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저녁 대구에서 열린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 생일 기념, 양심수 석방 기도회 ⓒ MFDMC

▲인천 주평 소재 미얀마 식당에서 열린 민주화 돕기 음악회. ⓒ MFDMC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수키·수찌, 80) 여사가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사정권에 의해 구속된 가운데, 80세 생일을 전후해 미얀마에서도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2일 미얀마연방민주주의승리연합(MFDMC)과 한국미얀마연대는 현지 언론 보도와 국민통합정부(NUG) 발표 등을 종합해 시위 상황을 포함한 여러 소식을 전했다.
2016년부터 미얀마의 실질적 국가원수인 국가고문 겸 외교부 장관이던 아웅산 수치 여사는 2021년 2월 1일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을 비롯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실각되었고, 군사정권에 의해 부패와 불법자금, 국가기밀법 위반, 선동 등 혐의로 구속되었으며, 3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일부 사면되어 형량이 27년으로 줄었다.
1945년 태어난 수치 여사는 지난 19일이 80세 생일이었다. 미얀마연방민주주의승리연합은 수치 여사의 생일을 전후해 미얀마에서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고 밝혔다.
사가잉주 인마삔 타운십(구)에서는 파업 세력들이 수치 여사의 80회 생일을 기념해 공개 시위를 벌였다. 파업 참가자들은 군사독재정권의 몰락을 촉구하며 손에 푸른 천을 묶고 아웅산 수치 여사를 비롯한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MFDMC가 전했다.
또 지난 19일 만달레이에서 시민들이 "나라의 해방을 위해 계속 싸워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수치 여사를 비롯한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런 가운데 수감 중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에서 이탈한 인사들의 모임인 '피플스 엠브레이스'가 2022년 8월과 12월 재판을 받는 수치 여사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2024년 1∼2월 작성된 수감 생활 관련 기록을 공개했다.
MFDMC는 "당시 영상을 보면 수치 여사는 거동이 불편해 보이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이후 수치 여사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가 수치 여사의 생일을 앞둔 지난 15일 서울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양심수 석방 촉구 집회"를 열고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또 대구에서는 미얀마 출신 활동가와 이주노동자들이 모임을 갖고 지난 19일 저녁 수치 여사를 비롯한 양심수 석방을 기원했다.
미얀마에서는 민주진영의 시민방위군(PDF)과 소수민족 무장세력들이 쿠데타군부에 맞서 곳곳에서 전투를 벌이는 속에, 피란민이 생겨 나고 있다.
MFDMC는 쿠데타가 발발한 2021년 2월 1일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방화로 피해를 입은 민간인 가옥수가 10만 6409채에 이르고, 봄혁명 당시 테러군부와 그 세력들에 의해 목숨을 잃은 민중운동가와 민간인이 9000여 명에 이르며, 공군과 전투기 공격으로 어린이 7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민주적 권리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투옥된 시민이 2만 8265명에 이르고, 쿠데타 이후 군사작전으로 방공호를 비롯한 집이 파괴되어 전쟁에서 탈출한 민간인은 660만 명이 넘는다고 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활동가와 이주노동자들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손팻말을 들고 전국 곳곳에서 피란민 돕기 모금운동을 벌였다. 천안역 앞, 부평역 앞, 경기도 광주, 경남 김해에서 모금운동이 벌어졌다. 또 이번 주말 인천 부평구에 있는 미얀마 식당에서는 '미얀마 민주화 돕기 음악회'가 열렸다.
활동가들은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하지만 이렇게 평범한 행복조차 미얀마 사람들은 누릴 수 없습니다. 군사쿠데타로 인해 미얀마 군부는 공립학교, 병원, 종교 관련 학교와 건물들을 무차별 공습하고 있습니다. 또 쿠데타 이후 군부는 어린이와 부모를 비롯한 무고한 시민들을 잔인하게 고문, 살해하고 있습니다. 부디 미얀마 국민의 편에 서 주세요"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또 이들은 "많은 학교와 종교 건물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미얀마 어린이들의 교육과 건강을 지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며 "미얀마 군부는 국민의 권리를 탄압하며 국민을 살해하고, 고문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미얀마를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부평역 앞에서 열린 미얀마 피란민 돕기 모금운동. ⓒ MFDMC

▲천안역 앞 미얀마 피란민 돕기 모금운동. ⓒ MFDMC

▲경남 김해에서 열린 미얀마 피란민 돕기 모금운동. ⓒ MFD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