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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는다고 다 지혜로워지는 건 아닙니다.
불교 공부를 오래 했다고 해서 수행에서 진도가 나가는 것도 아닙니다. 진짜 지혜는, 마음이 요동칠 때, 화가 날 때, 억울할 때, 누군가가 미울 때 그것을 참아내는 힘에서 생깁니다. 우리는 "내가 옳고, 상대가 틀리다"고 느낄 때 더 쉽게 화를 냅니다. 화가 날 때는, 스스로 얼마나 정당하다고 느끼든 참아야 합니다.
하지만 화를 억누르기만 하면 병이 되니, 참을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선 명상을 수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 '참음'입니다.
좌선 중에 다리가 아플 때, 누군가가 나를 오해하거나 뒤에서 험담할 때, 억울한 마음이 치밀어 오릅니다. 그럴 때 사람들에게 호소하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대신,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다리를 가부좌로 틀고 앉아 염불하거나 수행을 이어가면, 조금씩 변화가 시작됩니다.

▲챗gpt로 생성한 그림. 화를 낼 줄 아는 것도 용기지만, 화를 안 내는 건 더 큰 용기입니다. 우리는 주로 "내가 옳고, 상대가 틀리다"고 느낄 때 더 쉽게 화를 냅니다. 그래서 화가 날 때는, 스스로 얼마나 정당하다고 느끼든 참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억누르기만 하면 병이 되니, 참을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 현안스님
참는다는 건 무력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내가 지금 화가 났다는 것을 안다고 해서 곧바로 내뱉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걸 꾹 눌러서 참고, 활활 타오르는 화의 불길이 꺼질 때까지 가부좌로 앉아 기다려보십시오. 어느 순간, 그 감정도 스스로 흘러간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선입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았거나, 속상한 말을 들었거나,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 생겼다면, 그 감정을 무조건 억누를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노래를 부르거나, 운동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화의 에너지를 부드럽게 풀어내도 좋습니다. 다만 그 와중에도, 화난 내 생각에 무작정 동의하지 않고, 그 감정 아래 깔린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마음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다시 가만히 앉아보세요. 지혜는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견디기 어려운 감정을 한 번 더 참아보는 마음에서 피어납니다. 우리가 참을수록, 그 자리에 빛이 생깁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