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산사에서 출가해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한국을 오가며 선 명상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스님도 스마트폰 써요?"
"노트북으로 작업도 하세요?"
"LA에서 출가하셨다고요? 그게 가능해요?"
출가했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마치 세속을 완전히 떠나 깊은 산속에서 모든 현대문명을 끊고 살아가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제가 도시에서 출가했고, 지금도 스마트폰으로 일정 조율을 하고,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줌으로 명상 수업을 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 낯설어하거나 신기해합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출가의 진짜 의미'입니다. 이것은 단지 종교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출가'라는 단어를 듣고, 삭발과 승복, 절집 생활만을 떠올리지만, 사실 불교 경전이 말하는 출가는 그보다 훨씬 깊고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출가란 '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떠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첫째, 세속의 집, 곧 감정에 얽매이는 삶을 떠나는 것입니다.
둘째, 윤회의 힘이 작용하는 세계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삼계 즉 욕계, 색계, 무색계로 분류하는 세계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셋째, 번뇌, 이를테면 사랑과 욕망 같은 감정에 휘둘리는 마음에서 떠나는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은 번뇌를 자신 또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지만, 출가자는 그것을 근본적인 괴로움의 뿌리로 봅니다.
아직 깨닫지 못한 수행자에게 출가는 수행의 진전을 가속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리적으로 집을 떠나 가족과의 인연을 내려놓으면,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수많은 욕망과 번뇌로부터 거리를 두면 훨씬 빠르게 수행에서 진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출가자들은 때로는 스승님의 지시에 따라 다시 세상 속으로 나아갑니다. 그 안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내면의 욕망과, 바깥으로부터 다가오는 유혹을 동시에 마주하게 됩니다. 이는 훨씬 더 어려운 길입니다. 내면과 외면, 두 방향에서 오는 유혹을 모두 다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출가는 스마트폰을 쓰느냐, 도시에서 사느냐보다 훨씬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지금 떠나야 할 '세속의 집'은 무엇인가?
나를 묶고 있는 감정과 욕망, 집착은 무엇인가?
출가는 외형적인 변화로 시작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행자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입니다. 진정한 출가는, 내 삶을 얽어매고 있는 모든 속박으로부터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여러분이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번뇌를 끊는 수행을 하고 싶다면, 좋은 선생님을 잘 선택하셔야 합니다. 단지 몸으로만 출가한 사람은 아직 부족합니다. 내면과 외면 모두에서 출가했고, 수많은 유혹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여러분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만이, 여러분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고, 여러분이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는지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출가란 욕망을 끊고 사랑을 떠나는 것이다. 그 근원을 알고, 모든 유루(새어나감, 漏)가 생기지 않도록 하며, 감각기관을 잘 다스리고, 먹는 것을 청정히 하며, 몸을 바로 세워 부지런히 행하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도라 할 수 있다."
佛言 出家者 斷欲去愛 知其本源 諸漏不生 慎護根門 淨其飲食 處身勤行 佛法所以 然後為道

▲어떤 출가자들은 때로는 스승님의 지시에 따라 다시 세상 속으로 나아갑니다.어떤 출가자들은 때로는 스승님의 지시에 따라 다시 세상 속으로 나아갑니다. 그 안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내면의 욕망과, 바깥으로부터 다가오는 유혹을 동시에 마주하게 됩니다. 이는 훨씬 더 어려운 길입니다. 내면과 외면, 두 방향에서 오는 유혹을 모두 다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 현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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