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사 주요 내용은 1분 30초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와 함께하는 오늘의 경제뉴스 다섯 가지.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https://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5/0609/IE003479017_STD.jpg)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주가는) 오르겠죠. 워낙 그동안 (정치·
경제적으로) 부침이 심했으니까… 보통 3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윤곽이 확실해지는데, 이번엔 해외 변수가 많잖아요. (이재명 후보 쪽) 새로운 인물들이 있습니까."
21대 대통령 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저녁이었습니다. 서울 종로 일대는 어수선했습니다. '기호 2번' 빨간색 조끼부터 모자를 쓴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 마지막 날 유세가 서울시청 앞 광장이었기 때문이죠. 조그마한 노포에서 마주 앉은 김아무개 전무는 국내 중견 대기업의 임원입니다. '이미 사전 투표를 했다'는 그는 선거 당락보다 투표율과 득표율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80-50'을 넘기면, 이재명 후보가 집권 초기 강력하게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전체 투표율이 80%가 넘고, 이 후보가 50% 이상 득표할 경우를 가정한 겁니다(최종 결과는 못 미쳤지만, 비슷했습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꼈던 것은, 기업 쪽에서도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진보 정권에 대한 '우려'는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상법과 근로기준법 등 일부 법안 개정보다 오히려 인공지능을 비롯한 주요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에 관심이 컸습니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서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데도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소비가 살아나야 기업 사정도 나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주식시장의 예를 들어가며, "과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라고 기업이나 경제가 더 나빠진 것도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냥 보수 쪽 미디어나 정당에서 만든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실제 주가 흐름만 따져봐도 그렇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이 1980년 이후 9번의 대선 전후 주가 변동을 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대체로 대선 이후 주가는 차이는 있지만 오르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오히려 최근 이명박-박근혜-윤석열 보수정권의 대선 3개월 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구요. 진보 성향의 김대중-문재인 정권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노무현 정부도 집권 초기 북핵 사태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주가가 1년 후 14% 이상 올랐습니다.

▲역대 대통령 선거 전후의 증시 흐름 ⓒ 유진투자증권
경제 성장이나 재정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의 경제사회 위기 등을 감안하더라도 진보 성향 정권의 경제성장률이 더 높습니다. 또 진보 정권이라고 재정 상황이 크게 악화한 것도 아닙니다. 물론 보수 정권보다 상대적으로 재정 지출이 많긴 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죠. 특히 정부 재정 악화를 가장 우선으로 막겠다고 공언한 윤석열 정권의 재정 수지가 가장 나빴습니다. 부자 감세 등 각종 세금 감면에 적극 나섰던 탓입니다.
이제 이재명노믹스(이재명 정부의 경제철학을 일컫는 말)가 시작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그동안 꾸준히 강조해 온 '회복과 성장'이 핵심입니다. 이 대통령은 "성장해야 나눌 수 있고, 더 성장해야 격차도 더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경제성장수석'으로 바꿨습니다. 단어 하나 바꿨지만,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컸습니다.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비롯해 하준경, 류덕현 교수 등이 대통령실 경제팀에 합류했습니다. 재정의 역할을 강조해 온 관료와 전문가들입니다.
이 대통령도 연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 회의를 이끌고 있습니다. 메시지도 분명합니다. 경기 회복과 소비 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것입니다.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등의 지원을 우선하라는 당부도 나왔습니다. 그동안 '재정 악화'를 이유로 추경 편성에 미적대던 기획재정부는 바빠졌습니다. 조만간 20조 원대의 추경 예산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경이 실제 집행될 경우, 극심한 가뭄에 '단비' 역할은 할 것입니다.
이재명노믹스에 시장도 크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대선 이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6월 들어 하루 평균 24조 7175억 원의 돈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주식거래 대금입니다. 한국 시장을 떠났던 외국인들을 비롯해 기관 등 큰손들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코스피 지수는 2800선을 훌쩍 넘어 2900선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오늘(10일) 종가는 2871.85입니다. 시장에선 단기적으로 크게 올랐지만, 중장기적으로 여전히 상승세를 기대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현충원 방명록 첫 구절에 '함께 잘사는 세상'이라고 썼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새롭고 공정한 성장'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재명노믹스, 이제 시작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다음은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꼽은 나머지 경제뉴스
국세청이 대 탈세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고액상습 체납자 710명을 재산 추적 조사 대상자로 선정한 것인데요. 이들이 체납한 세금만 1조 원이 넘습니다. 국세청은 그동안 상습적으로 고액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을 숨겨온 사람들을 추적해 왔는데, 이번엔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내용도 가짜 이혼을 비롯해, 차명계좌, 도박, 명품 구매 등 호화 사치 생활을 누렸던 사람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수십조 원의 세수 결손에 대해 세정 당국이 체납 세금 징수를 통해 조세 형평성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이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탈세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소신이 더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요즘 식품업계가 좌불안석이라고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9일)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 게 진짜냐"라는 발언이 실시간으로 전파를 탔기 때문이죠. 식품업계 쪽에선 서민의 대표 음식인 '라면'을 콕 집어서 언급했지만, 새 정부의 물가관리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발언으로 보고 있습니다. 라면 업계에선 억울하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주로 판매되는 라면은 1000원 이하고, 2000원대 라면은 일부 프리미엄이라는 건데요. 식품업계에선 당분간 가격 인상은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입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과 공공기관장 10명 중 7명의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다고 합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31개 공공기관 상임 임원 현황을 조사했는데요. 대상 기관장 331명 가운데 공석인 19개를 뺀 221명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았고, 이들 중 130명은 2년 이상 임기가 남았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 12.3 비상계엄 이후 임명된 기관장도 56명이나 된다고 하네요. 사실상 '알박기 인사'나 다름없는데, 이분들은 앞으로 논란이 될 듯합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정국 불안이 완화되고 미·중 무역 합의가 이뤄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 지표가 개선됐다"고 했습니다. 오늘 공개된 '6월 경제동향'에서 나온 내용인데요. 그럼에도 건설업이 부진하고, 수출도 둔화되면서 경제 전반이 정체돼 있다고 적었습니다. KDI는 경기가 더 나빠지진 않았지만, 활력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향후 추경과 대미 무역협상 등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