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교육청 마당, 사망한 제주지역 중학교 교사 추모 분향소. ⓒ 전교조 경남지부
"교사의 죽음이 멈출 때 제대로 된 교육이 시작됩니다."
김지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이 제주지역 중학교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경남도교육청 마당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아 쓴 글이다.
이곳 분향소는 경남도교육청, 경남교총, 경남교사노조와 전교조 경남지부가 마련해 26일부터 28일 늦은 오후까지 운영된다. 제주지역 중학교 교사가 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하자 추모하며 마련된 분향소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28일 오후 5시 분향소 앞에서 추모식을 연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고인을 기리는 시간이면서도, 모든 교사들의 다짐의 자리이다"라며 "추모는 기억을 넘어서,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했다.
이날 추모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경과보고, 추도사, 추모공연, 헌화에 이어 '경남교사 다짐의 글' 낭송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다음은 미리 낸 '경남 교사 다짐의 글' 전문이다.
경남 교사 다짐의 글
제주의 동료를 추모하며 우리는 교육을 바꾸어나가겠습니다. 2025년 5월 22일, 우리는 제주의 한 동료교사를 떠나보냈습니다. 20여 년간 학생들과 함께 웃고 울며 교육의 참 의미를 실천해온 선생님이었습니다. 복도 끝에서 학생들과 장난치며 웃음 짓던 모습, 어려운 처지의 학생을 끝까지 돌보던 따뜻한 마음,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성심껏 대했다는 존경스러운 교사였습니다.
고인의 제자들이 보낸 50여 통의 편지는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깨닫게 합니다. "선생님은 늘 마음을 읽어주는 어른이셨고 저희에게 쉼터 같은 존재였다"는 한 제자의 말처럼,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한 인간에 대한 사랑이자 미래에 대한 희망입니다. 우리는 또 한 번 동료의 죽음을 마주하며, 교육 현장의 아픔을 다시 한번 절감합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민원 전화, 고립감과 압박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지원 체계 속에서도 끝까지 학생을 생각했던 선생님의 마음을 헤아립니다.
이제 우리는 다짐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보듬고 돌보겠습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함께 해결책을 찾고, 어려움에 처한 동료가 있을 때 외면하지 않고 나서 말하고 함게 행동허겠습니다. 우리의 연대가 한 명 한 명을 지키는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학생들과의 진정한 만남을 이어가겠습니다. 제자들이 기억하는 그 선생님처럼,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눈을 맞추며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교육자가 되겠습니다. 고인의 뜻을 기억하고 이어가겠습니다.
우리는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선생님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도록 우리가 행동하겠습니다. 실효성 있는 민원대응 시스템이 마련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겠습니다. 교육당국은 이러한 교사들의 목소리를 엄중히 듣고 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학교에서 누군가 홀로 아파하지 않아야 합니다. 고인의 교육 정신을 이어받아 더 나은 교육 현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추모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우리의 다짐을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경남도교육청 마당, 사망한 제주지역 중학교 교사 추모 분향소. ⓒ 전교조 경남지부

▲경남도교육청 마당, 사망한 제주지역 중학교 교사 추모 분향소. ⓒ 전교조 경남지부

▲경남도교육청 마당, 사망한 제주지역 중학교 교사 추모 분향소. ⓒ 전교조 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