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은 29일 저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캠프 앞에서 ‘고공농성 투쟁승리 민주노총 문화제’를 열었다. ⓒ 임석규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서울 여의도로 향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7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 앞에서 '고공농성 투쟁승리 민주노총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번 문화제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세종호텔, 한화오션 등 3개 사업장의 해고 및 노동 탄압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거리에서 고공농성 노동자들을 지지하며 이들을 하늘 위로 올라가게 한 사측의 노동 탄압과 이전 정부들의 1996년 노동법 날치기 등 반노동 정책들을 정치권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문화제에서 하늘 위로 올라간 동료를 대신해 무대 위에 오른 노동자들은 고공농성 투쟁 노동자들이 하루속히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새로운 정부가 노동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와 실천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측부터 우측 순으로 )이날 문화제에서 투쟁 사업장 발언에 나선 김란희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조합원, 안준호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노동안전부장, 이지영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사무장. ⓒ 임석규
이지영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사무장은 "고공농성은 일부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고 없는 세상과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이라며 "대선 후보들에게 하늘 위에서 절박하게 외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의지가 있는지, 열심히 일만 하다 버려진 노동자들의 삶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거제에서 올라온 안준호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노동안전부장도 "3년 전 조선소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노동자들의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구호가 지금도 한화오션 앞 CCTV 감시탑 위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고공농성, 5인 미만 사업장의 최저임금 적용 확대 등 광장의 요구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란희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조합원은 "정치인들은 본인들이 필요할 때만 국민을 찾는다. 그런데 지금 국민이 고공 위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정치인들이 선거용으로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그들이 만든 잘못된 법의 희생자다. 감히 우리를 외면하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노동 문제가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경계의 목소리를 내며, 현장과 일상을 살아가는 노동자·시민들이 광장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지속적인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화제에 참석한 한 청년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문제 해결을 위해 원청 닛토덴코의 교섭 참여를 촉구하는 휴대용 현수막을 높이 들었다. ⓒ 임석규
심규원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내란 청산에 앞장섰던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 요구가 지워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학생들도 고공농성 3사 문제 해결 요구안을 제출하는 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연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12·3 내란 사태 이후 조선 하청 노동자들과 함께해 온 송예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은 국민의힘 김문수, 이준석 대선 후보를 겨냥해 "자격 없는 내란 옹호자와 혐오 정치 후보가 유권자인 노동자·시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배를 만들다 죽어간 동료들의 삶을 지켜본 우리는 조선 하청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노조법 2·3조 개정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문화제 전체실황 :
https://youtu.be/uJkevsZGT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