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현보 목사 등 세이브코리아와 함께했던 사람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지지선언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 등 세이브코리아와 함께했던 사람들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 승리캠프에서 '김문수 대선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 이정민
국민의힘이 '보수 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아스팔트 극우'와 연대하는 모습이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탈당했지만, 오히려 12.3 비상계엄을 지지하고 윤씨의 복권을 바라는 이들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직후부터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내내 윤씨와 결별하지 못한 국민의힘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부랴부랴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탈윤' 거리두기는 김문수 후보와 당 지도부 사이 엇박자만 낳으며 충돌했다. 출당이나 제명이 아닌 '자진 탈당'으로 정리가 된 데 대한 당 안팎의 비난이 여전한 가운데, 극우 성향의 강성 보수 세력이 국민의힘과 결합에 나서고 있다. 당은 오히려 '오른쪽'으로 역류하는 셈이다.
당은 이에 대해 환영도 거부도 하지 못한 채 침묵하고 있다. 구주와 전 자유통일당 후보가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자진 사퇴했으나, 당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스팔트에서 윤씨의 탄핵을 가장 격렬하게 반대하며 부정선거 음모론에 불을 지핀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가 여의도에 마련된 김문수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지지 선언 행사를 했지만 당과 캠프는 이를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다.
윤씨의 헌법심판 변호이었던 김계리 변호사가 국민의힘 입당 문을 두드리자, 당은 '자격심사위원회'를 거치겠다고 뒤늦게 나섰다. 이미 입당 환영 문자를 받은 당사자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주말 사이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며, 이른바 '윤석열 탈당 효과'가 무색한 지경에 이르자 후속 대처에 나선 듯한 모양새이다.
자유통일당, 김문수 지지 선언하며 후보직 사퇴

▲자유통일당 구주와 후보 사퇴 및 김문수 후보 지지선언자유통일당 구주와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후보 사퇴 및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구주와 후보는 "반국가세력인 이재명 일당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이재명 독재 타도를 위한 범보수우파 단일화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저에게 투표한다는 심정으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해 주십시오"라며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 이정민
자유통일당 소속으로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등록했던 구주와 후보는 이날 오전 대선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낭독한 선언문에서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되살리기 위한 더 크고 가치있는 결단을 선포한다"라며, 사퇴 이유로 "반국가세력인 이재명 일당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 독재 타도를 위한 범보수우파 단일화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며 "저를 시작으로 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원하는 모든 후보들은 반명 빅텐트를 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저는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다"라며 "김문수 후보는 문재인 정권 때부터 광화문 애국세력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웠다"라고 추켜 세웠다.
그는 "김문수 후보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알고, 자유와 공정, 안보와 정의를 삶으로 실천해 온 분"이라며 "노동자에서 시작해 도지사와 노동부 장관까지 그는 누구보다 국민의 삶과 애국의 길을 가까이에서 걸어온 지도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김문수 후보야말로 자유민주 진영을 결집시킬 적임자라고 믿는다"라며,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 전·현직 의원들 모두 대선에 힘을 합쳐주시기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이어지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구 전 후보는 "사퇴를 결정함에 있어서 국민의힘과 소통이나 연락한 적은 전혀 없다"라며 "순전히 저와 당의 협의에 의한 결정이었고, 향후에 대선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조속한 사퇴 및 김문수 후보 지지를 통한 보수 우파 단일화"를 재차 강조하며 "다른 후보 역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원하고 이재명 독재 세력의 저지를 바란다면, 범보수 빅텐트 형성에 동참하길 바라고 촉구하는 바"라고 당부했다.
세이브코리아, 김문수 지지 선언... 당은 침묵

▲세이브코리아와 함께했던 사람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지지선언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 승리캠프에서 '세이브코리아와 함께했던 사람들의 대선후보 지지선언'이 열리기에 앞서 전한길씨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정민
같은 날, 파면 선고 이후 자진 해산했던 세이브코리아 인사들이 다시 모여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세이브코리아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김문수 대선 후보 지지 선언'에서 손현보 목사는 마이크를 잡고 "우리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그 추운 겨울에도 아스팔트 위에서 여의도에서 부산에서, 대구에서 광주에서 그리고 또 대전에서 서울에서 모든 면에서 전국에서 하나님께 함께 기도하면서 귀한 시간을 보내왔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우리의 기도는 단 하나도 떨어지지 않고 전부 다 응답될 줄로 믿는다"라며 "우리 김문수 후보를 통해서 이루어지게 될 줄로 믿는다"라고 외쳤다. 함께 모인 사람들은 "아멘"하고 화답했다.
손 목사는 "현재 대한민국은 여러분들이 보다시피 사법부가 무참하게 무너지고 입법이 모든 것을 장악하는 1933년도에 독일의 히틀러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라며 "우리는 항거하고 반대하고 대항해서 일어나서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만들어가야 될 것이고, 여기에 앞장서 있는 김문수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심각하게 위기를 맞고 있는 이때에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워왔던 김문수 후보야말로 이 나라를 바르게 할 위대한 지도자가 될 줄로 믿는다"라며 "김문수 후보는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정말 우리가 상상했던 그런 지도자가 아닌가?"라고 역설했다.
특히 "김문수 후보를 한번 보시라. 국회의원을 세 번 하고, 경기도지사를 두 번을 하고, 장관을 하고 또 경기도를 그렇게 발전시키면서도 본인이나 측근들이나 한 명도 구설에 오르지 않고 법적인 제재를 받지 않았다"라며 "우리 세이브 코리아는 당연히 김문수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또한 기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청렴결백, 자유 민주주의, 김문수 파이팅" 구호를 외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김계리 '입당 환영' 문자 보내놓고... "자격심사위 열겠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인 김계리 변호사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김계리 변호사의 입당 신청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의 탄핵소추안 헌법심판 변호사였던 그는, 탄핵심판 변론기일 당시 이번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본인이 "계몽됐다"라고 말하며 '계엄령=계몽령' 주장을 적극 옹호해 왔다. 이후 윤씨와 식사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며 '윤버지(윤석열+아버지)'라고 부르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김 변호사는 윤씨가 자진 탈당 의사를 밝힌 지난 17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처음으로 당적을 가지기로 하고 입당 신청을 하였다"라며 "지금은 김문수 후보의 시간이고 그가 주인공이다"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의 검증된 능력과 앞으로의 비전, 공약 그리고 턱걸이 능력까지 알려야 할 것이 많다"라고도 말했다.
그의 입당 신청이 논란이 되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당에서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지시했고, 아마 조만간 입장이 결정돼서 나올 것"이라며 "현재 상태로라면 입당 대기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직 입당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이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입당 신청 하고 입당 승인 여부를 휴대전화 메시지로 알려준다 했고, 당일 두어시간 뒤 '김계리 당원님. 국민의힘 새 가족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이미 받았다"라며 관련 이미지를 갈무리해 올렸다.
그는 "당원이라고 환영한다고 이미 통보해놓고, 자격심사를 다시 하는 절차가 또 있는지 당원이 처음이라 당혹스럽다"라며 "제 입당이 뭐라고 이런 잡음인 건지, 누구 생각인지 보이고 들리는데 제발 선거 이길 생각이나 하자"라고도 날을 세웠다.
윤재옥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윤씨가 탈당을 선언한 날 김계리 변호사가 입당 사실을 알린 데 대해 질문이 나오자 "탈당 시점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여러가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단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 탈당하고 김계리 변호사가 입당한 것과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라며 연결지은 해석을 거부했다. 그는 "다만, 김계리 변호사의 입당이 대통령 탈당의 의미 퇴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김계리 변호사의 입당이 대통령 탈당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겠다"라고만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