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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10 10:17최종 업데이트 25.06.10 10:17

야구장도 친환경 시대... 다회용기 도입, 관객은 준비됐을까

최근 몇 년간 스포츠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부모님과 함께 야구를 시청해 오던 세대가 성장하여 구단의 열혈팬이 된다거나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가 성행하며 젊은 연령층이 유입되는 등 한국 프로야구는 물론, MLB와 같은 해외 야구 리그까지 시청하는 야구팬의 수가 급증했다. 프로야구는 주 6회 경기를 진행하고 표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구장을 직접 방문하여 직관하는 야구팬도 많아지고 있다.

다른 스포츠 종목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관람하는 문화가 훨씬 익숙하게 자리 잡은 프로야구이니만큼 매년 막대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 야구장은 체육시설 중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으로서 2021년 자료(제6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를 기준으로 야구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3444t에 달한다. 이는 체육시설 폐기물의 35%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야구장 내 쓰레기 문제는 구장을 관리하는 구단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채 뒤섞여있는 쓰레기들 잠실 야구장 쓰레기통 사진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채 뒤섞여있는 쓰레기들잠실 야구장 쓰레기통 사진 ⓒ 송지율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채 뒤섞여있는 쓰레기들 잠실 야구장 쓰레기통 사진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채 뒤섞여있는 쓰레기들잠실 야구장 쓰레기통 사진 ⓒ 송지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BO와 각 구단에서는 청소 인력을 확충하고 다회용기를 도입하는 등의 친환경 캠페인을 운영하는 노력을 시작하였으나 기대한 만큼의 큰 효과는 내지 못했다. 특히 수도권에 위치한 잠실(엘지 트윈스, 두산 베어스), 고척(키움 히어로즈), 수원(케이티 위즈)과 대전(한화 이글스) 경기장에서는 2022년 서울시에서 한 달간 시행하였던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야구장 내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하였을 때 다회용기를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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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과 그릇, 도시락 등에 적용되는 다회용기는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대신 깨끗이 세척하여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물품으로,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는 물론, 세척이나 운영을 도와주는 관련 업체의 일자리 창출이나 매장 업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까지도 누릴 수 있다.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다회용기 반납함을 통해 수거된 다회용기는 전문 업체에서 세척 작업을 거쳐 재사용되고 주기적으로 위생 검사도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다회용기 제도 시행에도 문제점이 있다. 해당 제도가 전체 매장이 아닌 일부 매장에만 적용이 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다회용기와 일회용품이 동시에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쓰레기 분리배출 시 헷갈릴 가능성이 높다. 야구장 1층 매장은 다회용기 사용 매장에 포함하지 않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4년 4월 잠실 야구장에 다회용기 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된 이후 다회용기 회수율은 3주 만에 70%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퇴장 관객이 몰릴 때 재활용 수거함이나 일반 쓰레기통에 잘못 버려진 다회용기는 미화원들이 전부 다시 분류해야 한다. 그마저도 비닐봉지에 넣어 섞어 버리거나 훼손된 경우에는 용기를 재사용할 수 없다. 안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다회용기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일반 쓰레기통에 버린다거나 반납함을 찾지 못해 그냥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가 하면 번거롭고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서울여대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 16분반 RE:BASE 팀은 인스타그램과 에브리타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야구장 내 폐기물 및 다회용기 관련 인식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야구팬 4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1%가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문제라고 느끼십니까?"에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하며 야구장 내 환경 문제에 대해 강하게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야구장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면, 사용 후 반납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8%가 "즉시 반납했다"라고 답하였지만, 32%는 "방법을 몰라 못했다"라고 답하며 야구장 내 다회용기 반납에 대한 홍보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마지막으로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 어떤 방식의 인센티브가 제공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보증금 혜택", "사용 시 할인 혜택" 등의 다양한 답변이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야구팬들이 실제로 야구장에서 느끼는 폐기물에 대한 생각과 다회용기 사용 홍보에 대한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설문조사 결과 설문조사를 통계낸 결과
설문조사 결과설문조사를 통계낸 결과 ⓒ RE:Base

설문조사 결과 설문조사를 통계낸 결과
설문조사 결과설문조사를 통계낸 결과 ⓒ RE:Base

'야구장 환경 개선'을 주제로 시작된 해당 프로젝트는 "다회용기 홍보와 인식 개선"을 세부 목표로 정해 진행되었다. 현재 KBO와 프로야구 구단들은 각기 다양한 방면으로 환경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환경 대책을 살펴보면, 먼저 수도권 구단들은 구장 내 식음료 매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하여 실행하고 있으며 KBO는 최근 환경의 날을 맞아 도미노 피자와 협업하여 '에코 판타지' 프로모션을 진행하였다.

환경 개선을 위해 KBO와 구단이 각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은 좋으나 이제는 더 실질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현실적으로 현재 수도권 야구 구단과 한화 이글스만 진행하고 있는 다회용기 도입을 전 구단으로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해서 다회용기 홍보 또한 강화해야 한다.

25시즌을 맞이하여 야구장은 주말 경기는 물론, 평일 경기도 연달아 매진되는 등 굉장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프로야구 리그를 많은 팬들이 즐기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환경 문제들을 KBO와 각 구단은 더욱 적극적으로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야구장#다회용기#야구장환경개선#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서울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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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송지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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