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인 함양 상림숲에 뿌려진 나프탈렌. ⓒ 최상두
경남 함양군이 천연기념물 제154호인 상림숲(상림공원)에 나프탈렌을 살포했다가 주민 항의를 받고 수거했다. 나프탈렌은 장기간 노출되면 백내장을 일으키고, 미국국립암연구소는 발암 추정이라고 규정한 물질이다.
13일 함양 한 주민은 "상림숲 맨발걷기하는 산책로 주변에 나프탈렌이 살포되어 냄새가 나서 군청에 민원을 제기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요소 비료를 뿌린 줄 알았다"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나프탈렌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상림숲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으로, 1962년 12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조사된 식물만 91속 116종이다. 상림숲 주변에는 또 다른 천연기념물인 원앙(제327호),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서식한다.
또 이곳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제328호)인 하늘다람쥐도 살고 있다.
주민들은 "상림숲에는 여러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자주 놀러가거나 걷는 곳이다"라며 "그런데 사람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프탈렌을 뿌렸다는 게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상림숲에 뱀이 출현한다면 조심해야 한다는 안내판을 붙이면 되는데 보이지 않는다"라며 "나프탈렌이 살포된 곳에는 지금 당장 출입금지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연기념물 상림숲에 나프탈렌이? 어찌 이런 일이 #shorts
최상두
확인 결과, 나프탈렌은 함양군청에서 2주 정도 전에 살포했던 것이다. 함양군 문화시설사업소 관계자는 "상림숲에 뱀이 출몰해서 퇴치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프탈렌을 뿌려 놓으면 뱀이 덜 나온다고 해서 시범적으로 놓아두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3km 정도 구간에 다 살포한 게 아니고 위천강 인근 산책로 주변으로 일부만 뿌렸다"라며 "민원도 있고 해서 전량 수거를 했다. 우리가 실수를 했다"라고 사과했다.
이에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관리 차원에서 나프탈렌 살포 행위가 있었던 것 같다. 민원이 들어와서 함양군에 빠른 수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천연기념물인 함양 상림숲에 뿌려진 나프탈렌. ⓒ 최상두

▲천연기념물인 함양 상림숲에 뿌려진 나프탈렌. ⓒ 최상두

▲천연기념물인 함양 상림숲에 뿌려진 나프탈렌. ⓒ 최상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