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자락이 보이는 서울의 도심의 한복판, 바쁜 일상 속에서 자연과 예술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정원'이 생겼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5월 30일부터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이하 '강북센터')에서 상설 프로젝트 <창작의 정원>을 개막한다. 특히 <창작의 정원> 전시는 식물 디자인 전문 그룹 '슬로우파마씨'가 참여해 도심 속 녹지를 감각적인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창작의 정원 포스터 ⓒ 서울문화재단
전시 공간을 맡은 슬로우파마씨는 "식물을 처방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식물 디자인을 매개로 감정과 공간, 삶을 연결해온 예술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에서 채집한 식물 요소와 감각적인 오브제, 설치 미술을 통해 방문자들의 정서를 환기하고, 일상 속에서 예술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전시는 단순한 식물 전시가 아니다. 무엇보다 시민이 직접 '정원'을 감각적으로 가꾸고 확장시켜 나가는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된 것이 다르다. 이것은 정원이 단순한 녹지 공간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을 통해 삶을 치유하고 자신과 대화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프로젝트의 두드러진 특징은 전시 공간 자체가 시민을 위한 하나의 '정원'이 되었다는 점이다. 누구나 이곳을 방문해 예술을 감상하고, 자연을 느끼고, 자신만의 리듬으로 걸을 수 있도록 구성됐는데, 전시를 기획한 슬로우파마씨는 이 공간의 콘셉트를 이렇게 소개했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에 많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방문하고,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창작의 정원' 안을 거닐다가, 관련 서적을 읽고, 잠시 쉴 수 있어요. 예쁜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가는 것은 덤이죠. 그게 곧 문화예술이 가져다주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의 정원> 전시는 오는 5월 30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약 10개월간 계속된다.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관람할 수 있으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 전경 ⓒ 서울문화재단
슬로우파마씨의 전시와 함께,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창작 워크숍도 함께 열린다. 이 프로그램들은 <창작의 정원>의 예술적 경험을 확장하는 기획으로, 감상에 그치지 않고 직접 창작하며 정원을 체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사진, 시각, 전통, 인형극, 그림자 연극 5개 장르를 각 2회씩, 총 12회차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5월, 식물로 만드는 '나만의 정원'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첫 워크숍은 5월 30일에 열린다. 전시 공간을 연출한 식물 디자인 팀 '슬로우파마씨'가 진행하는 <꽃이 머무는 시간>은 식물과 꽃을 활용해 나만의 작은 정원 액자를 만들어보는 시간이다. 자연과 손으로 교감하며 느린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6월, 카메라로 기록하는 일상의 감성
6월 28일에는 감성적인 일상 사진으로 잘 알려진 사진가 하시시박이 진행하는 <빛나는 일상의 순간> 워크숍이 예정되어 있다. 참가자들은 스마트폰 또는 카메라를 활용해 자신의 하루를 촬영하고, 이를 직접 보정해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일상의 순간들이 새로운 감성으로 재조명된다.
7월, 민화로 그리는 우리 집 풍경
7월 26일에는 전통 한국화 작가 박능생이 함께한다. <우리만의 풍경화> 워크숍에서는 부채에 민화를 그리고, 우리 집 가훈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통해 전통 예술을 일상 속에서 체험할 수 있다. 가족 단위 참여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통미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창작의 정원 연계 프로그램 진행 사진 ⓒ 서울문화재단
8월, 해금 소리로 표현하는 나만의 정원
8월 23일에는 한국 전통악기 해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강은일 해금플러스'가 참여한다. <우리가 그리는 정원>은 정원의 풍경과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뒤, 직접 만든 악보를 바탕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독특한 체험형 음악 워크숍이다. 예술과 상상이 교차하는 이색적 시도다.
강은일 연주자는 해금을 연주하고, 시민은 소리를 그린다. 악보의 주인은 시민이고, 무대 위 예술가는 그 감정을 소리로 번역한다. 특히, 해금의 크로스오버라는 독창적인 연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강은일 해금연주자는 이번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정원의 소리를 함께 상상해보고 싶어요. 눈에 보이는 식물들, 바람, 흙, 새소리... 그런 감각들을 참여자들이 직접 그림으로 표현하면, 그걸 바탕으로 연주자들이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작은 콘서트를 열 생각이에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음악 교육이나 감상 프로그램이 아니라, '함께 창작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 과정에서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면 좋겠어요."
9월, 그림책에서 꺼낸 인형과의 대화
9월 27일에는 세계인형극페스티벌 수상팀 '예술무대산'이 진행하는 <그림책 속 인형과 만나다>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류지연 감독의 그림책 <피에로 우첼레>를 함께 읽고,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종이 인형을 제작해보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예술을 통해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감성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10월, 그림자로 펼치는 감정의 정원
10월 25일에는 교육연극 전문 단체 '움직이는 그림자 여행단'이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내 마음의 정원>을 연다. 그림자 연극을 통해 자신만의 꽃과 정원을 상상하고 표현하는 시간이다. 상상력과 감정 표현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창의적인 예술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주민 맞춤 프로그램 '눈길'

▲이번 프로그램은 다양한 예술 장르를 아우르며 주민들의 문화예술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자료사진). ⓒ shyshkina on Unsplash
강북구, 성북구, 도봉구 등 서울 동북권 일대가 문화예술교육으로 한층 다채로워진다. 지난해 11월에 문을 연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은 이번에 개관하는 <창작의 정원> 상설 전시와 연계하여 새로운 예술 워크숍을 구성했다.
무엇보다 인근에 거주하는 지역주민의 성향과 특성을 반영하여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설계한 것이 돋보인다. 5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연계 프로그램은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맞춰 하루에 2회씩 운영되는데, 각자의 대상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일반 성인까지 폭넓은 참여를 염두에 둔 이번 프로그램은 다양한 예술 장르를 아우르며 문화예술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한편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의 윤나영 센터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방향을 이렇게 소개했다.
"<창작의 정원>은 말 그대로 문화와 예술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심고 가꾸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뜻이에요. 공간이 위치한 특성을 반영하여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보다 다양한 이용자 계층이 문화와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성인 대상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했어요. 워크숍은 매번 2회차로 구성되어 있는데, 1회차는 어린이와 가족 중심으로, 2회차는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맞춤형으로 설계했습니다."
*전시안내
'상설전시'는 별도의 신청없이 강북 센터 운영시간(10:00–18:00,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관)에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워크숍' 신청 일정은 서울시민예술학교 강북 누리집(
www.naver.me/xSFsNt9T) 및 센터 인스타그램(@sfacgb)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