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작가의 '대통령 노무현을 말하다' 강연 모습 ⓒ 유튜브 갈무리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유시민 작가가 예측하는 대선 득표율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유시민 작가는 인천에서 열린 인문학 강연 '대통령 노무현을 말하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55%,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25~35%, 나머지 후보들이 10% 안팎으로 득표할 것이라며 예상 득표율을 말했습니다.
유 작가의 예상 득표율은 역대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를 토대로 나온 예상치입니다. 지난해 6월 한국갤럽은 같은 해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전국민 만 13세 이상 남녀 1777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역대 대통령'을 자유 응답 방식으로 설문조사했습니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3%포인트).
조사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은 사람이 31%로 가장 높았고, 2위는 박정희 전 대통령(24%), 3위는 김대중(15%)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은 9%, 윤석열 전 대통령은 2.9%, 이승만 전 대통령은 2.7%, 박근혜 전 대통령은 2.4%, 이명박 전 대통령은 1.6%, 김영삼 전 대통령은 1.2%, 노태우 전 대통령은 0.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근거로 유 작가는 노무현·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을 합한 수치인 55%를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로 예상했습니다. 김문수 후보의 25~35%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외 보수 성향 대통령들의 응답자를 모두 합친 것과 비슷했습니다.
유 작가는 강연에서 "이 지표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이 비율에 따라 여야 간 진보·보수의 균형이 바뀌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대선 예상 득표율이 화제인 까닭은 그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범진보 진영이 180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유 작가는 22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안정적 우세"로 20대 대선에서는 "득표율 1% 차이 안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박정희 vs 노무현... 실제 대선 결과는?

▲리얼미터의 '박정희 vs 노무현' 가상 대선 결과와 실제 대선 득표율 ⓒ 임병도
역대 대통령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통령 득표율을 예측한 유시민 작가의 방식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 여론조사 기관에서도 대선 여론 공표 금지 기간에 역대 대통령 선호도 조사를 토대로 실제 득표율을 예측하기도 합니다.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3년 전에 비슷한 방식으로 '만약에 박정희하고 노무현 두 분이 다시 대선에 붙는다면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고 했었다"라면서 "당시에 두 분의 지지율 격차가 박정희가 0.9%포인트 높았다. 근데 실제 0.73%포인트 차로 윤석열 후보가 이겼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 2012년 대선 때도 박근혜-문재인 두 분이 붙었을 때 동일하게 이 조사를 해서 모 정당의 싱크탱크에서 제가 발표를 한 적이 있다"라면서 "그때도 박정희 51% 노무현 49% 이렇게 나왔는데 실제 선거는 51.6대 48로 나왔다. 굉장히 유의미한 방식이긴 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전제 조건으로 ▲1대 1 구도 ▲ 투표율 70% 이상일 때만 '유의미한 도구'라고 덧붙였습니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선거 컨설팅 영역에서 이런 조사들을 많이 한다"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1년 전에 파악한다고 했을 때 마음 표출을 잘 안 하니까 그 정서를 간접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누굴 더 선호하는지 질문하는 것들을 많이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 부분을 참고로 해서 얘기한 것이라고 보이고 그런 면에서 상당히 저는 예리한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지금 아직 선거일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윤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 실제 1위 후보가 이재명 후보이고 2위 김문수 후보인데 순서대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하는 이른바 적극 참여 의향층들이 1위 후보가 더 높고 계속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게 높다"라면서 "투표 의지도 1위 후보가 높은 상황이어서 사실은 이 흐름이 실제 득표율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일단 전망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한국갤럽이 2025년 5월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에게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재명 51%, 김문수 29%, 이준석 8%, 이외 인물 1%로 나타났고, 유권자 중 12%는 의견 유보.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6.4%,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관위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