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9일 ‘성년의 날’을 맞아 청년 정책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서울 중구 청계광장을 찾은 가운데 현장에서 만난 어린이를 안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탈당하면 무슨 효과가 나타나고 뭐가 될 것처럼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전혀 그런 게 없습니다."
지지율 30%대 박스권에 갇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9일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탈당에 따른 지지율 반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3 조기대선을 보름 앞두고 일부 여론조사에서 과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다(관련기사:
이재명 지지율, TK서 8.8%p 올랐다 https://omn.kr/2dm1j).
현장에 자꾸만 늦는 후보, 하나라도 더 물으려는 기자들 옥신각신
김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씨의 탈당에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제가 탈당을 하라고 했거나 하지 말라고 한 게 일체 없다"며 "그냥 윤석열 전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을 하셔서 (탈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지지율이 왜 안 올라가느냐.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것도 있고 안 올라간다는 것도 있어 여론조사에 대해 '뭐가 어떻다' 이런 건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분명한 건 저를 당선시키기 위해 우리 국민의힘이 최대한으로 노력하고 있다. 나라를 사랑하는 분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잘 뭉쳐서 큰 역할을 함께 해나가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너무 일희일비 이렇게 하지 마시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김 후보는 청년·노인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며 종횡무진했지만, 일부 현장 지지자들은 이와 동떨어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전 10시 30분 김 후보 지지자들은 그의 청년 공약을 듣기 위해 청계광장에 집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청년이 바라는 대한민국" 정책공약 발표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나도 문수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청년이 바라는 대한민국' 정책공약 발표하고 있다. 김 후보 유세복에는 응원 문구가 쓰여있다. ⓒ 공동취재사진
10여 명의 지지자 중 한 남성은 '빨갱이는 죽여야 돼'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앉아 있었다. 중도 표심 확장을 위해 청년 정책을 알리려는 김 후보의 행보와는 맞지 않는 장면이었다. 유튜버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은 김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려는 취재진에게 "기자는 닥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기존 일정을 소화하느라 현장에 조금씩 늦는 김 후보와 하나라도 더 질문하려는 기자들 사이의 실랑이가 반복됐다.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만드는 기업 위해 규제 철폐... 군 가산점제 등 도입"
김 후보는 '내 롤모델 김문수', '통쾌 상쾌 문수대통',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등 지지자들이 직접 쓴 문구가 새겨진 유세복을 입고 유세차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구직도 하지 않고 그냥 쉬시는 청년들 한 분 한 분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며 "청년은 대한민국 기적을 이루는 주역이다.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위해 기업하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기업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제가 정치하는 이유, 대통령에 당선되려는 이유는 청년 여러분이 꿈을 이루도록 돕기 위함"이라며 ▲ "일한 만큼 보상받는" 임금체계로의 개편 ▲ 유연근무제 활성화 ▲ "불공정 채용 관행을 뿌리 뽑는" 공정채용법 제정 ▲ 군가산점 및 군 경력인증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이 밖에도 ▲ 중소기업 재직 청년 대상 주택 임대 바우처 ▲ 공공주택의 10% 이상을 1인 가구 맞춤형으로 공급 ▲ 반값 월세존 조성 ▲ 유휴부지 활용한 청년기숙사 공급으로 청년의 주거비 부담 경감 ▲ 청년을 위한 월 6만 원 'K-원패스' 교통카드 도입 등을 공언했다.
집토끼 노인층도 공략... "일한다고 연금 손해 없도록 손질"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 태평빌딩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간담회에 참석해 이중근 노인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보수 유권자들이 많은 노인 표심 또한 공들였다. 김 후보는 같은 날 오전 9시 20분 서울 중구 대한노인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어르신들이) 일을 한다고 해서 연금에 손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근로소득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저도 사실 (현행법상) 노인이지만 현역이다. 제가 아는 분들도 대체로 현역에서 뛰시는 분들이 계시다"며 "노후를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실 수 있도록 국가가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하고, 소득 하위 50% 이하인 취약계층 대상으로는 기초연금을 월 40만 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르신들의 건강을 국가가 챙겨서 자식 눈치 안 보게 하겠다. 간병지옥이라는 말이 없도록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간병비를 지원하겠다"며 "가족이 간병 시 최소 월 50만 원을 지원하고, 65세 이상 배우자에게는 100만 원을 지급하겠다. 치매노인 주간보호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도 최대한으로 늘리겠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그는 ▲ 치매 관리 주치의 전국 확대 ▲ 치매 안심 공공주택 공급 ▲AI 교육 강화에 더해 "어르신들이 함께 어울려 식사할 수 있도록" 경로당 부식비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현행법상 노령연령을 65세에서 75세로 확대하겠다고도 밝혔다. 자리에 동석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노인 연령을 1년에 한 살씩 올려서 앞으로 75세 이상으로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빨리 이를 법제화해서 저를 노인에서 제외하는 것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