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작 '북방의 천사'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곰리 작가 ⓒ 양진형
세계적 작가인 안토니 곰리(1950년생, 영국)가 내년 상반기까지 신안 비금도 해변에 설치 예정인 작품 '엘리멘탈(Elemental)'과 관련해 지난 지난 14일 오전 신안군청 대강당에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1시간 20여 분에 걸쳐 진행된 이 날 강연회에는 평소 작가 곰리의 예술세계에 관심이 있는 예술인들과 학생, 섬 주민, 언론인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곰리 작가는 신안군이 '예술 섬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 중인 비금도 원평해변에 그의 초대형 철 작품 엘리멘탈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신안군청 대강당 강연 모습 ⓒ 양진형
곰리 작가는 비금도에 설치될 '엘리멘탈'과 그의 대표작 '북방의 천사'가 많은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다며 '북방의 천사' 제작 배경 및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1998년 제작된 이 작품은 산업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넘어가던 영국 북동부 지역 게이츠헤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천사의 높이 20m, 날개 너비 50m에 달하는 이 작품은 연간 약 3300만 명이 관람하고 있다고 한다.
'북방의 천사'는 1998년 제작이 완료되었지만 1993년부터 진행된 이 프로젝트에서 지역 초중고 학생 및 주민들로부터 천사가 어떤 존재인지를 듣고 이를 형상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체험한 지역 주민의 상상력과 공동체 의식은 작품을 만드는데 깊은 영감과 힘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북방의 천사' 외에도 영국 머지사이드 크로스비 해변에 영구설치된 '어나더 플레이스'(1997)와 멕시코 몬테레이 대학교에 설치된 '알로드먼트Ⅲ'(2008), 서호주 볼라드 호수에 영구설치된 '호주 안에서'(2003)의 작품들에 대한 배경과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도 곁들었다.

▲강연 후 퍼포먼스 ⓒ 양진형
내년 상반기까지 비금도에 설치될 '엘리멘탈'은 38개의 큐브 구조물로 구성된 초대형 설치작품으로, '휴식 중인 인간의 몸'을 형상화할 예정이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작품이 잠기고, 물이 빠지면 관람객이 직접 구조물 사이를 걸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자연의 흐름과 인간의 존재를 잇는 상징적 설치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지난 2022년 여름부터 비금도를 방문하여 내촌마을의 옛 담장, 신안군의 갯벌과 해변, 숲과 산을 직접 체험했고, 신안 자연의 소리와 풍경을 수집해 런던 작업실로 돌아간 뒤 4년간 작업을 진행해 왔다.
곰리 작가는 "엘리멘탈은 별개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과 장소, 그리고 방문객의 경험 그 자체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신안군의 해변, 숲, 언덕을 따라 걷는 과정과 함께 작품 전체가 하나의 풍경이자 기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곰리와 김대인 신안군수 권한대행 ⓒ 양진형
이날 강연은 50여 분에 걸친 곰리 작가의 예술 세계와 작품 설명에 이어 지역 예술 전문가, 인천 초등학교 교사, 대학 예술 전공 학생들의 질의 등으로 이어졌다.
강연장에서 만난 조선대생 A씨(25)는 "세계적 거장의 작품 철학과 예술적 견해, 비금도에 설치되는 엘리멘탈의 기획과정에서부터 제작과정까지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신안군수 권한대행 김대인 부군수는 이날 인사말에서 "엘리멘탈 작품 설명회에 전국에서 관심을 갖고 많이 와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오늘 강연을 통해 곰리 작가의 예술세계와 세계적 문화예술의 중심도시로 나가기 위해 신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예술 섬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안군이 세계적인 작가와 추진 중인 예술 섬 프로젝트는 모두 4개소이며, 지난해 11월 도초도 수국공원 정상에 설치된 네덜란드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작품 '숨결의 지구'가 처음으로 설치되어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섬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