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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어르신들께 직접 요리를 대접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음식은, 결국 마음이니까요."

지난 6월 9일, 충남 당진시 원행정길에 자리한 위치한 레스토랑 '산티아고'의 이민호 대표가 어르신들을 위한 식탁에 따뜻한 정성을 더했다. 평소 직접 요리를 맡고 최상의 서비스를 고집하는 이 대표는, 이날도 재료 손질부터 조리, 서빙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감당하며, 한 접시의 파스타에 마음을 담아냈다.

 행복마을 정미면 덕마리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파스타>점심 식사 이후에 담소를 나눴다.
행복마을 정미면 덕마리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파스타>점심 식사 이후에 담소를 나눴다. ⓒ 김정아

이는 당진북부사회복지관에서 매월 한 차례 진행되는 여가문화사업의 일환으로, 10월까지 이어지는 다채로운 문화 나눔 행사 중 하나다. 특별히 6월 9일에는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양식 요리를 어르신들께 제공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충남당진 정미면에 위치한 레스토랑 ‘산티아고’ 이민호 대표가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요리하는 모습.좁은 조리 공간에서도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모습에서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충남당진 정미면에 위치한 레스토랑 ‘산티아고’ 이민호 대표가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요리하는 모습.좁은 조리 공간에서도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모습에서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 김정아

산티아고 레스토랑 이민호 대표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재료 손질부터 조리, 서빙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도맡았다. 무엇보다 누군가에겐 흔한 식사일 수 있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새로운 문화의 문을 여는 순간이라는 생각에서다.

"맛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께 누군가 자신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따뜻한 감정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당진북부사회복지관 여가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식문화 체험 프로그램’에서 어르신들이 양식 요리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날은 지역 레스토랑 ‘산티아고’ 이민호 대표가 함께해 파스타와 수박을 제공했으며, 어르신들은 처음 접하는 음식에 웃음을 띠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당진북부사회복지관 여가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식문화 체험 프로그램’에서 어르신들이 양식 요리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날은 지역 레스토랑 ‘산티아고’ 이민호 대표가 함께해 파스타와 수박을 제공했으며, 어르신들은 처음 접하는 음식에 웃음을 띠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김정아

정미면에 거주하는 박천옥 어르신(91세)은 "파스타는 처음 먹어봤다"며 "젓가락으로 집다가 흘렸는데 동네 친구가 옆에서 다정하게 웃어주더라고요. 괜히 기분이 좋아졌죠"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 나이에 이런 음식도 먹어보다니, 오래 살긴 잘했네"라며 특유의 해학 섞인 너털한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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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면 이응필 이장은 "어르신들께는 낯선 음식 앞에 놓이는 것조차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평생을 된장찌개, 김치 하나에 밥 비벼 드시던 분들인데, 처음 먹어보는 파스타요리가 어색하지 않은 분이 어디 있겠나. 그래도 한입 두입 드시면서 '이거 참 별미네' 하실 땐 저도 마음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처럼 누군가가 어르신들을 위해 정성을 들인 자리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큰 위로가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왼쪽 박천옥(91세)어르신과 이웃 동생들도 식사를 통해 색다른 식문화를 경험하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왼쪽 박천옥(91세)어르신과 이웃 동생들도 식사를 통해 색다른 식문화를 경험하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 김정아

이민호 대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어르신 식문화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다음 봉사에서는 "어르신들이 드시고 싶은 메뉴를 직접 여쭤보고, 그에 맞춰 음식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는 단순한 봉사를 넘어, 세대 간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음 만남에선 어떤 한 끼가 또 하나의 기억으로 남게 될지, 그 발걸음에 자연스레 관심이 모인다.

한편, 여가문화 프로그램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낯선 음식을 매개로 어르신들의 일상에 '작은 환대'라는 이름의 문화를 선물했다. 누군가를 위해 정성을 들이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웃음. 어르신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따뜻하게 머무를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당진신문에도 실립니다.


#산티아고레스토랑이민호대료#정미면덕마리마을회관#당진북부사회복지관#여가문화사업으로다채로운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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