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휴대폰 통화내역으로 드러난 검찰 선,후배와의 통화 일자 ⓒ 임병도
경찰이 확보한 윤석열씨의 휴대폰에서 검찰 내 선후배 검사들에게 통화했던 내역이 발견됐습니다. 12월 3일 내란사태 이후였다는 점에서 윤씨가 검찰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17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일 윤씨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날은 손 검사장이 '고발사주 의혹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은 날입니다.
손 검사장은 지난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최강욱·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뉴스타파 PD, MBC 기자 등을 고발하도록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고발장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때 손 검사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수사정보기획관이었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1심에서는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에서는 고발장을 전달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고발장 작성 등을 지시한 검찰총장 등 상급자가 미래통합당을 통한 고발을 기획하고, 전달자로 김웅을 선택한 다음 긴밀하게 연락을 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입니다.
윤석열, 박성재 법무장관·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통화
경찰이 입수한 통화 내역으로 윤석열씨가 지난해 12월 15일 박성재 법무장관과 연락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날은 검찰이 내란 사태 수사를 위해 윤씨에게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한 날입니다.
윤씨와 박 법무장관과의 통화가 있고 2시간 뒤 검찰은 윤씨의 불출석 사실을 기자단에게 알렸습니다. 박 법무장관은 통화 중 검찰 조사 관련 얘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윤씨가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12월 6일 윤씨는 한 전 총장과 10분 넘게 통화했습니다. 한 전 총장은 검찰동우회장으로 윤씨의 구속 취소 청원을 독려하고 탄핵반대 시국 선언까지 했던 인물입니다.
내란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검찰, 왜?

▲서초구 대검찰청 ⓒ 연합뉴스
윤씨가 검찰 선,후배와 통화를 한 이유가 검찰의 특혜를 받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내란 사태 이후 검찰이 보여준 모습은 의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내란 사태가 6시간 만에 실패로 끝이 났습니다. 즉시 수사를 시작했어야 했지만, 검찰은 6일에서야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습니다.
검찰은 쿠데타의 핵심이었던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 대한 체포도 하지 않고 조사일정만 조율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출석 일정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돌연 자진 출석했습니다. 경찰이 7일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9일에서야 직접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검찰이 방첩사가 서류를 파기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 셈입니다.
검찰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휴대전화는 압수했지만, 정작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와 통화까지 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3월 심우정 검찰총장은 법원에서 윤씨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이 나오자 윤 대통령을 석방 지휘했습니다. 그동안 검찰은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 항고권을 행사해왔습니다. 그러나 심 총장은 "구속 취소 시 즉시 항고가 위헌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고, 검찰은 항고를 포기했습니다. (관련기사:
'구속 취소' 즉시항고가 위헌? 잘못 판단했다 https://omn.kr/2ci5a)
검찰은 김건희 명품백 수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윤석열 정권과 검찰은 한몸'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를 주도한 것은 윤씨가 검찰총장부터 키워 온 친윤 검사들이 검찰 주요 직책을 독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국가를 뒤흔든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인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혐의까지도 감싸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