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의 단일화에 대해 “이번 대통령선거에 저 이준석과 개혁신당은 끝까지 이준석, 그리고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며 단일화 거부를 선언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단일화해야 된다." - 신동욱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단장
국민의힘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와의 '단일화' 희망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대선 완주 의사를 재차 못 박았다(관련 기사:
단일화 걷어찬 이준석 "배신자론? 유승민 괴롭히듯 어디 해보라" https://omn.kr/2dpqj). 하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본인을 포함해 국민의힘 캠프는 이 후보를 향한 구애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수층 결집 현상이 조금씩 가시화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단일화를 통한 '반이재명 빅텐트'가 역전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 후보가 명확하게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며 전화기도 꺼놓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일 직전까지 지금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너지 효과 없다'는 분석에 "여론조사 수치보다 훨씬 큰 폭발력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2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일화는 끝까지 노력을 해야 될 주제"라며 "다행스러운 것은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서로가 서로를 상쇄하는 소위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같이 올라가고, 이재명 후보가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충분히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단일화는 노력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막판으로 가면 가장 표를 많이 가진 양 후보 쪽에 결집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어떤 경우를 생각하더라도 이제는 김문수 후보가 막판 스퍼트를 잘 하면 해볼 수 있는 구간으로 진입을 했다"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여론조사기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범보수 후보 지지율이 개별 지지율 합산보다 낮게 나오는 추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사실상 단일화를 통한 '시너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신 대변인은 "그건 지금 상태에서 여론조사를 하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각 후보 지지층이 그대로 이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만 "숫자는 그렇게 나오지만, 단일화가 된다면 지금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것보다는 훨씬 큰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물론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 100%가 다 김문수 후보로 오지는 않겠지만, 단일화라는 것이 결국은 '이재명 후보는 안 된다'라는 국민적인 열망을 결집시키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만약에 단일화가 된다면, 지금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그 수치보다는 훨씬 더 큰 폭발력이 있다"라고도 자신했다.
단일화를 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아니다. 저희는 사전투표 전까지는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과거의 단일화 과정을 보더라도, 항상 모든 후보는 '나는 끝까지 간다'라는 얘기를 하다가 단일화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선거전을 시작하자마자 '나 단일화 할 것이다' 이렇게 하고 뛰는 후보는 없다"라며 "마지막 순간에 '파이널 디시전'이 중요한 것이다. 최종 결론이 중요한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이준석에 '공동정부론' 제안… "진정한 퍼스트 펭귄 되는 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부천에서 열린 “김문수를 키운 부천”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재차 단일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최근 이준석 후보의 설득에 매우 적극적이다. 지난 21일, 경기도 성남시에 자리한 가천대학교 유세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응원하고, 이후 20여 분 독대를 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만약 당으로 오시면 제가 나이로는 선배지만 잘 모시겠다"라고 낮은 자세를 보였다.
안 의원은 2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후보가 연일 대선 완주의 의지를 밝히고 있는 모습, 인상 깊게 지켜보고 있다"라며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하는 가운데 확고한 의지를 국민께 보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이다. 이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과 같이 각개 전투식으로 싸워서는 우리가 절대로 불리하다"라며 "조조의 100만 대군도 유비와 손권의 연합으로 물리쳤듯, 강한 상대 앞에서는 연합과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단순한 '단일화'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준석 후보의 개혁 의지와 정치적 명분을 더욱 빛나게 하고, 국민을 위한 더 큰 길을 함께 찾자는 제안"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단일화는 단지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이 아니다"라며 "상해 임시정부의 정신처럼,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연합정부'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라는 이야기였다.
특히 "그리고 이는 이준석 후보가 진정한 '퍼스트 펭귄'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라며, 단일화 이후 정권을 재창출해 "이준석 후보가 국정을 책임지는 중요 요직을 맡고, 개혁신당의 주요 인사들이 정부의 주요 책임을 함께 맡는 등 실질적인 공동정부의 구성과 개혁의 실행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단일화 방식은 공정해야 하고 양측 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보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단일후보로 추대하는 유연하고 실효적인 발상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이 많지 않다"라며 "사전투표 전까지 단일화가 이루어져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를 막기 위해 선거에 나왔을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준석 후보께서 함께해 주시리라 믿는다"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