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6일 경기도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아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CTO를 비롯한 삼성 사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도체 산업이 대한민국 모든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가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합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삼성전자를 방문해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가 누적해 온 위법·탈법 관행을 '사법 리스크'로 치부하며 사실상 '특혜'를 약속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대목이다.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 대선 후보가 오히려 노동자의 과노동을 옹호했다고 지속적으로 비판받아 온 '노동 시간'도 다시 꺼내 들었다.
김문수 "삼성에 특혜라는 비판, 생각할 점 많다"
김 후보는 26일 오후 경기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김용태 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양향자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이만희 수행실장, 박성훈·박수민·박충권·송석준·송언석·추경호·최은석(가나다순) 의원, 한무경(평택갑)·유의동(평택을) 당협위원장 등과 함께 찾았다. 이곳은 김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자신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꼽고 있는 곳이다.
김 후보는 이곳에서 송재혁 삼성전자 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박승희 CR담당 사장,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진을 만나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반도체 시설 견학과 정책간담회 직전 발언한 인사말에서는 "다가오는 AI 시대 핵심이 반도체"라며 "반도체산업이 잘 돼야만 우리 경제가 크게 도약하고 국민도 잘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6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박승희 CR담당 사장,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을 비롯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공동취재사진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도체산업이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불거질 '특혜'라는 비판을 의식하는 듯 미리 방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후보는 "많은 사람들이 '삼성에 특혜다', '어떻게 그렇게 특혜를 주나'(라고 반문하는데) 미국은 100만 평, 200만 평 (부지를) 1달러, (한화로) 1500원에 준다"라며 "(반면) 한국에선 1평에 46만 원 받는데도 엄청나게 욕먹으면서 기업 투자유치를 해야 하는가. 굉장히 생각할 점이 많다"고 했다.
김 후보는 삼성의 위법·탈법 관행도 "사법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는 말로 뭉뚱그렸다. 그는 "이재용 회장도 재판을 받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또 경영도 계속 준법감시위원회에 의해 거의 9년간 재판하고 감시받고 있다. 제가 듣기로는 세계 기업 중 이런 기업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라는 경력이 무색하게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를 허용하는 반도체 특별법 통과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핵심 엔지니어들이 신제품 개발을 위해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고 연구에 주력할 수 있어야 하는데 주 52시간 (근무제) 규제가 산업 발목을 잡고 있다"며 "특별 연장근로만을 가지고 초격차를 확대해 가는 건 어렵다고 본다. 반도체 특별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기업이 잘될수록 박수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이 외국에 나가는 대신 국내에 투자하려는 여건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외국으로 나갈 때 다시 한번 저를 기억하셔서 나가지 마시고 국내에 많은 투자를 하시길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부연했다.

▲삼성 직원들과 인사하는 김문수 후보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6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인사말을 마친 김 후보는 이후 비공개로 정책간담회와 반도체 시설 견학에 참여했다. 한편 김 후보는 인사말에 앞서 1층 로비에서 대기하던 200여 명의 직원과 인사를 나눴는데, 그들 중 몇몇은 "김문수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또 몇몇은 김 후보와 악수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와 만난 한 직원은 "김 후보 방문과 관련해 (회사 차원의) 사전 공지는 따로 없었고 나도 뉴스를 보고 그의 방문 사실을 알았다"면서 "사람들이 모인 모습을 본 사람들이 호기심에 더 모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