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부인 설난영 여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함께 하는 정정당당 여성본부 필승결의대회에서 축사를 하며, 자신의 결혼식 사진이 실린 국민의힘 부부의날 홍보물을 들고 있다. 설난영 여사는 "제 실물이 더 낫지요. 아니 못난이 사진만 여기다 해놨어. 아 정말. 제가 제일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여기다 이렇게... 아 정말 너무해요"라고 말했다. ⓒ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의 부인 설난영 여사가 "노조는 아주 과격하고 못 생겨"라고 발언해 논란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비난 성명을 낸 데 이어 시민사회로 구성된 경남광장선거대책본부(경남광장선대본)는 '노동자 혐오'이며 '외모 비하'라고 지적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설난영 여사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중이던 지난 5월 1일 경북 포항시 포항북당원협의회를 찾아 "어느날 갑자기 제가 노조를 하게 됐다. (당시) 노조라는 것은 지금하고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뭐 민노총이 돼 가지고 굉장히 정치색이 짙지만, 그 당시의 노조라는 것은 그냥 아주 단순한, 그런 현장의 권익보호를 위해서 했던 것"이라며 "전 노조의 '노'자도 모른다,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 여사는 "제가 노조 하게 생겼나.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노조는 아주 그냥 과격하고, 세고, 못생기고"라며 "저는 반대되는 사람이다. 예쁘고, 문학적이고, 부드럽고 그런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설 여사는 1978년 구로공단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을 지내는 등 노동운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광장선대본 "노동자 혐오, 외모 비하"
경남광장선대본은 24일 낸 논평("노동자 혐오, 외모 비하. 김문수-설난영, 참 똑같이 닮은 부부다")에서 설 여사의 발언에 대해 "여성에 대한 외모 비하일 뿐 아니라, 노동자와 노동운동 전반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인식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참 똑같이 닮은 부부다"라고 했다.
이들은 "김문수 후보는 과거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에게 '절구 아니고 드럼'이라는 외모 비하 발언을 했고, 최근에는 국민의힘 배현진 후보에게 '미스 가락시장'이라며 여성 비하성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시대착오적인 발언이 연이어 터져 나오는 김문수 후보의 인식 수준은, 과연 2025년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라고 했다.
이어 "더 심각한 것은 노동에 대한 이들의 혐오적 시선이다. 설난영씨의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김문수와 그 배우자가 노동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들에게 노동자는 과격하고, 무례하며, 비하의 대상일 뿐이다. 노동자들의 권리와 존엄은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 노동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자들이 꿈꾸는 미래 사회, 그 안에서 노동자가 어떤 대우를 받게 될지 상상만 해도 참담하다"라고 덧붙였다.
경남광장선대본은 "과거의 인식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려는 국민 다수와 결코 함께 갈 수 없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거대한 국민의 흐름이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는 지금, 시대착오적인 망언과 혐오를 반복하는 이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해야 마땅하다"라며 "6.3 대선은, 과거의 망령을 깨끗이 씻어내는 선거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한국노총 "흘러간 과거에 우리의 미래를 걸 수는 없다"
한국노총은 23일 낸 "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설난영은 이제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여성노동운동가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발언이다"라고 했다.
이들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에게 기대되는 '예쁘고, 부드럽고, 문학적인' 모습과 노조 활동을 대조함으로써, 노조 활동을 하는 여성은 여성다움에서 벗어난 존재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노조=세고, 못생기고, 과격하다'는 식의 이분법을 만들며, 사회적·정치적 투쟁에 나선 여성들은 소위 말하는 '여성성'이 없다는 편견을 고착화하는 발언이다. 여성이 권리 주장이나 저항의 주체가 되는 것을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구조적 성차별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은 "사실 설난영 여사에 대해서는 드러난 것이 별로 없다. 과거의 '노동운동가' 김문수 후보의 사진에 같이 등장한 게 거의 전부다. 그러나 발언을 들어보니 자신의 과거 노동운동에 대한 자신감도 없고, 현장에서 투쟁하는 여성 활동가들을 외모로나 평가하는 편견 가득한 구시대 사람으로 보일 뿐이다"라고 했다.
이들은 "지금의 김문수와 설난영은 한 때 전설적인(?) 노동운동가와 너무도 다르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준엄한 역사의 물결 위에서 노동운동가 김문수와 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설난영은 이미 과거일 뿐이다. 흘러간 과거에 우리의 미래를 걸 수는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