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노동자들은 12.3 내란사태 이후 윤석열과 내란세력에 맞서 국회 앞에서, 한남동에서, 광화문에서, 일상을 뒤로 하고, 모든 것을 걸고 123일간 광장정치세력과 함께, 가장 앞장에서 투쟁해 왔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4월 4일 윤석열파면이고, 6.3 조기대선입니다. 이번 조기대선은 단순한 정권교체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빛의 혁명을 이끌었던 노동자민중의 삶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바뀌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이 건설되어야 합니다. 이에, 서비스연맹은 내란 이후 서비스노동자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연재합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배달 이륜차의 안전운행 관리를 위해 배달플랫폼의 라이더 유상운송보험 가입 확인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무화가 언제 현장에 적용될지는 아무도 단정할 수 없는 상태이다.
국회와 정부가 유상운송보험 의무화를 빠르게 도입해야 하는 이유
올해 4월, 인천 송도에서 버스와 배달오토바이의 사고로 신호등이 크게 부서지는 아찔한 일이 있었다. 다행히 버스에는 승객이 타고 있지 않았고 버스기사와 오토바이 기사도 사고에 비해 크게 다치지 않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사고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배달오토바이 기사가 유상운송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일반 이륜차 보험만 가입돼 있던 배달오토바이 기사는 병원비, 차량수리비, 합의금까지 수백만원을 본인이 모두 떠안아야 하고 버스 회사는 이 비용들을 받기 위해 복잡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했다.
이처럼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배달라이더들의 비율은 전체의 약 60%에 달한다. 무보험 배달은 이제 당연한 것처럼 일상처럼 진행되고 있으며, 그 결과 수많은 배달라이더들을 포함해 사고의 가해자, 피해자가 모두 사고 한 번으로 생계를 잃거나 파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무보험으로 일하다 사고를 내거나 당하면 말 그대로 '끝'인 것이다.

▲지난 2024년 10월 25일, 배달플랫폼노조는 서울 도심에서 '라이더 분노의 행진'을 진행했다. 배달플랫폼노조는 이날 행진에서 '유상운송보험 가입 의무화'를 요구했다. ⓒ 배달플랫폼노동조합
"아들이 사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보험이 안 된대요"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청년의 아버지 C씨는 최근 막막함에 빠졌다. 배달일을 시작한 20대 아들이 교차로에서 차량과 접촉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상대 차량 수리비와 합의금은 수백만원이 넘었다. 하지만 보험회사에서는 "해당 보험은 일반용이며, 배달업무 중 사고는 보상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아들이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위험한 일을 하는 줄 몰랐습니다.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그냥 일반 보험만 들었다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만두게 했을 텐데요."
이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전국 배달라이더 50만 명 이상 중 약 60%는 유상운송보험 없이 일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이들은 각종 플랫폼에서 퀘스트(미션)를 채우기 위해 장시간 운행하며 하루 평균 150km 이상을 달린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법적 보호도, 경제적 지원도 없다.
국토교통부의 유상운송보험 의무화 추진
국토교통부는 이미 배달이륜차의 유상운송보험 가입 확인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고, 더불어 시중 대비 저렴한 공제보험상품을 확대하고 안전교육 이수 시 보험료 할인 등 인센티브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렇게 발표하면 뭔가 바로 현장에 적용될 것 같지만 아니다.
법안 심사와 시행령 마련, 행정 절차 등을 고려하면 실제 적용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사이 무보험 상태로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라이더들의 위험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진작에 만들어져어야 할 것인데 너무 늦었고 앞으로 갈 길도 멀다. 국회와 정부는 유상운송보험 의무화 추진을 가장 빠른 절차를 거쳐 현장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윤종오 의원의 '생물법 개정안'
이미 유상운송보험 의무화 추진을 담고 있는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 유상운송보험 가입 의무화 ▲ 국가의 보험료 일부 지원 ▲ 라이더 대상 안전·권리 교육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개정안은 단순히 보험 문제를 넘어서, 플랫폼 중심 산업에서 배달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이고 대한민국의 안전한 도로를 지키는 장치이다.

▲지난 2024년 12월24일, 윤종오 국회의원은 배달라이더 유상운송보험 가입 의무화를 위해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배달플랫폼노동조합
하지만 법안 발의 이후, 정치권의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플랫폼 기업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일부 반대 의견이 제기되면서, 노동자와 국민의 생명보다 기업의 편의가 우선되는 듯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진정으로 '국민 삶'을 이야기한다면,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도로 위 무보험으로 일하는 배달노동자들의 현실이고, 그만큼 위험한 대한민국의 도로이며 국민의 안전이다.
유상운송보험의 의무화와 생물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것이 바로, 국민과 노동의 안전, 존엄을 지키는 첫 출발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윤선 님은 배달플랫폼노동조합 사무처장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