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6.10 [대통령실 제공]](https://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5/0610/IE003479684_STD.jpg)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6.10 [대통령실 제공] ⓒ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1년 만에 전면 중지했습니다. 그러자 11일 저녁부터 북한의 대남 방송이 잔잔한 노래 송출로 전환됐고, 12일 오전부터는 방송 소리도 작아졌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오후 2시를 기해 전방 지역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도록 지시했다"며 "이번 조치는 남북 관계의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국민께 약속드린 바를 실천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특히 이는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인해 피해를 겪어 온 접경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라고 덧붙였습니다.
강화군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그동안 대북 방송 중단을 요청한 군민들의 요청이 이제야 결실을 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번 결정으로 북한의 대남 소음 공격이 중단돼 군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인천 강화군 주민들은 북한의 대남 방송에 시달렸습니다. 단순한 육성 방송이 아니라 사이렌이나 북, 장구가 동원되거나 쇠 긁는 소리 등 듣기 힘든 소음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호소했고, 지역 상권에도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아이들이 이 방송 소음으로 인해서 저희 일상은 정말 무너졌어요. 우선 아이들이 바깥에서 놀질 못해요. 저희 딸아이가 그린 그림이고요. 저희 딸아이 같은 경우는 잠을 못 자고 힘들어하니까는 입에 구내염 생기고 아들내미 같은 경우는 새벽 뭐 3,4시까지도 잠을 못 자고 지금 막 그러는 상황인데 만약에 여기 계신 국방위원장님이나 위원장님의 손자분 손녀분 자녀분이 엄마 나 이 방송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무서워요. 잠을 못 자겠어요. 이러면은 어떻게 얘기를 해 주실 수 있으세요? 한번 여쭤보고 싶어요. 여기 계신 분들이 이거 담당하시는 분이 이거 담당하시는 분이신 거예요?" -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 나온 접경지역 주민의 말
견디다 못한 강화군 주민들은 대북 방송 중단 요구를 담은 탄원서를 국방부에 전달했고,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 접경 지역 주민은 갑자기 무릎을 꿇고 "저 그러면 이렇게 무릎 꿇고 진짜 싹싹 빌게요, 정말. 정말 저희 애들이. 부탁드릴게요 정말!"이라며 간절하게 호소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집권하면 대북 방송 중단, 왜 다른 당 찍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4년 10월 31일 오전 인천 강화군 당산리마을회관을 찾아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대남방송 피해' 강화 찾은 이재명 "서로 돈 들여 고통받는 현장"
유성호
지난해 10월 31일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남 방송 피해를 호소하는 접경 지역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인천 강화군 당산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대남방송이 불규칙한 소음 주기로 24시간 송출돼 수면 장애와 노이로제 등의 피해를 입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와 유아에게 피해가 더 심각하다", "키우던 강아지가 사산하는 등 동물과 가축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라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이 대표는 "9·19 군사합의 파기 이후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야당 입장에서는 이를 즉각 중단시킬 힘은 없다"며 "여러분이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대남 방송 소음 피해를 점검하던 이 대표는 한 주민에게 "내가 궁금한 게 평화를 중시하는 민주당 정권이 집권하면 땅값도 오르고 저런 방송도 안 하고 살기도 좋아지는데 전쟁하겠다고 맨날 싸움질해서 대결 격화시키는 당을 왜 자꾸 그렇게 찍는대?"라고 물었습니다.
이 대표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웃으며 농담처럼 넘어갔지만, 그의 말은 언중유골, 뼈 있는 농담처럼 보였습니다.
인천 강화군은 전통적으로 보수 초강세 지역입니다. 지난해 치러진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득표율 50.97%)가 더불어민주당 한연희 후보(42.12%)를 8.85%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선 민주당이 그나마 40%를 넘겼지만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39.5%에 그쳤습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54.46%)와는 14.95%포인트로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대북방송 중단 소식과 함께 지난해 이 대통령의 강화도 발언 영상이 화제가 되자 누리꾼들은 "하소연은 민주당에 하면서 투표는 국민의힘", "그렇게 소음에 시달리면서 국힘 찍는 이유를 모르겠다", "전쟁 위기 겪으면 가장 먼저 포탄 맞을 텐데 전쟁 부추기는 당을 찍는다.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