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의회는 10일 제359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안장헌 의원(아산5·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한 위험의 외주화 방지 및 산업재해 예방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기념 촬영을 했다. ⓒ 이재환 -충남도의회 제공
[기사 보강 : 6월 11일 오후 1시 57분]
지난 2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재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가 근무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충남도의원들이 '산업재해 예방'을 촉구하며 찍은 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10일 제359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안장헌 의원(아산5·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한 위험의 외주화 방지 및 산업재해 예방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와 국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제는 '촉구 건의안' 현수막에 찍힌 도의원들의 모습이다. 일부 도의원은 활짝 웃거나, 심지어 만세를 부르는 듯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사진을 보면 일부 의원은 건의안 채택을 알리는 사진을 찍으며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이날 충남도의회는 모두 7개 건의안을 채택 한 후 각각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해당 의원은 '무인교통단속장비 과태료 수입의 지방세입 전환 및 제도 개선 촉구 건의안' 채택 기념사진을 찍으면서도 만세를 부르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볼때 앞의 현수막 제목이 바뀌었는데도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재해 예방 촉구 건의안'을 채택을 건의하는 사진에서 두 손을 들고 있는 해당 의원이 '무인교통단속장비 과태료 수입의 지방세입 전환 및 제도 개선 촉구 건의안' 채택 건의 사진을 찍으면서도 만세를 부르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날 충남도의회는 모두 7개 건의안을 채택 한 후 각각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앞의 현수막 제목이 바뀌었는데도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충남도의회
"일부 도의원은 웃으며 사진 찍어... 노동자 죽음 경시 태도로 보일 수 있다"
이태성(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 언론팀장은 "관심을 갖는 것은 물론 고마운 일"이라면서 "그러나 노동자가 처참하게 사망한 사건이다. (건의안 채택 후) 일부 도의원들은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노동자의 죽음을 가볍게 보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2차 가해가 될 수도 있다"라고 비판했다.
'만세 사진' 대해서도 이 팀장은 "결의안이 통과된 것 때문에 만세를 부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라며 "충남도의회와 충남도는 조문을 오지도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충남은 중대재해 사고 관련 사업장이 많다"라며 "도의원은 충남 도민들의 민의를 책임지는 분들이다. 의회 홈페이지와 언론을 통해 사과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지훈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위원장도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건의안 현수막을 들고 사진 찍힌 의원들을 보면 일하다 죽은 노동자에 대한 애도의 표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며 "웃고, 만세 부르며 찍은 사진 속 의원들은 죽은 노동자를 추모하고 대책을 촉구하는 표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충남도의회는 고 김충현 비정규직노동자가 사망한 지 열흘가량 지났음에도 충남도의회 차원의 조문조차 하지 않았다"라며 "의회로비에 빈소를 마련하고 추모하고 조문하라"고 촉구했다.
고 김충현 대책위는 충남도의회에 ▲공개 사과와 빈소에 조문하고, 유족과 동료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할 것 ▲정부와 관할기관에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촉구할 것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은 ▲도의회 로비에 빈소를 마련하고 추모 및 조문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정부에 촉구 ▲사업당국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엄격한 적용과 책임자의 엄중한 처벌 촉구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대책과 지역소멸 대책을 마련 등을 요구했다.
안장헌 충남도의원은 "이유 불문하고 잘못한 일"이라면서 사과 뜻을 밝혔다. 안 의원은 1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빠른 시일 내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할 것"이라며 "조문 계획도 갖고 있다. 늦지 않게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충남도의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웃고 있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라며 "의회 차원에서 책임감을 갖고 지속해 이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