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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성산구 귀곡동 두산에너빌리티 내에 있는 액화수소 설비 모습 /김구연 기자
창원시 성산구 귀곡동 두산에너빌리티 내에 있는 액화수소 설비 모습 /김구연 기자 ⓒ 경남도민일보

창원시 액화수소설비 사업 대주단(돈을 빌려준 단체)이 하이창원㈜을 인수해 이달 말 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설비가 가동되면 창원산업진흥원은 확약서에 따라 매일 액화수소 5t을 구매해야 한다. 하루 7600만 원, 연간 270억 원 규모다. 창원시는 수요처가 마땅치 않은 데다 수소충전소도 부족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주단 '하이창원' 운영 시작

대주단은 최근 창원산업진흥원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 하이창원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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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단은 지난달 주식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실행해 하이창원 주인이 됐다. 창원산업진흥원 주식 100억 원,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70억 원 등 총 170억 원어치 주식이 대주단으로 넘어갔다.

하이창원은 2020년 4월 '액화수소 설비 사업'이 한국산업단지공단 산단환경개선펀드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이를 운영하고자 설립됐다. 액화수소 설비 총사업비로 출자금 340억 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710억 원 등 1050억 원이 들었다.

대주단이 인수한 하이창원은 지난 5월 2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사진을 선임했다. 창원산업진흥원은 창원지방법원에 '주주권 행사 금지 및 직무 집행 정지'를 신청했지만 지난달 20일 기각됐다.

대주단은 이달 말 액화수소설비 인수와 가동을 앞두고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에 고압가스 운반자 등록, 안전 관리자 선임 등 운영 관련 신청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주단 관계자는 "그동안 설비를 운영하지 않아 비용만 발생했는데 이제 설비를 가동해 액화수소를 창원산업진흥원에 팔아서 투자금을 회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비 가동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며 "올해 3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임시 가동 당시 생산한 액화수소 15t 품질이 적합하다고 확인한 문서가 있어서 이를 토대로 생산시설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관련 절차를 확인 후 조건부 인수(비면책합의)해서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창원산업진흥원 구매 이행해야

 창원시 성산구 귀곡동 두산에너빌리티 내에 있는 액화수소 설비 모습 /김구연 기자
창원시 성산구 귀곡동 두산에너빌리티 내에 있는 액화수소 설비 모습 /김구연 기자 ⓒ 경남도민일보

하이창원이 설비를 가동하면 창원산업진흥원은 구매확약에 따라 매일 5t씩 액화수소를 사야 한다. 문제는 당장 하루 5t씩 액화수소를 사들이는데 7600만 원(부가세 별도 1㎏당 1만 5300원) 들지만 이를 감당할 소비처도 시설도 없다는 점이다.

창원에서 수소 버스 115대, 수소 승용차 1600대 등 하루 최대 수소 소비량이 2.4t에 불과하다. 게다가 수소충전소는 민간 한 곳을 포함해 11곳이 있지만, 기체뿐만 아니라 액화수소 충전이 가능한 곳은 대원충전소(창원 성산구 대원동) 한 곳뿐이다. 4월에 구축했지만 액체수소 실증사업은 마치지 않았다. 효성중공업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에 100억 원가량을 들여 액화수소충전소를 지을 계획이지만 구축까지 1년가량 걸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는 지난 1월 대주단을 상대로 구매 확약에 대한 담보가 시의 빚이 아니라는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7월 중순 2차 변론을 앞두고 있는데 시가 승소하더라도 그 빚은 고스란히 창원산업진흥원이 져야 한다.

창원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시와 진흥원이 긴밀히 협력해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액화수소 생산에 대비해서는 효성, SK, 연구기관 등을 접촉해 처리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뾰족한 답을 밝히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타지역 액화수소는 석유화학 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만드는 부생수소여서 단가가 낮지만, 우리는 개질수소여서 천연가스를 기체수소로 바꾸고 다시 액체로 바꾸는 단계가 추가로 있어서 단가도 높아 판매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액화수소 설비 사업은 재구조화를 해서 일부 상환을 하고 금리를 낮추든지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데 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이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액화수소#하이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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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기사제휴 협약에 따라 경남도민일보가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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