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현 부여군수가 26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병기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 굳건하게 하는 선거“
김병기
박정현 부여군수(더불어민주당)는 지난 3월 충청남도 부여 여성회관 외벽에 내건 '윤석열 파면 요구' 현수막을 이유로 보수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일에 대해 "지자체장도 공무원이자 정치인으로서 헌법이 유린당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좌우나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닌 헌법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 군수는 26일 오후 한국전쟁 전후 부여 지역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 현장인 부여 백마강 부근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번 일로 한 차례 부여경찰서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며, '공유재산 무단 점유' 혐의에 대해서는 추후 통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일로 기소하거나, 벌금을 세게 물리거나 하면, 이는 내란 세력과 똑같은 짓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군수는 최근 투표 참여 독려 캠페인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 "최근 우리는 민주 정부라고 해도 언제든지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선거는 시민들에 의해서 민주주의를 굳건하게 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헌법이 다시는 유린당하지 않도록 헌법을 손봐야 하는 중요한 정부를 만드는 선거"라고 정의했다.
박 군수는 21대 대선후보들에게 ▲백제 문화 재생을 통한 역사적 가치 창출 ▲금강 하구를 포함한 생태 자원 연계 다기능 녹색도시 조성 ▲농업 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농업기술교육원' 설립 지원 등을 핵심 공약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금강 재자연화에 대해 "백제보 수문 개방이 강 자연화의 첫걸음"이라며 적극적인 개방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부여 시설 하우스 농가의 지하수 확보 문제를 고려해 농사에 물이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물을 가두고, 필요 없을 때는 완전히 개방하는" 안을 제시했다.
박 군수는 한국전쟁 전후 부여 지역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 진상규명 및 위령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굴곡된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됐나"라며 "늦었지만 진실화해위 조사 자료와 유가족 구술을 통해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위령 사업을 위한 조례 제정과 백서를 만들어 다시는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26일 오후 박 군수와 부여 백마강 부근에서 만나 나눈 주요 인터뷰 요지다.
"좌우의 문제 아닌, 헌법의 문제"

▲지난 3월 박정현 부여군수가 부여군 여성회관에 내건 '윤석열 파면' 촉구 현수막. ⓒ 박정현 부여군수 제공
- 지난 3월에 부여 여성회관 외벽에 사비를 들여 '헌정유린 국헌문란 윤석열을 파면하라'는 현수막을 붙였다. 이 일로 보수 유튜버·단체로부터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당했는데 이후 과정과 현황은?
"두 군데 보수단체가 서울중앙지검에, 또 다른 단체가 부여경찰서에 고발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이 서울경찰청에 이첩했다고 연락이 왔다. 아직 서울경찰청에서 저를 조사한 적은 없다. 부여경찰서에서는 조사를 한 번 받았다. 다른 법적 문제는 없었는데 '공유재산 무단 점유' 혐의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통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고 싶은 얘기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자체장이 엄중한 시기에 정치적 입장을 낸 것을 놓고 법 위반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지자체장도 넓은 의미에서 공무원 신분이기도 하지만 정치인이기도 하다. 공무원 신분이든, 정치인 신분이든 헌법이 유린당해 나라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서 자치단체장이 목소리를 내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봤다. 좌우의 문제도,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닌 헌법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헌법이 짓밟힌 사건이 바로 12.3 내란 사건 아닌가. 누군가 얘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얘기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일로 기소하거나, 벌금을 세게 물리거나 하면 이는 내란 세력과 똑같은 짓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항의 전화가 엄청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주일 동안 5000통 정도의 항의 전화가 왔다. 반면 전화나 문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격려해주신 분들도 참 많다. 시민들의 민주의식을 확인했다."
-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기초자치단체 중 공약 이행과 정보 공개 평가 부분에서 올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상위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나?
"여러 가지를 보고 평가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공약 이행률과 주민과 소통 노력으로 알고 있다. 공약이행률 현재 민선 8기 임기 3년 차인데 80.6%다. 현재 추세대로 가면 임기를 마칠 때쯤엔 훨씬 더 높게 나올 거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께서 민선 5기 성남시장일 때 공약 이행률 96%, 6기 시장 때 94%로 알고 있다. 저 또한 7기 부여군수 때는 95.6%를 달성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순위를 알려주진 않았지만 95%는 1, 2, 3순위에 해당하는 최상위 달성률로 알고 있다."
- 공약을 놓고 주민과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나?
"주민들과 '공약 배심원제'를 구성해 계속 토론한다. 토론하면서 정말 이거는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건지 판단해 보고, 또 이거는 해야 하는데 이거보다는 이게 좀 좋겠다고 하면 공약 이행 방향을 다시 점검하기도 한다. 다양한 형태로 공약과 관련해 지역주민들과 논의해 실현할 수 있는 공약으로 만들어 나간다. 이런 소통 과정도 이번에 좋은 평가를 받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 이번 21대 대선후보 공약 중 부여군에서 꼭 지켜줬으면 하는 공약은?
"부여군에서 (대선후보들에게 바라는) 공약 준비를 많이 했다. 부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이자 백제 고도다. 우리나라에서 고대 국가 고도가 있었던 대표적인 곳이 백제와 신라다. 그런데 신라 지역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정비가 잘 돼 있고 상대적으로 백제 지역은 정비가 좀 늦다. 백제의 경우 한성백제, 공주(웅진) 백제, 부여(사비) 백제 시기가 있는데 이중 부여는 123년간 유지해 아주 많은 유물 유적이 존재한다. 그래서 백제 문화 재생을 통한 역사적 가치 창출을 첫 번째 공약으로 요청했다.
두 번째는 금강 하구를 포함한 생태 자원을 연계한 다기능 녹색도시 조성이다. 현재 4대강 유역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민간이 같이 하는 '국가하구생태복원전국회의'라는 거버넌스 단체가 있는데 제가 이 단체의 상임의장이다. 이 단체에서 실증 실험을 위해 2022년부터 일부 낙동강 수문을 개방해 강이 옛날처럼 제자리로 돌아오는지 보고 있다. 굉장히 효과가 좋다. 이런 걸 통해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제도 풀어가고 금강 하굿둑 해수유통을 통한 강의 재자연화를 통해 내수면 어업도 다시 살리고 연근해 어업도 살리고 관광 산업도 살렸으면 한다.
세 번째는 농업 문제다. 농업도 자본과 기술이 집중되는 스마트팜으로 가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농민이 스마트팜을 할 수는 없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매우 큰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령에 소농이지만 평생 농업을 업으로 살아가시는 분들도 많다.
이런 분들에게 필요한 일손이 없다. 일손을 메워주는 사람들이 이주 노동자다. 그런데 이주 노동자를 받기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고민 끝에 전국 최초로 부여군이 충남대학교와 국제농업기술교육원을 만들기로 협약했다. 이주 노동자 중에 농업 분야에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교육해 인력을 수급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여기서 하기 어려운 농사는 기술을 가르쳐 우즈베키스탄 같은 현지에서 농사지어 팔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수문 여는 것, 강 자연화 첫걸음"

▲수문을 열지 않은 백제보 녹조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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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재자연화를 강조했는데 부여에 있는 백제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문재인 정부 때는 백제보라든가 공주보 개방 문제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는 다시 강을 이수나 치수 문제로만 생각하고 있다.
백제보만 놓고 보면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본다. 그게 자연화의 첫걸음이다. 다만 부여는 다른 지역하고 약간 특성이 하나 있다. 시설 하우스가 집적돼 있다는 점이다. 부여에만 충남도 시설 원예의 40%가 넘게 집중돼 있다.
이중 자왕리의 시설하우스 농가가 백제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물을 다 빼버리면 지하 관정의 지하수 수위도 같이 내려가 지하수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시설하우스는 겨울에도 농사를 짓는데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려면 지하수를 이용해야 한다. 만약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 옛날로 돌아가면 이 지역이 지하수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농사지을 때 잠깐 물을 담았다가 농사에 물이 필요 없을 때는 완전히 개방하는 방식으로 하는 건 괜찮겠다고 본다."
- 오늘 한국전쟁 전후 부여 지역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 진상 규명 작업을 위한 현장 점검을 했다. 어떤 대책 사업을 하려고 하나?
"그동안 정부산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아래 진실화해위)에서 전쟁 시기 민간인집단희생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활동을 하고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위령 사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인권 교육 등을 권고해 왔다. 그런데도 부여가 권고사항 이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동안 굴곡된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됐나. 일제강점기 때도 그랬고 또 해방 정국에서 좌우 대립, 6.25 전쟁 때, 심지어 독재 정부에 의해서도 그랬고 가까운 예가 광주 학살 아닌가.
부여에서는 6.25전쟁 때 희생된 민간인 희생 사건에 대해 진실화해위 조사자료와 유가족 구술 등을 통해 정확하게 확인하고 규명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민간인 희생자위령사업을 위한 조례와 백서도 만들어서 다시는 그런 억울한 일이 국가에 의해 자행되지 않도록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현장을 나와 유족들의 얘기를 들었다. 남은 한을 풀어드리고 민족 화해와 국민 통합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직접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했다. 이번 선거 왜 꼭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최근 우리는 민주 정부라고 해도 언제든지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민들에 의해서 민주주의를 굳건하게 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선거를 통해 다시는 어떤 누구도 우리 국민이 합의한 헌법을 유린하면 안 되는 이런 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교두보로 만들어야 한다. 선거가 끝나면 아마 개헌과 관련된 범국민적 논의가 진행될 거라고 본다. 다시는 헌법이 유린당하지 않도록 헌법을 손을 봐야 한다. 그런 정부를 만드는 선거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박정현 부여군수가 지난 13일 '6. 3 대통령 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 박정현 군수 페이스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