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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0일 저녁 7시, 우리들공원 야외공연장(중구 대흥동)에서 ‘1987-2025 대전, 민주주의를 잇다!’라는 제목으로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가 개최됐다.
6월 10일 저녁 7시, 우리들공원 야외공연장(중구 대흥동)에서 ‘1987-2025 대전, 민주주의를 잇다!’라는 제목으로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가 개최됐다. ⓒ 임재근

6·10민주항쟁 38주년을 맞아 대전에서도 기념행사가 열렸다.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이사장 정종미) 등 대전지역 단체들은 지난 10일 오후 7시, 우리들공원 야외공연장(중구 대흥동)에서 '1987-2025 대전, 민주주의를 잇다!'라는 제목으로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기념행사는 지난 12.3내란사태 이후 6.3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가 된 이후여서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기념사에 나선 정종미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오늘 우리는 1987년 6월, 독재에 맞서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의 새벽을 열어낸 6월 항쟁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38년 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향한 거대한 물결 속에서 대전 시민은 결코 침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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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미 이사장은 이어 "6월 항쟁은 과거의 기억이 아니다"며 "그 정신은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으며, 더 나은 민주주의, 더 깊은 통합, 더 밝은 미래를 향해 우리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길 위에서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자주와 평화, 남북통일이라는 민족의 숙원을 이루는 그날까지, 6월의 정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살아 있을 것이고, 갈등과 불평등, 차별과 혐오를 넘어 더 나은 공동체를 향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행사에는 대전청소년YMCA 회장 양규리 학생(대전여자상업고등학교 2학년)이 축사에 나서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양규리 회장은 "1987년, 그 거리의 한복판에도 청년과 청소년이 있었고, 지금 이 자리에도 저희 청소년들이 있다"면서 "우리는 단지 미래의 시민이 아니라, 오늘의 시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인 우리는 그날의 함성을 교과서가 아닌 삶 속에서 기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규리 회장은 또한 "청소년인 저희에게는 아직 투표권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에게 민주주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며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학교에서의 의사 결정 속에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도 우리는 민주주의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소년인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단지 선거 때 한 표를 던지는 행위가 아니다"며, "민주주의란 서로를 존중하고, 목소리를 들으며,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양규리 대전청소년YMCA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양규리 대전청소년YMCA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임재근

 6월 10일 저녁 7시, 우리들공원 야외공연장(중구 대흥동)에서 ‘1987-2025 대전, 민주주의를 잇다!’라는 제목으로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가 개최됐다.
6월 10일 저녁 7시, 우리들공원 야외공연장(중구 대흥동)에서 ‘1987-2025 대전, 민주주의를 잇다!’라는 제목으로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가 개최됐다. ⓒ 임재근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위원장 박정현 국회의원(대덕구)도 축사를 통해 "우리가 오늘 누리고 있는 자유와 권리는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며 "38년 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수많은 이들의 용기와 희생 위에 세워진 소중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의원은 또한 "민주주의는 한번 쟁취했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6월 항쟁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행사를 공동주최한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문성호 공동대표는 인사말에 나서 " 1987년 '호헌철폐! 독재타도! 민주주의 쟁취!'는 2025년 제38주년 6.10민주항쟁에서는 이제 '차별철폐! 부의 불평등 타도! 민주주의 공공성 강화!'가 다짐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며 "탄핵광장의 응원봉과 깃발시민들이 다시 만난 세계는 차별과 배제가 없는 모두 행복한 나라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공동주최 단체인 세상을바꾸는대전민중의힘의 김율현 상임대표도 인사말에 나서 "6.10 민주항쟁은 2016년 촛불항쟁으로, 2024년 빛의 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제 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사회대개혁투쟁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란특검으로 내란세력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진행하고, 노동자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 사회공공성이 확대되는 세상,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을 만들 때까지 민주항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이 6월항쟁 사진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한 시민이 6월항쟁 사진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 임재근

 6월 항쟁 이후 ‘군부독재 종식’과 ‘양김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며 분신해 유명을 달리한 박응수 열사의 삶을 알리는 전시도 진행됐다.
6월 항쟁 이후 ‘군부독재 종식’과 ‘양김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며 분신해 유명을 달리한 박응수 열사의 삶을 알리는 전시도 진행됐다. ⓒ 임재근

대전에서도 6월항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7년 6월 10일 개최된 '박종철군 고문살인은폐 규탄 및 호헌철폐 국민대회'였다. 이 대회는 전국 22개 지역에서 30여만 명이 참여한 시위였는데, 대전에서는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 충남본부'가 중심이 되어 대흥동의 카톨릭문화회관에서 도민대회가 열렸다. 도민대회는 경찰의 원천 봉쇄로 대회 자체는 열리지 못했지만 끓어오르는 대중의 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민대회는 자연스럽게 시내 곳곳에서 가두집회와 시위의 형태로 발전하여 자정까지 이어졌다. 이날 시위로 63명이 연행되고 학생과 경찰 등 2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대전·충남의 6월 민주항쟁은 6월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 동안 연인원 50여만 명의 학생, 청년, 노동자, 농민, 종교인 등이 참여한 대규모 민주 혁명이었다. 대전에서 가장 기념비적 항쟁이 있었던 날은 6월 15일이었다. 학내집회를 마친 7천여 명의 충남대생이 유성에서 대전역까지 장장 10km를 행진했고, 중앙로에서 목원대학교와 한남대학교 학생들, 시민들까지 합류해 1만여 명까지 늘어났다. 이날 시위대는 경찰의 봉쇄를 무력화하고 '호헌철폐를 위한 범시민대회'를 개최했다.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충남대 민주동문회 노래모임 ‘푸른하늘’이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충남대 민주동문회 노래모임 ‘푸른하늘’이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 임재근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노래패 ‘놀’이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노래패 ‘놀’이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 임재근

기념식에 이어 진행된 문화제에는 6월항쟁 기념 영상 상영, 6월항쟁 기념시 낭독, 노래공연, 6월항쟁 기념극 등이 진행됐다. 대전작가회의 소속 김채운 시인은 '민주주의의 숨결로 잇다'는 제목으로 기념시를 낭독했다. 충남대 민주동문회 노래모임 '푸른하늘'과 노래패 '놀'은 노래공연에 나섰다. 마당극단 '좋다'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는 제목의 6월항쟁 기념극을 공연했다. 식전공연으로 충남대 졸업생 구본중 씨는 오카리나 연주를 하기도 했다. 기념행사장 주변에는 6월항쟁 사진전과 6월 항쟁 이후 '군부독재 종식'과 '양김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며 분신해 유명을 달리한 박응수 열사의 삶을 알리는 전시도 진행됐다.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대전작가회의 소속 김채운 시인이 ‘민주주의의 숨결로 잇다’는 제목으로 기념시를 낭독하고 있다.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대전작가회의 소속 김채운 시인이 ‘민주주의의 숨결로 잇다’는 제목으로 기념시를 낭독하고 있다. ⓒ 임재근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마당극단 ‘좋다’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는 제목의 6월항쟁 기념극을 공연하고 있다.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에서 마당극단 ‘좋다’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는 제목의 6월항쟁 기념극을 공연하고 있다. ⓒ 임재근

'제38주년 6·10민주항쟁 대전기념식 및 문화제'는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세상을바꾸는대전민중의힘이 공동으로 주최했고,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가 주관했다. 대전광역시와 대전광역시 중구가 기념행사를 후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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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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