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국제공항에서 촬영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2기 대표단 사진. ⓒ 제주항공참사 유가족협의회
12.29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편지글을 공개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10일 오후 '대통령님에게 드리는 편지'를 취재진에게 공개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제주항공 참사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사에서 "세월호,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지 않는 안전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가족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사를 일부 인용하며 "이 (참사들) 가운데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사건이 바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라며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무안공항을 떠나지 못한다. 대통령께서 나서주셔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무안공항 찾아 함께 눈물 흘리던 대통령님 기억...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아직"
유가족들은 편지글 서두에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이재명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어두운 광장을 환하게 밝히던 그날, 불의에 맞서고 불평등에 저항하며 어둠을 몰아냈던 것은 '시민의 힘'이었다"면서 "이제 '진짜 대한민국'(후보 시절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을 만들기 위해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우리와 함께 눈물을 흘리던 대통령님을 기억한다. 슬픔에 젖어 울부짖는 우리를 향해 '제가 죄송하다'며,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셨다"라면서 "대통령님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국내 항공기 역사상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사건이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없이 잊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잊지 않겠다'는 약속 하나만 믿고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러나 탄핵과 국내외 정치적 상황에 가려 점점 잊혀가고 있고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항공 참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광주전남 지역에서조차 제대로 목소리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참사 넉 달 만에 특별법이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진상규명이 빠진 특별법은 유가족에게 반갑지 않다.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조사 결과만 믿고 기다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무안국제공항 개항 전인 2004년과 2007년 둔덕에 대한 보완 요구가 있었으나 묵살됐다는 점, '조류 충돌 우려'를 논의하는 회의에 제주항공이 참석하지 않은 점, 과거 수차례 팬 블레이드(fan blade)가 부러지는 사고를 일으킨 적이 있는 보잉사 기체를 사용해왔고 현재도 동일 기종의 비행기를 수십 대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보다 투명한 제주항공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