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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TV토론회에서 꺼내든 여성 혐오적 언사에 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언론의 책임도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7일 오후 이준석 후보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대선 후보자 3차 TV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 온라인 커뮤니티 내 혐오 댓글을 언급해 비판을 받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8일 성명을 내고 "언론이 그대로 옮기기 어려워 맥락만 전할 정도로 끔찍한 발언"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국민이 지켜보는 공식 토론회에서 대선후보가 여성에 대한 성적 혐오와 폭력을 그대로 재현한 것은 대선후보 자격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준석 후보의 성폭력 발언을 즉각 제지하지 않고 공론장에 방치한 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도 "책임이 크다"고 했다. 이어 "선거토론은 유권자의 정책 판단을 돕기 위한 자리이지, 여성혐오와 성폭력 발언을 유포하는 곳이 아니"라며 "공정성과 공공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선거방송토론회가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충격과 혐오를 안긴 이번 사태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TV토론회 제도와 운영 전반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개선이 필요함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라고 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도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라면 선거토론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해치고 혐오와 폭력을 재생산하는 무대가 될 뿐"이라며 "혐오와 폭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이번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뉴시스, KBS는 이준석 성폭력 발언을 '젓가락 발언'으로 부정확하게 칭하며 사안의 핵심을 전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발언만 재차 부각하는 꼴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내란옹호세력뿐만 아니라 폭력을 선동하고 혐오차별을 조장하는 자에게도 마이크를 내어주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 "시민 고통 증폭되지 않도록 주의 당부"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는 지난 2020년 1월 만들어진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과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을 들어 이준석의 발언을 보도하는 언론에 "다시금 시민의 고통이 증폭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는 28일 오후 성명을 내고 이 후보의 발언을 "끔찍한 대국민 성희롱"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후보는 그저 상대방을 공격하고,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심각한 성폭력 상황을 도구화한 것이다. 이 후보에게 이 땅의 성폭력 피해자들, 청소년을 포함한 다수의 시청자들이 느낄 충격과 분노, 모욕은 안중에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젯밤 시민들이 느낀 것은 결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었다.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는 대선 후보가 전국에 생방송되는 토론의 장에서 성희롱 발언을 거리낌 없이 내뱉을 수 있다는 데 대한 충격과 공포였고, 우리 사회 민주주의와 성평등 의식이 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가 하는 깊은 좌절감이었다"고 설명했다.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는 "언론인 동료들에게 당부한다"면서 "언론현업단체는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을 통해 정치인을 포함한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의 혐오 표현을 더욱 엄격하고 비판적으로 다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가짜뉴스나 왜곡된 정보에 기반한 혐오 표현에 대해서는 철저한 팩트체크를 거쳐 보도하겠다는 원칙도 천명했다"라고 상기시켰다.

더해 "언론노조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은 성차별적 표현의 직접 인용이나 젠더 기반 폭력 범죄의 폭력 양상을 불필요하게 상세히 묘사하는 데 대해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