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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2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2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던진, 연금 개혁안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이 파격적인 제안은 특히 끝없는 경쟁과 불안정한 미래 앞에 내몰린 청년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불공정한 시스템에 더 이상 희생당할 수 없다", "내가 낸 돈이라도 확실히 돌려받는 게 정의다"라는 외침은, 처절한 '각자도생'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청년들의 절박한 몸부림일 것이다.

그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절박함을 이용해 세대 간 불신과 혐오를 극단으로 조장하고, 사회 전체를 파국으로 이끌 수 있는 '선동'의 위험성을 경고하고자 이 글을 쓴다. 이는 경제학자 칼 폴라니가 그토록 우려했던, 공동체를 파멸시키는 '악마의 맷돌'이 바로 우리 곁에서 섬뜩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위기 신호이기 때문이다.

'공정'이란 이름 뒤에 숨겨진... 청년을 더 고립시키는 시장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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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후보는 현행 국민연금의 세대 간 부양 시스템을 '폰지 사기'로 규정하며, '내는 만큼만 돌려받는' 개인계좌 중심의 신연금을 '공정'의 이름으로 제시한다. 이 주장은 당장 손해 보지 않을 권리를 외치는 청년들에게 달콤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진정으로 청년들을 위한 해법일까? 칼 폴라니는 <거대한 전환>에서 인간의 삶과 노후 같은 본질적 가치가 시장의 수익률 게임으로 전락할 때 사회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통렬하게 보여줬다.

국민연금은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삶의 위험 앞에 우리가 서로에게 최소한의 안전판이 되어주기로 한 사회적 약속이자 연대의 시스템이다. 이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각자의 능력과 책임으로 돌리라는 주장은, 결국 가장 취약한 개인부터 무너지게 만들고, 청년들을 포함한 미래 세대를 더욱 치열한 무한경쟁과 불안 속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악마의 맷돌'은 어떻게 청년의 희망을 갈아 마시는가

폴라니가 말한 '악마의 맷돌'은 시장 논리가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적 가치를 무참히 파괴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준석 후보의 '연금 선동'은 청년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분노를 기성세대에 대한 적개심으로 치환시키며, 바로 이 '악마의 맷돌'을 가속화시킨다.

"우리만 희생할 수 없다"는 절규가 광장을 채울수록, 정작 청년 문제의 본질인 구조적 불평등과 불안정한 노동시장, 치솟는 주거비용 등의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는 실종된다. 세대 간 혐오와 불신이 팽배한 사회에서, 과연 청년들이 꿈꾸는 안정적이고 공정한 미래가 가능할까?

폴라니는 경제가 사회 속에 '묻어 들어가(embedded)' 사회적 관계와 규범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즉, 경제적 효율성이 인간적 가치나 공동체의 안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바로 이러한 사회적 연대를 제도화한 최소한의 장치다. 이마저 해체하고 모든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라는 주장은, 청년들을 각자도생의 정글로 더욱 깊숙이 밀어 넣고, 그들의 희망마저 갈아 마시는 '악마의 맷돌'과 다르지 않다.

각자도생 절망을 넘어... '함께 살 궁리'로서 연대

청년들이 '각자도생'을 외치는 것은 그들이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온 사회 시스템이 그들에게 충분한 안정감과 희망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한 깊은 반성과 책임감 없이는 어떤 대안도 공허한 외침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절망적인 각자도생의 현실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역설적이게도, 그 해답은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연대의 복원'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연대는 과거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도덕적 강요가 아니다. 청년들이 겪는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며, 세대 간 공정한 부담과 혜택을 나누는 '상호적 연대'다. 이러한 연대는 청년 고용을 늘리고, 주거 부담을 완화하며,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폴라니가 말한 '이중적 운동', 즉 시장의 파괴력에 맞서 사회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바로 이러한 연대의 실천을 통해 구체화된다.

국민연금 개혁 또한 마찬가지다.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가치 선택의 문제다.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현재를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 존엄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연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악마의 맷돌'을 멈추고, 희망을 건설하자

이 후보의 '연금 선동'은 청년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사회적 연대의 근간을 허무는 위험한 도박이다. 칼 폴라니의 경고처럼, '악마의 맷돌'이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파국을 피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선동에 휩쓸려 각자도생의 불안을 심화시킬 것인가, 아니면 서로의 손을 잡고 이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 것인가. 청년들의 고립감과 절망감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정으로 그들의 삶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함께 살 궁리'로서의 연대만이 '악마의 맷돌'을 멈추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다. 청년들이 더 이상 청년팔이의 '희생양'이 아니라 당당한 사회의 주역으로 설 수 있도록, 기성세대와 사회 전체의 깊은 성찰과 실질적인 변화가 절실한 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금융과 미래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금융과 미래에도 실립니다.


#이준석#칼폴라니#연금선동#세대갈라치기#2025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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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정의롭고 공정한 금융시스템을 누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금융과 미래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부모 경제교육과 청년 금융을 아우르며, 다원적 경제관과 사람 중심의 경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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