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언론노동조합 로고. ⓒ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호찬)이 창립 이래 최초로 올해 제26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부스를 열고 '성소수자 연대'에 나선다. 또한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맞춰 성소수자 인권 보도준칙을 만들고 발표할 예정이다.
2025년 서울퀴어문화축제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오는 14일 오전 11시부터 남대문로 및 우정국로 일대에서 열린다. 언론노조는 14일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해 민주노총과 함께 한 부스를 나눠 사용한다.
이번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를 추진한 김지경 언론노조 성평등위원장은 9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성평등위원장이니 내 관련 업무이기도 하고 성소수자 이슈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기자로서 보도도 여러 차례 해왔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 부스 신청을 받는다고 해 '무조건 해야지' 싶어 신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지경 성평등위원장은 "언론노조 사무처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시고, 내부 기획단도 꾸렸다. 사무처만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함께 하시겠다는 분이 많다"면서 "내년에는 (민주노총과 부스를 나눠쓰지 않고도) 언론노조 단독으로도 잘 기획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한국이 계엄 때문에 국제적으로 평가가 안 좋아지긴 했지만 세계적인 문화 강국이고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지 않나. 그런데 한국은 성소수자들에 대해 아무런 법적인 권한이 없다.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나 동성혼을 보장하는 법적 제도가 없다고 외국 사람들에게 말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면서 "미국 기자들과 동성 배우자들도 법적인 권리를 자연스럽게 보장받고 있었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그렇지 않다는 건 정의롭지도 않고 불평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가 발표를 앞두고 있는 성소수자 인권 보도 준칙은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한국성소수자연구회 회장),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한희 무지개행동 공동대표(변호사)가 자문을 맡았다. 김지경 성평등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언론인들이 어떤 기준을 갖고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보도를 해야 하는지 원칙을 점검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추진 취지를 밝혔다.
서울퀴어문화축제 부스 기획 및 굿즈 디자인을 담당한 김원중 출판노동유니온 사무국장은 "언론노조 유튜브 구독을 하면 굿즈를 드리는 이벤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거 말고 재밌고 요즘 감성에 맞춰 디자인을 신경썼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노조 부스다 보니 방송, 신문, 출판까지 뭔가를 '쓰는' 분들이 소속돼있지 않나. 굿즈에 넣은 문구 중에 하나가 '우리는 세상을 평등하게 쓰기로 했다'이다. 이 문구는 '평등하게 쓴다(작성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평등하게 세상을 쓴다(사용한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사실 언론노조의 (퀴어문화축제) 참여도 너무 늦은 감이 있긴 하다. 늦은만큼 오래 잘 이어나갈 수 있으면 한다"라면서 "언론계 내에서 이어지는 백래시가 (이런 참여를) 막는 것이 아닌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