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광주시민 문제성씨가 공개한 약 6분 분량의 8㎜ 필름 영상 캡처.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5·18 항쟁의 정점이자 도청 앞 집단발포 직전 시기인 1980년 5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정오 무렵까지 금남로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시민들의 모습, 계엄군과 대치, 상공을 선회하는 헬리콥터와 군용 수송기(C-123)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 독자 제공
5·18 민주화운동 당시 도청 앞 집단 발포 직전 광주의 모습을 촬영한 미공개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1980년 5월 21일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한 시민이 직접 촬영한 미공개 희귀 영상기록물을 최근 기증받아 27일 영상 공개 시사회를 열었다.
5·18 항쟁의 정점이자 도청 앞 집단 발포 직전 시기인 5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정오 무렵까지 시민 문제성(71)씨가 촬영한 약 6분 분량의 8㎜ 필름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당시 금남로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시민들의 모습, 계엄군과 대치, 상공을 선회하는 헬리콥터와 군용 수송기(C-123)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또 5월 21일 불이 난 광주MBC 방송국의 모습과 5월 23일 이후로 추정되는 태극기가 걸린 충장로 일대 및 시민들 일상 장면도 포함돼 있다.
대부분의 기존 영상이 도청 앞에서 시위대를 바라보는 계엄군의 시선에서 제작됐지만, 이 영상은 시민 내부에서 바라본 장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7일 광주시민 문제성씨가 공개한 약 6분 분량의 8㎜ 필름 영상 캡처.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5·18 항쟁의 정점이자 도청 앞 집단발포 직전 시기인 1980년 5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정오 무렵까지 금남로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시민들의 모습, 계엄군과 대치, 상공을 선회하는 헬리콥터와 군용 수송기(C-123)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 독자 제공
특히 시신 2구를 실은 손수레, 시민이 몰고 온 장갑차, 군용 헬기와 수송기의 상공 비행, 거리 방송, 시민들의 환호, 버스를 정리하는 장면 등은 당시 광주의 다층적 상황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단서들이다.
또한 이 영상은 도청 앞 집단 발포 전후의 정황을 시간 순서에 따라 구체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각 자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상에는 계엄군에게 실탄이 분배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시점(진상조사위 진술에 따르면 오전 10시~10시30분경), 장갑차에 캘리버50 기관총이 장착됐을 것으로 보이는 시각, 군용 헬기의 상공 배치와 계엄군 도열 등 당시 군 작전의 흐름을 유추할 수 있는 장면들이 담겨 있다.
기존 영상 중 일부는 필름 순서나 시간대가 뒤바뀌었거나, 연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이 영상은 타임라인이 명확히 유지된 상태로 현장을 보여주고 있어, 계엄군 측 진술의 진위나 영상 조작 의혹을 교차검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27일 광주시민 문제성씨가 공개한 약 6분 분량의 8㎜ 필름 영상 캡처.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5·18 항쟁의 정점이자 도청 앞 집단발포 직전 시기인 1980년 5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정오 무렵까지 금남로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시민들의 모습, 계엄군과 대치, 상공을 선회하는 헬리콥터와 군용 수송기(C-123)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 독자 제공
나아가 집단 발포의 전조였던 실탄 분배, 대열 정비 등 선행 과정을 더욱 명확히 복원함으로써 그날의 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증거 자료로 주목된다.
기록관은 디지털 복원과 해제 작업을 거쳐 이 영상을 일반에 공개하고, 향후 교육, 전시, 연구, 홍보 등 다방면에 걸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호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이 영상은 5·18의 진실과 정신을 후대에 전하는 살아 있는 증언"이라며 "당시 시민이 촬영한 현존 유일한 영상으로서 5·18 진실규명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귀중한 기록물"이라고 강조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340초 분량의 영상에는 5월 21일 계엄군의 집단 발포 직전 광주시민 공동체 모습 등이 담겼고 이는 오월의 진실을 찾는 소중한 조각"이라며 "오월을 함께해준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27일 광주시민 문제성씨가 공개한 약 6분 분량의 8㎜ 필름 영상 캡처.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5·18 항쟁의 정점이자 도청 앞 집단발포 직전 시기인 1980년 5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정오 무렵까지 금남로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시민들의 모습, 계엄군과 대치, 상공을 선회하는 헬리콥터와 군용 수송기(C-123)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 독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