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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영종도 베엠베(BMW) 드라이빙센터. 2층 건물 주변에 다양한 모습의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지난 2014년에 문을 연 이곳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이다.
인천 영종도 베엠베(BMW) 드라이빙센터. 2층 건물 주변에 다양한 모습의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지난 2014년에 문을 연 이곳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이다. ⓒ 김종철

지난 5일 오전 인천 영종도 베엠베(BMW) 드라이빙센터. 2층 건물 주변에는 다양한 모습의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기자를 태운 BMW 고성능 차량이 자동차 전용 트랙 위에 올랐다. 직선 구간에선 차량 속도계의 바늘이 시속 200킬로미터 이상을 넘나 들었고, 곡선 구간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여유롭게 빠져 나갔다. 아스팔트 도로 위로 검정색 마크가 선명했고, 타이어가 뿜어 내는 매캐한 냄새로 가득 찼다. BMW 특유의 '운전의 즐거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또 한 켠에선 산악 지형에서나 있을 법한 온갖 오프로드 장애물이 놓여져 있었다. 30도에 가까운 비탈진 흙길부터 자갈과 모래, 수심 60센티미터에 이르는 물 웅덩이와 30미터 이상의 언덕까지…이같은 시설물 자체를 한 곳에 모아 놓고, 경험하기도 쉽지 않다. 물론 이들 장애물을 무사히 통과하는 차량 역시 BMW의 스포츠다목적차량(SUV)들이다. 이 곳을 찾은 소비자들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드라이빙 센터엔 작년 말 기준으로 162만 명이 다녀 갔다. 여전히 대중 교통으로 직접 방문이 쉽지 않은 공간임에도, 매년 15만 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찾았다. 이 가운데 드라이빙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만 25만 명을 넘겼다. BMW 본사가 있는 독일에도 없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 복합문화 공간이다. 이곳에 들어간 돈만 1000억 원에 달한다.

한동률 BMW그룹 코리아 이사는 "10년 전 이곳에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이 정도의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드라이빙 프로그램에만 1377대에 달하는 차량들이 동원됐고, 이들이 달린 거리만 따져도 지구 186바퀴를 돌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만드는데 노력해 온 결실"이라며 "한국 사회와 동반성장을 위한 미래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들은 왜 한국시장을 주목했을까... 독일도 없는 세계 최초 복합문화공간

 BMW는 한국 시장에 드라이빙 센터를 비롯해 연구개발과 물류부품센터 등을 확대 개편해 나갔다. 특히 드라이빙 센터는 외국계 투자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모델로 여겨질 정도다.
BMW는 한국 시장에 드라이빙 센터를 비롯해 연구개발과 물류부품센터 등을 확대 개편해 나갔다. 특히 드라이빙 센터는 외국계 투자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모델로 여겨질 정도다. ⓒ 김종철

BMW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지 30년이 됐다. 1995년 7월 국내 수입자동차의 최초 법인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는 6921대, BMW는 연간 700대 정도 판매하는 수준이었다. 지난 30년 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규모로만 따지면 35배 이상 커졌고,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도 수입차는 20% 가까이 차지할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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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는 BMW 코리아가 가져갔다. 2011년 수입차 최초 연간 판매 2만대 시대를 열더니, 2015년까지 '7년 연속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2023년에는 연간 판매대수가 7만 7395대를 기록해 메르세데스-벤츠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다시 찾았다. 경기침체속에서도 작년 수입차 1위를 수성했다.

소형차 브랜드인 BMW '미니'와 모터사이클인 '모토라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BMW 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판매한 차량과 모터사이클을 합하면 약 100만대에 이른다. 이같은 성장은 일자리 확충으로 이어졌다. 국내 판매회사를 포함해 직간접으로 BMW와 연관된 인력만 1만 7830명(2024년 기준)에 달한다. 이 역시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1위'다.

 BMW코리아는 2022년과 2023년에 대대적인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2022년에는 프리미엄 공용 전기차 충전 인프라인 ‘BMW 차징 스테이션’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2023년까지 전국적으로 20개소 이상의 BMW 차징 스테이션과 200기의 충전기를 추가적으로 구축해 총 1,000기 이상의 충전 인프라를 갖춘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실행에 옮겼다.
BMW코리아는 2022년과 2023년에 대대적인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2022년에는 프리미엄 공용 전기차 충전 인프라인 ‘BMW 차징 스테이션’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2023년까지 전국적으로 20개소 이상의 BMW 차징 스테이션과 200기의 충전기를 추가적으로 구축해 총 1,000기 이상의 충전 인프라를 갖춘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실행에 옮겼다. ⓒ 김종철

이같은 성장은 BMW 전체 그룹에서도 눈에 띌 정도다. 한국 시장은 지난 1999년 BMW 그룹에서 36위에 위치했었다.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더니, 지난 2023년 이후부터 한국 시장은 세계 5위의 무시할 수 없는 주요 시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BMW 고급 중형세단인 5시리즈는 지난 30년동안 29만대나 팔려 나갔다. 이는 독일, 일본, 중국보다 많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나라가 한국이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역동적인 한국시장은 BMW 그룹내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글로벌 신차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BMW는 지난 2020년 7세대 5시리즈와 미니 컨트리맨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했었다.

그는 이어 "2023년에 그룹 핵심 차량인 5시리즈의 내연기관 8세대 모델과 전기차의 데뷔 무대도 한국이었다"면서 "한국시장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전했다. 물론 국내 수입차 가운데 이처럼 세계최초 모델을 공개한 것도 BMW코리아가 유일하다.

기업시민으로 동반성장과 협력의 모델... 선순환 경제 구조를 만들어

 BMW그룹은 지난 2023년 국내 기업으로부터 약 6조5,350억원 상당의 부품을 구매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협력업체에게 구매한 부품 가격의 누적액은 무려 약 37조원에 달한다.
BMW그룹은 지난 2023년 국내 기업으로부터 약 6조5,350억원 상당의 부품을 구매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협력업체에게 구매한 부품 가격의 누적액은 무려 약 37조원에 달한다. ⓒ 김종철

한상윤 BMW 코리아 대표는 "BMW의 한국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관심은 기업시민으로서의 기업 철학에 기반한다"고 했다. 전 세계의 어느 나라에 진출하든 해당 국가의 기업 시민으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BMW의 철학이라는 것. 한 대표는 "과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많은 국내 투자 해외 기업과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떠났다"면서 "그 와중에 BMW는 오히려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계속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말대로 BMW는 한국 시장에 드라이빙 센터를 비롯해 연구개발과 물류부품센터 등을 확대 개편해 나갔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더욱 쌓아 나갔고, 이는 판매 확대와 매출 증가,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드라이빙 센터는 외국계 투자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모델로 여겨질 정도다.

연구개발과 각종 물류서비스센터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작년 4월 인천 청라에 만들어진 연구개발센터 역시 국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처음이다. 이 곳에선 BMW 차량에 대한 각종 인증 시험을 비롯해 전기차 충전기 시험과 연구 등이 이뤄진다.

 경기도 안성의 부품 물류센터는 BMW 해외법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6만여종에 달하는 부품을 보관하는 이 곳은 오는 2027년까지 추가로 650억원을 들여 센터 규모가 더 커진다.
경기도 안성의 부품 물류센터는 BMW 해외법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6만여종에 달하는 부품을 보관하는 이 곳은 오는 2027년까지 추가로 650억원을 들여 센터 규모가 더 커진다. ⓒ BMW코리아

경기도 안성의 부품 물류센터는 BMW 해외법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6만여 종에 달하는 부품을 보관하는 이 곳은 오는 2027년까지 추가로 650억 원을 들여 센터 규모를 더 키운다. 수입 차량을 보관 하고 품질을 검사하는 차량물류센터도 확대된다. 드라이빙 센터를 비롯해 물류센터 등에 들어간 투자액만 3000억 원을 넘어선다.

이 뿐만 아니다. BMW 그룹이 지난 2010년부터 작년까지 국내 협력업체로부터 사들인 부품 값만 무려 약 37조 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23년 한 해동안 (BMW 그룹이) 국내 기업으로부터 사들인 부품 규모가 6조 5350억 원에 달한다"면서 "이는 BMW 코리아 1년 매출인 6조 1066억 원보다 많다"고 말했다.

BMW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삼성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삼성SDI, LG그룹, 한국타이어, 세방전지 등이다. BMW 전기차 11종 가운데 9개 모델에 탑재되는 전기차 배터리가 모두 국내제품이다. 이밖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작년까지 모두 2125개에 달하는 충전기를 설치했고, 2025년까지 3000기에 달하는 충전기를 전국에 구축한다. 이들 전기차 충전소는 모두 공공에 개방된다. 이 역시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다.

한 대표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면서 "앞으로 한국 사회와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BMW 그룹 코리아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개최한 ‘BMW 그룹 코리아 30주년 페스티벌’. 총 1만 8000여명의 관객들이 참여했다.
BMW 그룹 코리아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개최한 ‘BMW 그룹 코리아 30주년 페스티벌’. 총 1만 8000여명의 관객들이 참여했다. ⓒ BMW코리아



#BMW그룹코리아30년#기업시민#동반성장#사회적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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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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