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언론 '뉴스포터'와 크리스티안 데이비스 '파이낸셜타임스' 서울지국장의 인터뷰 모습 ⓒ 유튜브 갈무리
주요 외신 특파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 조건이 탈레반 지도자와 같다"며 비판했습니다.
15일 독립언론 <뉴스포터>는 크리스티안 데이비스 <파이낸셜타임스> 서울지국장과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데이비스 지국장이 윤석열 정부 시절 겪은 사전 검열과 한국 언론에 대한 경험담이 담겨있었습니다.
데이비스 지국장은 "윤석열 정부 언론 담당자들은 대통령 인터뷰를 하려면 매우 까다로운 조건들을 요구했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발언 내용 사전 검토, 수정 요청, 확인 절차 같은 것들을 계속 요구했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인 윤석열 인터뷰 조건이 탈레반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동료 외신 기자가 데스크에 이런 내용을 보고했더니 데스크가 '이건 우리가 탈레반 인터뷰를 할 때 겪는 수준과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데이비스 지국장은 "우리도 몇 차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결국 거절했다"며 "너무 많은 검열이 들어가 독자들에게 공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파이낸셜타임스>가 윤석열씨와 인터뷰하지 않은 주요 외신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파이낸셜 타임스>가 지난 2024년 11월 윤석열씨가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연 대국민 담화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도 밝혔습니다. 데이비스 지국장은 "(당시 휴가 중이었지만) 휴가가 아니었어도 안 갔을 것"이라며 "그 기자회견이 시간 낭비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뉴스포터>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데이비스 지국장은 "윤 전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과 함께 (군사) 퍼레이드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윤 전 대통령이) 아랍 독재자처럼 보였다. 마치 카다피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지국장 "한국 언론은 권력층과 유착... 까다로운 질문 피해"

▲독립언론 '뉴스포터'와 크리스티안 데이비스 '파이낸셜타임스' 서울지국장의 인터뷰 모습 ⓒ 뉴스포터 유튜브 갈무리
데이비스 지국장은 한국 언론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외신은 한국 언론이 권력층과 너무 가깝고 유착돼 있어 충분히 객관적이지 못 하다고 본다"라며 "한국 언론은 너무 부드럽고, 까다로운 질문은 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스 지국장은 지난 2023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예로 들면서 한국 기자들의 받아쓰기와 질문하지 않는 모습도 비판했습니다.
그는 "그 캠페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폭망'이었다"며 "한국 기자들 중 아무도 손을 들고 회의적인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일부 한국 언론들은 '막판 역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부산시의 입장만 부각시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부산시는 결선투표도 가지 못 했고, 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한편 데이비스 지국장은 "한국 기자들은 너무 적은 급여를 받고 있고, 상사나 간부들은 기자들 머리 위에서 광고주나 대기업과 거래를 한다"면서 "이런 환경에서도 기자 일을 계속하는 한국 기자들은 정말 고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