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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로저스 회장. 사진은 2019년 9월 26일 전북 전주시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열린 2019 전북 국제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짐 로저스 회장. 사진은 2019년 9월 26일 전북 전주시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열린 2019 전북 국제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 연합뉴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 표시 진위 여부가 논란이다. 앞서 대구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은 짐 로저스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면서 그가 '이재명 지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반응했다는 기사를 올렸다가 삭제했다. 하지만 이후 <한국경제> 등도 짐 로저스와의 인터뷰가 담긴 기사를 내면서 진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달 29일 국회소통관에서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를 대신 전한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과 이번 일을 공동으로 추진한 재 영국동포 송경호 교수가 2일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송경호 교수는 2일 그간의 상황을 담은 입장문을 김진향 전 이사장에게 보내왔다. 송 교수는 입장문에서 2012년부터 시작된 짐 로저스 회장과의 인연을 말한 후 "북측과의 경제협력 기회가 고갈되어지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는 짐 로저스 회장님과 대북투자 재개 가능성을 위한 위챗 소통을 최근에 시작했고, 그 와중에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그나마 두 사람의 공동 목표인 대북 투자 기회나 경제적, 상업적 접근 가능성이 커질 것에 동의하였다"라며 "짐 로저스 회장께서 평소와 같이 각론에 강한 저에게 이재명 후보 지지를 위한 초안 작성을 부탁하셔서 두어 번의 수정을 통해 최종안을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짐 로저스 회장의 지지문을 언론에 게재하려던 당초 계획이 대선 후보 지지선언 게재불가라는 상황에 봉착했고, 급히 평화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개성공단 기업대표분들과 공동 지지선언으로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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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그런데 6월 1일 영국 시간 밤사이, 모 신문사에서 짐 로저스 회장님의 지지 선언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접촉했던 것 같다"면서, 그 과정에서 해당 언론사가 "'지지'를 의미하는 'support'가 아닌 경제적/법적 책임, 보장까지 포함하는 'endorse'의 개념을 사용하여 미국 국적인 짐 로저스 회장이 곤궁에 빠지는 상황이 연출되었다"라고 밝혔다. 송 교수는 "참고로 'endorse: 법률적 책임이 따르는 공식적 지지'와 'support: 일상적 범주의 지지'는 크게 다르며 보편적인 지지선언은 영어로 support에 해당한다"면서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endorse라는 표현 자체가 짐 로저스 회장님에게는 여러모로 아주 민감한 단어"라고 강조했다.

송경호 교수는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바랐던 짐 로저스 회장의 선의에 의한 충심을 endorse라는, 정치적/법률적 책임이 따르는 단어 사용으로, 혹여 개인에게는 신분적-경제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내몲으로써 기존 입장으로부터 위축시켜버리는 현 상황이 참으로 슬프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짐 로저스와 이메일 인터뷰 기사를 실은 <한국경제>는 "로저스 회장은 전날 한국경제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는 편지를 작성하거나, 그 작성에 동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런 적 없다'(No, I did not)이라고 답했다"면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완전한 사기'(complete fraud)라고 표현한 적 있느냐는 물음에는 '나는 누구도 지지한 적이 없고,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I have not endorsed anyone there and do not know anything about such claims)고 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이사장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는 사실"

 짐 로저스 회장과 송경호 교수가 주고 받은 위챗 메시지 내용
짐 로저스 회장과 송경호 교수가 주고 받은 위챗 메시지 내용 ⓒ 김진향

김진향 전 이사장 또한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는 사실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김 전 이사장은 2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거듭 확인한다"면서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이사장은 이와 관련 "영국의 송경호 교수께서 짐 로저스 회장과 SNS를 통해 대화하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문을 만들었다"면서 "관련하여 지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촉박한 일정으로 인하여, 최종 발표된 지지 문구를 확정하는 과정에 일부 착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문 문구 수정에 어떤 착오가 있었는지 SNS 내용들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미국인 신분인 짐 로저스 회장의 사적 대화를 공개하는 것이 되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지지문 수정, 전달 과정에 발생한 착오로 인하여 혼선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이번 지지는 짐 로저스 회장과 송경호 교수 그리고 저의 선의로 이루어졌다"면서 "짐 로저스 회장의 선의가 악의로 변질될 수 있는 반평화적인 국가적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향 전 이사장이 일부 공개한 짐 로저스 회장과 송경호 교수와의 위쳇(WeChat)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실제 두 사람은 지난 5월 24일부터 수십 차례 오고 간 메시지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논의를 진솔하게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송 교수가 '대통령 선거에서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의견이 없느냐'고 묻자 짐 로저스 회장은 한반도에 관심이 많다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송 교수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support of LJM)를 밝혀 줄 수 있는지를 물었고, 짐 로저스 회장이 초안 작성을 부탁한다(It sounds like you should draft it to be safe)고 화답하면서 지지선언문 작성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둘 사이 오고 간 내용을 보면, 짐 로저스 회장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인 'support'한다는 것이지 경제적/법적 책임, 보장까지 포함하는 'endorse'는 분명히 아니라는 점이다.

한편 논란이 불거진 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게 바로 여론조작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에 나섰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또한 "그냥 거짓말이 일상화돼 있다"며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이런 거짓말을 한단 말이냐"고 거들었다.

덧붙이는 글 | 법률닷컴에도 실립니다.


#로저스#김진향#2025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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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규 (chookk7) 내방

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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