '친일청산! 역사정의 실현'이라는 글귀도 눈에 띄었다.
이날 수요시위 진행은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소속 단체 가운데 부산여성회와 진보당 여성엄마당이 맡았다. 12시가 되자 마이크를 든 박소연 진보당 남구수영구위원회 여성위원장은 고 길원옥 할머니가 불렀던 '바위처럼'을 함께 부르자며 운을 뗐다.

▲25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의 114차 부산수요시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김보성
노래가 끝난 뒤 박 위원장은 이날이 '국민주권정부 21일차'라는 점을 상기했다. 그는 광장 시민의 요구가 대선 투표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면서도 남은 과제를 동시에 강조했다. 선거시기 이 대통령은 '과거사 해결 노력',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인권침해·명예훼손 처벌' 등을 공약했다.
참석자들은 "강제동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진상규명 등을 최우선 과제화하라"라며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구호로 외쳤다. 준비한 성명에는 "할머니들의 인권을 땅에 떨어뜨리고, 사라진 역사 정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호소를 담았다. 공정아 부산여성회 남구지부장 등 20여 명은 피해자들이 점점 세상을 떠나는 상황에서 "더는 시간을 미룰 수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가 망쳐놓은 역사정의를 바로 잡는 일이 먼저이다. 수십 년간의 침묵을 깨고 역사의 증인이 되어준 피해자들이 한 분 한 분 생을 마감하고 있다. (중략) 국민의 힘을 믿고 하루라도 빨리 정의로운 해결에 앞장서길 강력하게 요청한다."
한국전쟁 75주년, 광복 80주년을 마주하고 있는 까닭에 '전쟁 반대' 목소리도 발언에 묻어났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참화를 설명한 이정은 진보당 부산시당 여성엄마당 대표는 "내란을 청산해야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윤 씨는 불법적 계엄선포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해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마지막은 피해자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단 연대 다짐으로 꾸며졌다. 참석자들은 "여성들이 앞장서서 수요시위 지켜내자" 등을 외친 뒤 평화의소녀상으로 자리를 옮겨 지킴이 활동을 펼쳤다. 다음 115차 부산수요시위 기자회견은 다음 달 30일에 열린다. 정경애 부산여성회 공동대표는 "그날도 어김없이 여성들이 자리를 지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25일 114차 부산수요시위 기자회견을 마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평화의소녀상 지킴이 활동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