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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하며 미소 짓고 있다. 왼쪽은 감독 이영돈 피디, 윤 전 대통령, 제작 전한길 전 강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하며 미소 짓고 있다. 왼쪽은 감독 이영돈 피디, 윤 전 대통령, 제작 전한길 전 강사. ⓒ 공동취재사진

[1신 : 21일 오전 10시 24분]
대선 13일 남기고... 윤석열, 갑자기 '부정선거 영화' 관람 공개 행보

12.3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영화를 공개 관람했다.

윤씨는 지난 17일 당 안팎의 압박에 떠밀려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대선을 2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적인 정치 행보를 한 것이다. 당장 국민의힘 쪽에서는 곤혹스러운 반응이다. 신동욱 선거대책본부 대변인단 단장은 이날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 전 대통령의 일정에 대해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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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이날 오전 9시 50분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상영된 이영돈 PD의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윤씨는 영화 시작 10분 전인 오전 9시 40분 남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상영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있었지만 윤씨는 아무 말 없이 극장으로 들어갔다.

윤씨가 온다는 소식에 상영관 앞에 도열해 있던 100여명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너만몰라'가 적힌 빨간 풍선을 흔들며 "윤석열" "윤석열"을 외쳤고, 윤씨 등장에 환호했다. 20대 젊은 세대가 많았고, 'YOON AGAIN'이 적힌 검은 반팔 티셔츠를 입거나 서울 소재 대학 '과잠'을 입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경호 문제로 3개 엘리베이터 중 1개만 작동해 대기 행렬이 길어지자 일부 젊은이들은 9층까지 걸어 올라가기도 했다.

 전한길 전 한국사강사가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상영을 앞두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전한길 전 한국사강사가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상영을 앞두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100여명 지지자들 빨간 풍선 흔들며 "윤석열" 연호

윤씨의 이날 행보는 공식적으로는 공지되지 않다가 오전에 SNS 등을 통해 알려졌다. 앞서 윤씨는 지난 17일 대선에 도움이 안 된다는 당 내외 비판에 국민의힘을 떠났다. 윤씨는 이후 첫 공개 일정이었던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 땐 아무런 정치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공개 행보가 급작스런 이유다.

시점이 공교로운 건 전날인 20일 오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검사가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두 검사는 지난해 10월 김건희씨의 디올백 수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 사건에 대해 잇따라 무혐의·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불공정·봐주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당사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치며 박수치고 있다. 오른쪽은 제작자인 전한길 전 강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치며 박수치고 있다. 오른쪽은 제작자인 전한길 전 강사. ⓒ 공동취재사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치고 일어나고 있다. 왼쪽부터 감독 이영돈 피디, 윤 전 대통령, 제작 전한길 전 역사강사.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치고 일어나고 있다. 왼쪽부터 감독 이영돈 피디, 윤 전 대통령, 제작 전한길 전 역사강사.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2신 : 21일 오후 1시 50분]
윤석열은 나갈 때도 말이 없었지만... 잠잠했던 극우 진영에 판 깔아줘
전한길·이영돈 "6.3 대선도 부정선거 될 것... 윤, 우리 영화에 공감"

극장에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는 영화 관람 후 나갈 때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예고되지 않은 갑작스런 행보에 대한 의미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윤씨는 답변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윤씨 옆에서 함께 영화를 본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 이영돈 PD는 윤씨가 영화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전씨와 이 PD는 오는 6월 3일 대통령선거 역시 부정선거가 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윤씨는 좌우에 이 영화의 제작자인 전한길씨, 감독인 이영돈 PD를 두고 가운데 앉아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108분 러닝타임 도중 잠시 조는 모습도 목격됐다.

상영은 오전 11시 50분 경 끝났다. 화면에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극장에 불이 켜지자 윤씨는 박수를 쳤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손 인사를 하며 밝게 웃기도 했다.

[현장] 계엄군 등장에 떠나가라 ‘환호’... 영화보고 유유히 집에 가는 윤석열 권우성

이날 윤씨 일정은 개봉 첫날에 맞춰 영화를 봐달라는 전씨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영화 종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따로 말한 게 없나'라는 질문에 "(윤씨가) '부정선거에 대한 것은 실체구나, 그냥 음모론, 거짓이 아니고'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PD 역시 '영화가 끝나고 윤 전 대통령이 영화에 대해 평가를 했나'라는 기자들 질문에 "다른 것보다 이제는 컴퓨터나 전자기기 없이 투명한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져야 될 것 같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오는 6.3 대선 불복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전씨는 "6.3 대선에서도 이대로 가면 부정선거가 이뤄지게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PD 역시 "이번 대선에서 분명히 조작 선거가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라며 "그런 결과가 나오면 불복 운동을 할 것이라는 게 저희 제작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윤씨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영화를 직접 챙기고, 그 영화 관계자들이 대선 불복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잠잠해지던 극우 성향 지지자들에게 판을 깔아주는 모양새다. 지난달 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된 후 재판 일정 외에 윤씨가 공개 행보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치고 나가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치고 나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 뒤 나오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 뒤 나오고 있다. ⓒ 권우성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 뒤 떠나기 위해 승강기를 기다리는 가운데, 경호원들이 기자들과 지지자들을 막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 뒤 떠나기 위해 승강기를 기다리는 가운데, 경호원들이 기자들과 지지자들을 막고 있다. ⓒ 권우성

'원조 부정선거론' 황교안 후보도 영화 관람 "윤 대통령 건강하신 모습 보기 좋았다"

한편 2020년 총선부터 줄곧 부정선거를 주장해온 황교안 무소속 대선 후보도 이날 극장을 찾았다.

윤씨 퇴장에 맞춰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던 젊은 지지자들은 뒤이어 나온 황 후보를 발견하고는 "기호 7번 황교안, 럭키 세븐 황교안"을 외치며 환호했다. 황 후보는 "윤 대통령을 먼 발치에서 봤지만 아주 건강하신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화답했다.

전한길씨가 "문화계는 좌파들이 다 장악해 상영관을 주질 않는다"고 주장하자, 일부 지지자는 매표소로 가 "이런 영화를 하루에 한두 번 밖에 상영을 안 하면 어떡하냐"고 항의했다.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 전한길 전 한국사강사가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 전한길 전 한국사강사가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부정선거#이창수#김건희#2025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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