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의 운영종료가 한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센터의 노동자, 이용자, 시민사회가 반대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의회 앞에서 폐쇄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이 진행되었다.
6월 16일 월요일 오전부터 진행된 공동행동은 1부 기자회견, 2부 시민들과 함께하는 필리버스터로 진행되었다.

▲기자회견 사진 ⓒ 공공운수노조
1부 기자회견에서 첫 발언에 나선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김수미 조합원은 센터 운영종료 후 서울시의 신규시설 설치 계획을 두고 "기존 센터를 철거하고 껍데기만 바꾼 새 간판을 달겠다는 이야기"라고 평가하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지원 체계가 무너지고, '나는봄'이 수년간 축적해온 현장의 노하우와 신뢰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다음 발언을 맡은 민주노동당 장혜영 마포지역위원회 위원장(전 국회의원)은 "센터에 다른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것이 기존 센터를 폐쇄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병원에서 진료과목을 하나 더 늘리기 위해서 일단 병원 문을 닫겠다고 한다면 어느 의료진과 환자가 그것을 납득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기자회견 사진 ⓒ 공공운수노조
또한 "서울시는 사업을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자기자신을 변명하기 급급할 뿐, 실제로 위기에 내몰린 10대 여성들과 최선을 다해서 센터에서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면서 "갑작스런 센터 폐쇄로 갈 곳을 잃은 위기 십대 여성 청소년들을 이제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이 과거의 수탁법인에 '사례관리'라는 미명 하에 맡겨두겠다는 서울시의 이 무책임함, 그리고 안일함 정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에서 진료를 담당했던 이영희 여성의학과 전문의는 "위기 청소년들의 진료는 단순한 질병만을 보는 게 아닙니다. 다양한 상황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라면서 "서류 몇 장으로 일방적 종료를 선언하면 아이들의 치료는, 회복은, 안전망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너무 답답합니다"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서울시는 기능을 보강한 새로운 센터를 얘기하지만 그 이전에 지금 진료받고 있는 아이들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져야 합니다"라면서 "지금 필요한 건 폐지 이후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연계"라고 말했다.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의 공혜원 사무국장은 "신규 이용자 중단 공지 하나가 현장에서는 어떤 무게로 다가오는지, 지금 이 순간에 그 공지를 봤을 청소년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다시 검색창 앞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서울시는 모릅니다"라고 말하면서 서울시에 나는봄 폐쇄를 철회를 요구했다.
센터 이용자 A는 "이제 하나하나 나는봄에서 이용하던 서비스가 종료되고 정리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점점 더 실감이 갑니다"라고 말하면서 "점점 나는봄 운영 종료가 현실처럼 느껴지면서 '당장 7월 이후에 어떻하지'라는 근심과 걱정 속에 하루를 살아갑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의 캐릭터 보미의 가면을 쓴 필리버스터 참석자 ⓒ 공공운수노조
이후 진행된 필리버스터에서는 이현미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본부장을 비롯해 여러 시민들이 함께 발언으로 목소리를 모았다.

▲모든 참석자들과 함께 ⓒ 공공운수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