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DT를 넘어 진짜 AI 교육으로 이미지를 ChatGPT를 활용 제작된 이미지AI 교과서 추진에 많은 문제점이 발생되어 국회에서 채택이 거부되었다. AI교과서가 먼저 아니라 진짜 AI 교육으로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학부모의 사교육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 박정일
윤석열 정부가 강하게 추진했던 AIDT(Artificial Intelligence Digital Textbook,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 도구로 주목받았다.
윤 정부는 초등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중심으로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AIDT를 우선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를 교과서 수준의 지위로 올려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시키려 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출발부터 많은 논란과 비판을 낳았다. 특히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AIDT의 법적 지위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 정책에 대한 근본적 회의와 대안 모색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AIDT 도입의 근본적 문제는 교육의 본질보다 '기술 도입'과 '시장 논리'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는 점이다.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시대 흐름을 정권 주도의 '기술 쇼케이스'로 단순화하고, 특정 업체가 개발한 콘텐츠를 전국 학교에 일괄 배포하는 방식은 오히려 AI 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첫째, 공공성보다 상업성이 우선되었다. AIDT의 주요 콘텐츠 개발이 소수 민간 교육기업에 의존했고, 이 과정에서 교사들의 참여나 학생들의 피드백은 형식적 수준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수천억 원의 예산이 '맞춤형 AI 교육'이 아닌 '획일적 디지털 교재'에 투입되었고, 학교 현장은 새로운 학습 도구에 대한 이해도 없이 적용만을 강요받았다.
둘째, AI의 가능성을 '교재 대체물'로 축소시켰다. 진정한 AI 기반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학습 방식에 맞춰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추천하며, 자율적 학습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AIDT는 단순히 전자책 수준의 콘텐츠에 영상, 퀴즈, 애니메이션을 덧붙인 것에 불과했다. 이는 AI를 활용한 개인화 교육, 메타인지 기반 피드백 시스템, 학습 로그 분석 등 현재 세계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AI 에듀테크 흐름에 한참 뒤처진 방식이다.
셋째, 교사의 역할이 철저히 배제되었다. AI 기반 교육의 진정한 핵심은 교사와 기술의 협업에 있다. 그러나 AIDT는 교사를 단순 '진행자'로 전락시키고, 기술 주도형 학습을 중심에 놓았다. 이로 인해 교사들은 수업 통제력을 상실하고, AI 콘텐츠의 오류나 편향을 교정할 수 없는 수동적 입장으로 밀려났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한 AI 시대,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해답은 '디지털 교재'가 아닌, AI 기반 맞춤형 학습 생태계의 구축에 있다.
첫째, 국가가 주도하되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교육부가 특정 업체에 독점적 콘텐츠 개발을 맡길 것이 아니라, 오픈소스 기반의 AI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국 교사와 대학, 스타트업, 지역 교육청이 함께 콘텐츠를 개발·보완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기술은 공공의 인프라로 제공하되, 콘텐츠는 분산된 참여를 통해 진화해야 한다.
둘째, 모든 학생에게 AI 튜터를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챗봇 수준이 아닌, GPT 기반의 고도화된 학습 동반자다.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취약 개념을 진단하고, 학습 동기와 패턴을 파악해 학습 루트를 설계해주는 개인 맞춤형 AI 교사다. 이는 가정의 소득과 상관없이 누구나 양질의 개별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교육복지의 실현이기도 하다.
셋째, 교사는 AI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AI가 수집하고 분석한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사는 학생의 감정, 태도, 인성적 요소까지 포괄하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기술이 진단하고 추천하는 교육, 교사가 통찰하고 안내하는 교육이 결합되어야 진정한 AI 시대의 교육 혁신이 가능하다.
넷째, 전국의 초·중·고 교육과정에 'AI 리터러시'와 '디지털 윤리' 과목을 정규화해야 한다. 학생들이 AI 기술을 단순히 소비하는 사용자가 아닌, 윤리적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를 갖춘 창조적 사용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또한 국가가 주도하되, 다양한 시민사회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공동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AIDT는 실패한 정책이라기보다, 시대착오적 접근의 상징이었다. 진정한 교육 혁신은 기술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사람의 관계를 재설계하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는 더 이상 디지털 교재 몇 권으로 AI 교육을 논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육의 틀'을 완전히 다시 짜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AI 기술을 수단이 아닌 사람 중심 교육의 조력자로 바라볼 때 비로소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 AIDI 를 넘는 새로운 진짜 AI 교육 해법을 제시한다. 우리는 더 이상 디지털 교재 몇 권으로 AI 교육을 논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육의 틀’을 완전히 다시 짜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AI 기술을 수단이 아닌 사람 중심 교육의 조력자로 바라볼 때 비로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