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 ⓒ 이정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노조의 임금 협상 과정을 비판한 대의원들을 징계하는 절차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오후 6시 전삼노는 한기박 기흥지부장과 우하경 대의원 등 4명에 대한 징계위원회 재심을 열고 최종 징계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전삼노는 '반조합행위'로 이들에게 제명 및 피선거권 제한 3년 등의 징계를 내렸다.
발단은 지난 3월 초 임금협상 과정에 집행부가 정보를 불투명하게 공유한다며 일부 조합원이 비판한 데서 출발했다. 집행부의 임금을 조합원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보다 더 높은 인상률로 사측과 별도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조합원은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에 집행부는 사과문을 내고 "전임자 처우 개선과 관련된 사안으로 인해 조합원 여러분께 큰 혼란과 실망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밝히면서, 2026년 3월까지인 집행부 임기를 6개월 단축해 2025년 9월 선거를 실시하겠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집행부에 실망한 조합원들의 탈퇴 행렬이 이어졌다. 임금협상이 있던 3월 초까지 3만 7000여 명이던 전삼노 조합원 수는 15일 오전 9시 기준 3만 1900여 명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전삼노는 돌연 4월 24일 대의원 5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이 중 1명은 징계에 반발해 노조를 탈퇴했다). 이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4월 29일 성명을 내고 "집행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낸 당사자를 중징계로 탄압하고 있다. 전임자 처우 개선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집행부의 태도는 민주노조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행부에 의해 징계를 받은) 한기박 전삼노 기흥지부 지부장과 우하경 대의원 등은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라고 전했다. 반올림이 부당 징계를 철회해 달라는 연서명을 게시하자 17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기도 했다.
전삼노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자 금속노조는 결국 재심 당일인 15일 오전 전삼노에 "귀 조직의 전임자 처우개선 합의 과정에는 명백한 과오가 있었다. 위 합의를 비판하는 입장의 주요 간부를 징계한 것은 민주노조 운영의 원칙에 반하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면서 "부디 귀 조직이 숙고하고 성찰하여 민주노조를 지향하는 노동조합으로서 거듭나길 기대한다"는 답변을 보냈다.
이에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15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금속노조 공문 답변은 상대방(징계 대상자)의 입장만 듣고 적은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 민주적 절차를 거쳐 징계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손 위원장은 "징계 사안이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징계 내용에 대해서는 "(징계 대상자가) 징계 내용 공개 여부에 답변하지 않아 노조로서는 명예훼손을 당할 수 있어 함부로 밝힐 수 없는 점 이해해 달라"라고 덧붙였다. 손 위원장은 징계 대상자들을 향해 "대의원들 다수가 피해를 받았다"라면서도 "어떠한 피해를 입었는지는 (징계 내용과 관련이 되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전했다.
재심을 앞두고 있는 우하경 대의원은 15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징계 내용을 공개하는 것에 반대한 적이 없다"라면서 "재심을 진행하고도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가처분 신청까지 진행하겠다. 끝까지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