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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무대로 이동하고 있다.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무대로 이동하고 있다. ⓒ 이희훈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충청권 표심이 민심의 풍향계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충청권에서 과반 득표에는 미치지 않았지만, '충청에서 이긴 후보가 승리한다'는 공식을 재확인시켰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대전, 충남, 충북에서 모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 전국 : 이재명 49.42% - 김문수 41.15%
▲ 대전 : 이재명 48.50% - 김문수 40.58%
▲ 충남 : 이재명 47.68% - 김문수 43.26%
▲ 충북 : 이재명 47.47% - 김문수 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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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대전 9.76%, 충남 8%, 충북 8.22%로 전국 평균 득표율(8.34%)과 유사하게 득표했다.

특히 대전은 5개구 모두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 충남은 천안·아산·당진·서산 등 서북부 지역이, 충북은 청주·진천·음성·증평이 이재명 승리를 견인했다.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충청권(대전 42.93%, 충남 38.62%, 충북 38.61%%)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높았다. 또한 이재명 후보는 20대 대선에 견줬을 때 이번 대선 대전에서 2.06%p, 충남에서 2.72%p, 충북에서 2.35%p 더 지지를 얻었다.

이재명 승리 요인은? '정권 심판론'- '민생' -'맞춤형 공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월 31일 오후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송진우 전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선수에게 받은 유니폼을 웃고 있다. 송 선수의 등번호 21번은 영구결번으로 ‘21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전달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월 31일 오후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송진우 전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선수에게 받은 유니폼을 웃고 있다. 송 선수의 등번호 21번은 영구결번으로 ‘21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전달 했다. ⓒ 이희훈

이재명 후보가 충청권에서 47~48%대 득표를 달성한 배경에는 계엄과 탄핵에 따른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과정에서도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여 간 누적된 독단적 정부 운영에 대한 피로감과 고물가, 부동산 불안정 등 민생 경제 문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또한 충청권의 전통적인 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중도층과 무당층 일부를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기 극복 능력과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중도층을 흡수하려 했던 전략이 충청권 유권자들에게 통했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에 특화된 지역 균형 발전, 광역 교통망 확충, 첨단 산업 유치 등 구체적인 맞춤형 공약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대전 정책 공약으로 ▲'과학 수도'를 내걸고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AI, 양자컴퓨팅 등 첨단 과학기술 투자 확대 및 K-배터리 삼각 벨트 조성을 제시했다. 충남은 ▲석탄 화력 발전소 폐쇄 및 재생에너지 중심 산업으로의 신속한 전환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과 지역 경제 재편, 서해안권 발전 등을 내걸었다. 충북은 ▲'미래 성장 산업 육성' 비전을 위한 청주공항 활성화, 2차전지·반도체·바이오 산업 등 첨단 산업 육성을 통한 중부권 경제의 핵심 거점 등을 제시했다.

 30일 오후 충북 제천 중앙시장 앞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30일 오후 충북 제천 중앙시장 앞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후보의 경우, 막판 지지층 결집 양상을 보였지만 중도층을 흡수하는 데 역부족인 흐름을 보였다. 김 후보가 충청권에서 얻은 득표율은 선거운동 기간의 여론조사 지지율보다는 높지만 흐름을 변화시키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준석 후보는 대형 양당 구도 속에서 충청권에서 얻은 8%대의 득표율로 제3지대 후보로서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거대 양당 정치에 대한 피로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지만, 이준석 후보가 특정 세대와 특정 성별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등 성별 갈등을 부추겨 표를 얻었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또 다른 형태의 분열 정치로 이어진다는 비판은 이준석이 넘어야 할 산이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득표율(전체 0.98%, 대전 1.02%, 충남 0.92%, 충북 0.96%)은 낮지만, 한국 진보 정치의 현실적 한계와 동시에 진보적 가치와 의제를 대변했다는 점이 눈길이 간다. 거대양당의 견고한 벽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전략,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책 개발, 리더십 발굴 등의 숙제를 남겼다.

21대 대선 결과는 충청권이 각 후보의 시대정신에 따라 표심을 변화시키는 '민심의 풍향계'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21대#대선#이재명#김문수#2025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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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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