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 ⓒ SBS, MBC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선출하는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지난 3일 마무리 됐다. 이번 대선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계엄-탄핵 정국을 마무리 짓고 어려워진 정세를 수습할 책임 있는 인물을 뽑기 위한 선거라는 점에서 79.4%(3일 20시 기준)라는 28년만의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자연히 대선 결과를 안방까지 전달하는 각 방송사의 개표 방송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2020년 4.15 총선, 2022년 3.9 대선까지만 하더라도 KBS가 시청률 1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치러진 2024년 4.10 총선에선 MBC가 1위에 오르는 등 선거 못잖은 판세 변화가 이뤄진 바 있다.
그래서인지 올해 선거 개표 방송에선 기존 지상파 3사의 치열한 경합, 이를 뒤쫓는 종편 및 뉴스 보도 채널의 추격이 펼쳐졌다. 6.3 대선 개표 방송에선 과연 어느 채널이 함박 웃음을 지었을까.
4일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에 따르는 MBC의 개표 방송은 평균 10.73%, 최고 14.5%(3부)를 기록해 지난해 총선에 이어 또 다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KBS가 평균 3.45%, 최고 5.2%(2부), SBS는 평균 2.65%, 최고 3.7%(3-4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젊은 세대 눈길 잡기 위한 화려한 CG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 ⓒ SBS, MBC
이번 대선 개표방송에서도 앞선 총선 못잖게 현란한 CG를 적극 활용한 SBS와 MBC의 화면 구성이 타 방송사 대비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특히 각종 선거 때 마다 재치 넘치는 영상을 선보였던 SBS는 이번에도 자사의 강점을 십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이재명-김문수 후보의 치열한 대결을 웃음기 담은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등 올해 대선에서도 발군의 화면을 제작했다.
우연찮게 SBS-MBC 양사 모두 카레이싱 대결을 소재로 CG를 선보였는데 SBS가 상대적으로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과시해 우위를 점했다. MBC는 각 지역 특색이 담긴 음식 영상으로 지역별 개표 현황을 전달하거나 OTT 속 프로그램 선택 화면으로 후보자 득표율을 소개하는 등 나름의 차별화를 도모했다.
반면 보수적 성향이 강한 KBS를 비롯한 종편, 보도채널 쪽에선 평이한 CG 구성으로 개표 결과 내용 전달에 치중하는, 무색무취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유튜브 실시간 중계 강세 보인 SBS-MBC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 ⓒ SBS, MBC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시청자들이 크게 늘어 났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각 방송사들은 TV 본 방송을 유튜브로 라이브 재송출하면서 사람들을 자사 채널로 묶어 두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투표 종료 직후인 3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SBS와 MBC가 유튜브 한정으론 초강세를 나타냈다. 각각 15만 명-11만 명 이상 달하는 실시간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하면서 다른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이에 반해 KBS는 7만 5천여명 수준이었다. 이는 최근 1-2년 사이 달라진 시청자들의 민심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로 풀이될 수 있다. 일련의 정치적 사안에 대한 보도 과정에서 불신을 자초한 KBS가 지난해 총선에 이어 올해 대선에서도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은 셈이었다.
반면 JTBC-채널A 등 종편 채널과 YTN과 연합뉴스 TV 등 보도 채널은 각각 3천~5천여명 수준의 실시간 접속자수를 나타내 상대적인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보수-진보 논객 활용한 결과 분석 대담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 ⓒ SBS, MBC
이와 더불어 주요 방송사들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주요 관계자를 비롯해서 진보와 보수 논객들을 대거 섭외, 선거 분석 대담을 개표 방송 주요 코너로 마련했다. 향후 정세 분석을 위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주력했다. 여기서도 SBS와 MBC의 출연진 및 내용 구성이 상대적으로 타사 대비 더 많은 볼거리를 선사했다는 평가다.
SBS는 국회의원 출신 이철희 평론가와 언론인 출신 조갑제 대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 다소 특이한 조합의 인사를 초대해 대선 결과를 분석했다. 이에 맞선 MBC는 이번 대선 기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유시민 작가를 비롯해서 정규재 평론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등을 섭외해 맞불을 놓았다.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 ⓒ SBS,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