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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산사에서 출가해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한국을 오가며 선 명상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불꽃부처님께서는 정반대의 길을 제시합니다. 욕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멀리하고 다스리는 길이 진정한 자유로 가는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 현안스님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러 가는 사람
부처님께서는 "애욕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러 가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언뜻 들으면 시처럼 아름답지만, 그 안에는 단호한 경고가 담겨 있습니다. 횃불은 길을 밝히지만, 바람을 거슬러 가면 불꽃이 손을 태웁니다. 순간의 매혹이 결국 스스로를 해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욕망을 억누르지 말라'는 메시지를 자주 접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원하는 감정을 표현하라, 사랑을 숨기지 말라. 그러나 부처님은 다른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욕망을 멀리하고 다스리는 길, 그 길이 오히려 마음을 자유롭게 한다고 하신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성욕을 '욕망의 불'이라 부릅니다. 불은 따뜻함을 주지만, 가까이하면 데입니다. 유혹은 예고 없이 다가오고, 단 한 번의 방심이 그동안 쌓아온 노력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승가의 의미
부처님은 혼자가 아닌 공동체 안에서 욕망의 불을 피할 수 있도록 '승가', 즉 수행 공동체를 세우셨습니다. 승가에서는 '계율'이라 불리는 규칙과 규범을 지키며, 서로의 수행을 돕고 보호합니다. 하지만 출가자가 아니더라도 욕망을 다루는 법은 누구나 배울 수 있습니다. 사랑과 욕망을 무조건 억누르거나 부정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한 발짝 물러서서, 불꽃이 자신을 태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대의 유혹은 더 은밀하고 다양합니다. SNS 팔로워 수, 외모 집착, 인정 욕구, 성적 환상, 끝없는 소비욕구… 겉보기에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방심하면 마음을 휘어잡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에너지를 조금씩 소모시킵니다. 작은 불꽃이 방 안을 집어삼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욕망을 점검하는 연습
누군가에게 끌리는 감정이 생겼을 때, 아무런 제동장치 없이 자유를 표방하며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기보다는, 잠시 멈춰 '내가 왜 이렇게 끌리는가'를 스스로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잠깐이라도 내 마음을 점검해보는 것입니다. 일상 속에서 명상을 하거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우리 안에서 욕망의 불꽃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염불이나 명상은 바람과 순응하며 걷는 길입니다. 그 길을 걸어가다 보면, 불꽃은 여전히 타오르지만 그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지혜가 자랍니다.
욕망의 불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휩쓸리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 바로 해방과 평온으로 가는 길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