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세 번재 공판을 마친 뒤 차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탈당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의 파열음이 다시 커지고 있다. 김용태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진 탈당 권고'를 공표했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부정적인 뜻을 연일 밝히고 있다.
그러자 '친한계'를 중심으로 '권고'가 아니라 강제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고, '친윤계'는 이런 논란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충돌하는 양상이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김문수 후보를 중심으로 한 반대 기류에도 일단 천명한 '자진 탈당 권고'를 결행할 방침이다. 이르면 오늘 중, 윤씨 측에 방문 의사를 전달해 돌아오는 주말까지 '매듭을 짓겠다'라는 계획이다.
친한계 "엄격한 출당 또는 제명해야... 김문수도 결단하라"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국회의원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정치의 A, B, C도 모르는 사람들이 정치 언저리에 있다"라며 "파면당한 대통령을 그대로 1호 당원으로 둔다면 그 선거를 하지 말자는 거하고 똑같다"라고 직격했다.
조 의원은 "저는 정중한 탈당 권고가 아니라 당규에 따라서 엄격한 출당 또는 제명을 시켜야만 그나마 국민들이 저 정당이 좀 정신을 차리는구나, 이렇게 보지 않겠느냐?"라며 "지금 우리 당의 잘못을 지적하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지 중도층 그리고 건전한 보수가 저는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란으로, 비상계엄으로 탄핵 당한 대통령을 1호 당원으로 둔다? 이게 말이나 되는지 저는 제가 배운 상식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당원의 일원이 되었느냐?"라고도 따져 물었다.
결국 김 비대위원장을 향해 "단호하게 엄격한 잣대로 이 문제를 좀 해결해 나가는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 당에 국민들이 좀 더 마음을 두지 않을까"라며 "제발 내 말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 제 말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도 호소했다.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한지아 국회의원 역시 "지금 탈당과 출당을 똑같이 같은 선상에 놓고 얘기하면 안 된다.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탈당은 개인의 의지를 반영하는 거고, 출당은 당이 책임 있게 주체가 돼서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구분했다. 그는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주체적으로 우리가 대통령과 주도적으로 절연을 하고 출당을 해야 된다"라며 "정중은 이미 많이 했다. 지금은 정중할 때가 아니라 우리가 단호해야 될 때이고, 권고를 하는 게 아니라 결단을 해야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과거의 분이다. 지금 그분이 결정하는 것에 따라서 우리 표심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우리의 리더로서, 선출된 후보로서 김문수 후보께서 결단을 내려야 될 때"라고도 촉구했다.
친윤계 "공개적으로 논의할 사안 아니야... 전통 지지층 마음 어루만져야"
반면, 윤상현 국회의원은 같은 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당적 문제, 제발 공개적인 논쟁을 멈춰주시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도 시급한 전략 수립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이 문제는 공개적으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최근 윤 전 대통령은 만나는 사람들이나 연락오는 의원들에게 '김문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꼭 함께해 달라', '힘을 보태 달라'고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라며 "윤 전 대통령은, 김 후보의 승리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뭐든지 하겠다는 생각으로 본인의 거취 문제도 시기와 방법을 따져 당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대위나 당 관계자들이 나서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라며 "삼사일언(三思一言) 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라'라며,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탈당 및 출당 요구를 겨냥한 것이다.
국민의힘으로 복당한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 또한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의 어떤 결단이 우리 국민의힘 내부에서 분열이 아니라 새로운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강제로 밀어내는 방식보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스스로 결단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게 두루두루 여러 선거에 도움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지지층도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 내부에 적지 않게 있다"라며 "그분들의 여러 정서를 고려했을 때 힘으로 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대선 승리를 위해서 결단하고 희생하고 헌신하고 이런 방식으로 보여지기 위한 약간의 시간이 이번 주말 정도 사이에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라고 부연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집토끼라고 하는 전통 지지층의 마음까지 우리가 다 어루만져야 되는 어려운 과제가 선거 때마다 있다. 그분들이 그냥 표 찍어주는 기계는 아니잖느냐"라며 "그분들 마음 못 헤아리면 지난 총선 때처럼 투표를 안 한다"라고 우려했다. "이건 아주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될 작업"이라며 "'이때다' 싶어서 이 문제를 '우리 계파의 이득으로 뭔가를 얻어내야겠다', '정치적으로 특정 세력을 찍어내야겠다' 이런 시각으로 접근하는 건 사리사욕에 가깝지 않나"라고도 꼬집었다. 사실상 '친한계' 저격에 나선 셈이다.
김용태 "대통령 문제, 이미 답 나와 있다... 주말까지 조속히 마무리"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키를 쥐고 있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오늘(16일) 오후 중으로 좀 연락을 취해서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어제(15일) 말씀드렸는데 바로 연락드리는 것은 좀 적절치 않아 보여서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는 주말까지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라며 "탄핵의 강을 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모두 다 포용하고 서로 이해하고 관용하는 정치가 필요하고 그것이 정당의 역할"이라며 "이 탄핵의 강을 넘기 위해서 어찌 되었든 이 문제, 대통령과 관련된 문제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라고 강조했다. "저희 정당은 헌법 정신을 존중하는 정당이고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주말까지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말이었다.
그는 "이것은 당의 판단이고 당의 판단을 후보께서도 존중해주실 거라고 믿는다"라며, 김문수 후보의 반대에도 기존 방침을 유지할 뜻을 재차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