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일대 논에서 청년농업인들과 새참간담회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대통령도 그만두셨고, 당에서도 탈당하셨는데 영화도 많이 보시고 사람도 많이 만나시면 좋은 것 아닌가?"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영화를 공개 관람해 당내에서조차 "이재명 제1호 선거운동원"이라는 쓴소리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윤씨의 공개 행보를 감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이 후보가 좋아하는 방법을 많이 배려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21일 오후 2시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서 진행한 '고양시 청년 농업인 모내기 및 새참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윤씨의 영화관람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나라의 선거관리위원회가 일부 불신을 받는 점도 있고 다툼도 있다"며 "전반적으로 선관위가 더 공정하게 잘할 수 있도록 제가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윤씨의 영화관람이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왜 그런 제목의 영화를 보느냐, 또 왜 전한길(전 한국사강사)씨와 같은 사람하고 가느냐 두 가지를 (묻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영화 보는 게 적절하다 안 적절하다 드릴 말씀이 못 된다. 영화도 많이 보시고 사람도 많이 만나시는 게 좋은 것 아닌가"라고 윤씨를 감쌌다.
그러면서 "(중도층에서) 오해가 일어나니까 이런 영화 보시면 표 떨어진다는 말씀을 (윤 전 대통령께) 드리기가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도 그만두셨고, 탈당하셨고, 재판받는 것만 남았다. 본인 억울한 점이 없도록 재판을 잘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단일화, 이준석 후보가 좋아하는 방법 배려해 추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경기 고양시 화정역 문화광장 앞 집중유세에서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씨와 의도적 거리두리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100% 일반국민경선을 통해 단일화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이 후보가 무엇을 원하는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데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있다"며 "이 후보가 좋아하는 방법을 배려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면 모든 걸 다 바쳐서 반드시 필승할 것"이라며 "어떻게든 더 노력해 겸손하게 모시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김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신뢰를 쌓지 못 해 파행에 이르게 됐다'는 지적을 받고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저로 단일화되는 과정이 가장 민주적이고 드라마틱했다고 자평한다"면서도 "아직까지 이 후보도 남아있고 단일화 후유증도 치유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제가 더 겸손하게 모셔서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 독재를 막아내는 데 모든 걸 바치겠다"고 했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1차 데드라인은 오는 25일 이전이다. 대선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하는 25일 이전에는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투표용지에 후보의 '사퇴' 사실을 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 후보는 "(단일화) 날짜는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답한 뒤 자리를 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일대 논에서 청년농업인과 이앙기에 탑승해 모내기를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보다 앞서 김 후보는 이날 오후 1시에는 청년 농업인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밀짚모자를 쓰고 빨간색 수건을 목에 두르고 나타난 김 후보는 청년 농민들과 만나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한 청년 농부의 도움을 받고 이앙기에 올라타 직접 모를 심는가 하면, 논두렁에 앉아 점심 도시락을 함께 먹었다.
김 후보는 "우리 농업의 희망을 여기서 다시 한 번 본다. 이렇게 젊은 분들이 새로운 농업 문화 기술 또 농민들의 모임을 주도하고 계신 것에 감명받았다"며 "농업 대통령이 되어 (여러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농업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데 농업에는 생각보다 많은 규제가 있다"며 "농민이 아니면 땅 못 가지게 하는 이런 제약을 과감히 풀어서 청년들이 꿈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k-농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계엄군 등장에 떠나가라 ‘환호’... 영화보고 유유히 집에 가는 윤석열
권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