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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이민 단속 반대 시위를 보도하는 AP통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이민 단속 반대 시위를 보도하는 AP통신 ⓒ AP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한 시위가 격화되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 당국이 도심 일부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런 배스 LA 시장은 10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LA 중심가 내 주요 시위 지역 1제곱 마일(약 2.6㎢)을 대상으로 저녁 8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도심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반달리즘(공공시설 훼손)과 약탈을 막기 위해 통행금지령을 발령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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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통행금지령은 지난 며칠간 검토한 것"이라며 "지난밤 23개 사업장이 약탈당하고 반달리즘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그것(통행금지령이)이 필요한 기준점에 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짐 맥도널드 LA경찰국장도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위가 심해지면서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이 명령을 위반하는 사람은 모두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나 노숙자, 취재 자격을 갖춘 언론인, 공공 안전 및 긴급 구조 인력 등이 통행금지령의 예외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통행금지령 지역에 있는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날 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연을 취소했다.

트럼프 "군 투입 위해 반란법 발동할 수 있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공개한 로스앤젤레스 불법이민자 체포 사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공개한 로스앤젤레스 불법이민자 체포 사진 ⓒ ICE

LA 도심에서는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혼란을 틈타 상점을 약탈하거나 공공시설을 파괴하는 불법 행위도 늘어나고 있다.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전날 114명을 체포한 데 이어 이날도 197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은 LA에서 불법이민자를 체포하며 단속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의 도시가 외국의 적에 의해 침공당하고 정복되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통제되지 않은 이민은 유럽의 많은 나라들처럼 혼란, 기능 장애, 무질서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LA는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하며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에서 국제 범죄 조직이 통제하는 쓰레기 더미가 됐다"라며 "우리는 LA를 해방하고 자유롭고 깨끗한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군 병력을 시위 진압에 투입하기 위해 '반란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혼란을 막기 위해 반란법을 발동할 것이냐는 질문에 "만약 반란이 일어난다면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다. 두고 봐라"면서 "앞서 내가 주 방위군을 투입하지 않았다면 LA는 초토화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뉴섬 "트럼프가 원하는 건 충성과 침묵... 굴복하지 말아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연설을 알리는 캘리포니아주 공식 홈페이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연설을 알리는 캘리포니아주 공식 홈페이지 ⓒ 캘리포니아 주지사 사무실

반면에 민주당의 차기 대권 후보군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단순한 의심이나 피부색만으로 길거리에서 체포된다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라고 반발했다.

뉴섬 주지사는 "폭력은 옳지 않고 절대 용납될 수 없다"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충성과 침묵이다. 오히려 그가 민주주의를 공격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는 우리의 분열을 통해 더 많은 권력과 통제력을 얻으려고 한다"라며 "어떤 법에도 얽매이고 싶어 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역사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LA에서 시작된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시애틀, 댈러스, 디트로이트 등 주요 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졌고 오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에서 육군 창립 기념일에 맞춰 벌일 열병식에 맞춰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도시들도 LA와 비슷하거나 더 강력한 진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뉴섬#LA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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