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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목 대구 남구의회 부의장(자료사진).
정재목 대구 남구의회 부의장(자료사진). ⓒ 대구남구의회 제공

국민의힘 소속 정재목 대구 남구의회 부의장이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해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혐의로 입건됐다.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월 26일 오후 9시 50분쯤 대구 달서구 한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은 정 부의장이 탄 차량의 운전자인 50대 여성 A씨를 적발했다.

당시 A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정지 수준이었고 동승자인 정 부의장은 0.03% 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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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씨를 조사한 뒤 지난 5월 도로교통법 상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정 부의장은 훈방 조치했다.

그런데 이후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처음 차량이 출발하기 전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정 부의장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정 부의장이 운전을 하다 음주 단속에 걸릴 것을 우려해 A씨와 자리를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정 부의장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며 "당시 운전자를 바꾸게 된 경위와 음주운전 방조 혐의 등 사건 전반에 걸쳐 철저한 조사를 통해 명확하게 사안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출직 공무원의 '음주단속 전 자리 바꿔치기'

이와 관련 지역사회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정재목 구의원이 직접 음주운전 바꿔치기한 의혹을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최초 운전자인 정 구의원은 훈방 대상인 혈중알코올농도 0.03% 미만이지만 A씨는 면허 정지 수치가 나왔다"며 "어디서 어떻게 왜 운전자가 바뀌었는지 등 의문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을 규탄한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정재목 부의장이 직접 의혹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논평을 통해 "정 부의장이 음주운전을 한 것도 모자라 운전자를 바꿔치기하고 음주운전을 방조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는 공직자의 윤리와 양심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며 이를 행하거나 방조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특히 운전자 바꿔치기의 경우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교란하고 방해하려 한 것으로 공직자가 공권력을 조롱하는 행위를 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의 무혐의 판단에 대해 봐주기 의혹과 비판 여론이 있는 만큼 철저한 수사와 적확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정 부의장을 향해 공직에서 즉각 사퇴하고 국민의힘 대구시당도 이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해명과 대구 시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남구의원들도 정 부의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정현·강민욱 구의원은 지난 9일 남구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인 음주운전을 방조하고 묵인한 정 부의장은 모든 직책에서 자진 사퇴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부의장은 구체적인 해명 대신 경찰의 수사를 지켜본 뒤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아직 조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나오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 여부에 대해 그는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술을 아주 조금 마셨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송민선 남구의회 의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윤리위원회를 열어 정 부의장의 음주운전 바꿔치기에 대해 논의하겠다"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징계는 불가피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재목#대구남구의회#음주운전방조#입건#2025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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