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쏘울을 새롭게" 집중 유세에서 안철수, 나경원,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서울 첫 유세에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까지 지원사격을 나섰으나 차별화된 메시지는 없었다. 총력 지원에 나선 국민의힘이 선택한 건 벌써 수도 없이 반복한 네거티브 전략이었다.
김 후보는 6.3 조기 대선을 보름 앞둔 1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서 퇴근길 유세를 벌였다. 이날 현장엔 김 후보 지원을 위해 국민의힘 원내·외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뒤늦게 나선 권영세, 커피 120원 힐난한 박대출·나경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쏘울을 새롭게’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가장 눈에 띈 참석자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이 김 후보 지원에 나선 건 지난 10일 대선 후보 갈이 파동으로 사퇴한 후 처음이었다. 유세 무대에 오른 권 전 비대위원장은 "사실 조금 전 아까 저쪽(무대 아래) 있을 때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도 받았다"면서 "(국민의힘에) 곡절도 있었고, 갈등도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우리는 하나가 됐지 않은가"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선 여러 번 치러보니 모든 선거가 어려웠다. 쉬운 선거는 하나도 없었다"라며 "방심하면 졌고, 어려울 때도 함께 뭉치면 이겼다"고 말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지지자들을 향해 "조금 더 노력하실 거냐. 그럼 우리가 이길 수 있다"라고도 당부했다.
후보 갈이 파동 이후 새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박대출 의원은 지난 18일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 참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발언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이 후보를 겨냥하며 "커피 원가가 얼만지도 모른다. 뭘 물어도 '극단적'이라는 말 외에는 답이 안 나온다. 법인카드로 소고기도 사 먹고 스시(초밥)도 사 먹는다. 도덕성이 없다. 사과도 안 하고 네 가지(싸가지)가 없다"고 힐난했다.
김 후보와 당내 경선을 함께 치른 나 의원은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소환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커피를 4000원에 팔던데 그럼 문 전 대통령도 33배 폭리를 취하는 악덕 업주 아닌가"라며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런 가짜 경제학으로 무슨 경제를 살린다고 그러나. 경제는 김문수다. 경기도 살린 실력으로 대한민국을 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서울에 지역구를 둔 여러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해 김 후보를 한껏 추켜세웠다. 이들과 함께 유세에 참석한 연예인 김흥국씨는 "좌파 연예인 100명 나와도, 나 혼자 대결해도 이길 수 있다"라며 선거에 크게 관련 없는 발언을 하고 갔다.
김문수의 네거티브... 오늘도 '여배우·대장동·법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쏘울을 새롭게’ 유세에서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보이며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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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후보는 팔뚝질하고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유세 무대에 올랐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서울역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요즘 (유세를) 다녀보면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서 진심으로 송구스럽다. 의원들과 다 같이 큰절 한번 올리겠다"라면서 절을 했다. 지지자들은 박수와 김 후보를 연호하는 것으로 호응했다.
김 후보는 "지금 (우리가 모인) 서울역에 GTX가 서는 것을 아는가"라며 "앞으로는 서울역이 평양, 신의주, 만주까지 직통으로 갈 수 있는 위대한 서울역이 되기를 꿈꾼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정말 우리나라 교통정책이 잘 돼야 한다"며 자신의 대표 공약인 '전국 5개 광역권 GTX 신설'을 강조했다. 또 다른 대표 공약인 '규제 완화를 통한 외국 기업 유치'도 반복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렇게 말하니까 (몇몇 사람들은) '선거철 돼서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저는 제 아내와 결혼하고 난 다음에 한 번도 밖에 나가서 총각이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며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다시 한번 꺼내 들었다. 김 후보는 최근 경기·충청·호남 등 지역 유세를 벌이며 마이크를 잡을 기회가 있을 때면 늘 해당 발언을 반복한 바 있다.
김 후보는 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빼놓지 않으면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이날 역시 "제가 (경기도지사 시절) 대장동의 몇십 배 되는 건설공사와 개발을 했지만 저는 부정·비리로 수사받은 거 없다. 측근 중에 구속되거나 수사 도중 의문사한 사람도 없다", "제 아내는 법인카드 때문에 문제 된 적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발언 말미 왼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외친 말"이라며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라는 구호를 지지자들과 함께 외쳤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붉은 옷을 입고 태극기를 든 노년층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떠나는 김 후보에게 악수를 청하고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김문수"라는 구호를 수도 없이 외쳤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쏘울을 새롭게’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큰절을 올리고 있다. ⓒ 유성호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쏘울을 새롭게’ 유세에서 유권자들이 김 후보의 연설에 연호하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